원전의 효율을 극대화하자! VS 원전의 안전을 극대화하자!
이렇게 두 계파(?)가 있지.
전자(효율파)의 대표적인 주자가 체르노빌 원전,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비등경수로. 초기 시카고파일 원자로 모델에서 증기기관을 접목, 약간만 변형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원자로임. 체르노빌은 플루토늄 생산량이 아주 빠르고, 후쿠시마 원전은 열 효율이 매우 좋음. 모두 비등경수로 특유의 장점이지.
그러나 원전 상태가 메롱해지면, 열로 인해서 원전 내부 물이 수소와 산소로 열분해됨. 그리고 그게 쌓이지...
그 쌓인 수소가 점화되어서 폭발하는 거.
후자(안전파)의 대표적인 주자가 가압경수로라고 할 수 있음. 리코버제독이 원자력잠수함에서 쓸려고 만든 게 시초임. 원래부터가 군사용으로 쓰려고 만든거라, 안전에 많이 보수적이고... 깐깐하고... 고유안전성 100배... 위에서 말한 수소가 쌓이기도 전에 방사화학적 반응으로 인해 원자로 내부에서 자동으로 산소랑 재결합해버림. 거기다가 터빈 돌리는 물도 한번 중탕을 해서 데우거든. 그래서 원자로 터빈 뚜껑따도 방사능에 안전함. 실제로 50년대 SPERT3 가압수로 원전은, 일부러 사고날만한 환경을 테스트 했는데도 안 터져서 안전성을 보여줌.
다만 효율은 비등경수로보다 좀 떨어지는 편임. 이게 단점이라, 세계가 막 효율적인 무한 에너지를 추구하던 냉전시대... 막 플루토늄 고속로도 개발하던 시대... "아니 이렇게 효율 낮은 걸 누가 써요?" 해서 로씨아같은 데에서는 잘 안 쓰고 그랬음.
그러나...
가압수로(안전파)에서 터진 쓰리마일 원전 사고에서 외부 방사능 유출량이 하나도 없어서 안전성이 입증되고!
(방사능 거의 다 붕괴된 거는 쌓아놓을 수 없으니 일부 배출함. 그래도 안전기준치 이하였고.)
반면, 비등수로(효율파)에서 터진 체르노빌 방사능 대규모 유출! 이걸로 (효율파)는 치명타를 입음.
그리고 그 이후로 가압경수로(안전파)가 승승장구하기 시작함.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여 (안전파)의 기술을 배워옴.
(참고로 일본은 (효율파) 기술 시스템을 오랫동안 정착한지라, 현대까지도 (효율파)의 기술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
그리고, 다시한번 (효율파)에게 닥친 최대의 위기가 바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임. 이건 원전 산업 전반이 잠시 올스톱되는 대형사고였고,
이로서 원전산업계의 (효율파) vs (안전파) 몇십년동안의 대결은 (안전파)의 승리로 끝남.
학계는 점차 (효율파)의 원전인 비등수로를 퇴출하고 (안전파)의 원전인 가압수로로 대체함.
그리고 (안전파)의 학풍을 이어받아서 안전성을 높인 정도에 따라 3세대 원전, 4세대 원전으로 등급을 계속 높여감.
'사고가 나느냐 안 나느냐'만 따지는 게 아니라,
"사고가 날 수 없을 정도로 안전장치를 떡칠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고가 나려 한다면 나기 전에 자동으로 꺼져야 한다"
"사고가 나면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
"사고가 나고 외부로 유출되는 양이 있어도 최소한으로 적어야 한다"
등등의 현재 원자력 안전 기준이 성립된거지.
그렇게 해서 원전(안전파)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한반도의 어느 나라만 빼고.
옛날이야기 끝!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