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못 마시는 논알콜러라 울고만 있다

나도 생각보다 이 작품 아꼈구나 

일일히 난 이런 이런 블랙코미디야라고 설명을 하는 작품을

다시 이런게 블랙코미디라고 부연설명을 해야 알아들을까 말까하는 

블랙코미디의 불모지 아니 광야 아니 이건 황야

유쾌함으로 점철된 한국의 블랙코미디 안에

이게 진짜라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던 세련되고 고급진 블랙코미디

브레히트의 서사극적 요소까지 거침없이 건들면서도

제4의 벽을 거침없이 흔들면서도

절대 대중성을 포기하지 않은 2021년 상반기 최후의 하이클래스 실험극

모든 설정지점마다 의미가 있고

모든 이야기의 플롯 변곡점마다 스토리가 주어지고

모든 웃음 포인트에 메세지가 주어지던 작품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작감배의 뚝심은 변한적 없는 작품 

시청자들의 반응을 일일히 체킹하면서도 뚝심있게 꿋꿋하게 자기이야기를 하던 작가와 

작은 소품 하나 작은 미술작품 하나 일일히 찾아보고 컨택하던 수 많은 컷들

차영이의 책상 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놓고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한 한대표의 책장엔 "오만과 편견"이 쌓여있던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강호순과 유영철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강호철의 개인신상 내역엔 만14세부터 보호감찰 받았다는 사회적 문제를 꼬집고 있고

라구생에 굳이 기성작이 아닌 We forever라는 작품을 직접 만들어서 메타적 요소를 부여하고

텍스트 분석을 기반으로한 작품을 향한 배우들의 열정과 서롤 향한 배려

이 모든 현장을 통솔하고 하나의 선으로 이끌어낸 뛰어난 연출의 역량

그들이 말하는 건 피와 눈물로서 호소하는 무자비한 정의 

오랜만에 만난 나보다 큰 작품

종영 후에도 이 작품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무거운 오락극

그져 내가 이 작품을 알고 좋아하는 만큼 무관이 씁슬했나봐

뭐 상을 받은 안 받는 내 인생드니까 상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지만 

눈물이 또록 흘리는 건 그냥 내가 아쉬울 뿐이야

그냥 눈물 좀 흘리고 자고 일어나면 열심히 또 달려야지

프랑스 쪽 리뷰 기사에서 그러더라

"한국 드라마 빈센조는 흔한 장르이지만 대부분 혁신적이고 여느 시리즈와는 다르다."

어차피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없는 소재와 접근법과 이야기의 드라마야

그만큼 유니크하고 독특한 소재의 예쁜 한국형 블랙코미디

제작진에게 항상 애정으로서 져서 일개 덕후로서 속상하지만

나 정말 울드 사랑하고 울드에 부심 있다

사랑한다 빈센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