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내 혀가 어디 갔지?'란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나? 목이 타오르는 고통을 신경 쓰지도 못한 채, 아니, 고통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나? 찰나의 순간에 갑자기 떠오른다. 마치 공기 사이에 흐르는 전기처럼, 고장으로 컴퓨터 화면이 찢어지는 듯한 형상이 보이지. 그리고 그 형상 속에는... 얼굴이 보인다. 처음 보는 얼굴. 아니, 아니야, 뭔가 본 적이 있던 얼굴이야, 악몽에서 널 쫓던 그 얼굴이야. 땀을 흘린 채 잠에서 깨어나게 해주던 그 형상... 하지만 지금은 악몽이 아니다. 오직 거울에 비친 모습일 뿐이지. 네가 본 건 악몽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너 자신일 뿐. 바로 그 순간 프로그램이 고장 나기 시작해, 자신이 누군지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얼음 송곳이 척추에 박힌 듯한 고통을 느껴 몸을 비틀고, 그 송곳이 영원히 뺄 수 없는 존재란 것을 느끼게 되지. 혀가 없는 게 무슨 상관이 있나. 애초에 입도 존재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