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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감평] 두서없는 모팬대 감평 (8/13)

잉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2 20:35:30
조회 262 추천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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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깨끗하고 올바른 신문. - 사나에양

 

다이쇼 시대의 신문을 보는 미나미라는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신문에서는 텐구와 같은 요괴의 이야기를 미개한 설화라 칭하며 계몽하려는 기사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런 신문들을 읽고 있던 중 미나미는 개의 귀를 가진 칼을 들고 있던 텐구가 사라졌다는 기사와 사진을 찍는 텐구의 기사를 발견합니다. 신의 존재도 믿지 않는 미나미는 텐구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선배가 추천해준 동방프로젝트 게임에서 사진을 찍는 텐구가 나온다는 것을 듣고는 텐구에 대한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환상향은 실존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는 텐구인 아야가 바로 그 기사 속 텐구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종 갤에 환상향에 가고 싶다고 글을 쓰고는 합니다. 그것은 제가 동방프로젝트에 심취한 오타쿠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말의 소망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오타쿠짓도 일종의 종교적 활동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에서 흔히 말하는 천국과 지옥은 과연 실존할까요?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실존하지 않는다고 여길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상 많은 종교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천국과 지옥이 실존함을 증명하려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셀무스의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을 통해 신이 존재함을 증명하고 따라서 천국과 지옥이 실존할 수 있는 가능세계임을 밝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기에 이 증명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 지 와닿지 않을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종교인들은 천국과 지옥을 굳이 증명하려 했던 걸까요? 종교란 현실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위로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 위로가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들의 세계관이 논리적으로 정립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따라서 천국과 지옥이 실존할 수 있는 가능세계임을 증명함으로써 종교인들은 더할 나위 없는 위로를 얻을 수 있고 소망을 가지며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동방프로젝트 오타쿠짓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방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상향을 일종의 가능세계라 여김으로써 제 오타쿠짓의 근거를 확고히 수 있습니다. (환상향이 가능세계여야 2차창작도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천국이나 지옥이나 환상향이나 실존하는 지 아닌 지는 실제 우리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위로받고 즐거울 수 있다면 관념적으로나마 증명해도 되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환상향에서 아야가 자신의 기사가 실린 다이쇼 시대의 신문을 찾고 있거나 우리 귀여운 후토가 열심히 수행 중일 지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괜히 흐뭇해지는데 저한테는 위로가 되니 동방프로젝트 오타쿠짓은 저에게 정말 좋습니다. 마치 종교인들의 종교활동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환상향에 가고 싶네요.


 

6. 인간선언 - ㅇㅇ(1.218)

 

무지한 다수의 집단경험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믿음과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참인 진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달에서의 달토끼의 대량학살, 그것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동시에 일어난 거대한 사건이었습니다. 파장을 통해 뇌파의 송수신으로 감각이 포함된 의사소통을 하는 달토끼들에게 그 사건은 지상인이 달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사건으로 여겨졌고, 그 역사는 그들에게 객관적인 사실이었으며, 공통적인 트라우마였습니다. 환상향에는 달에서부터 이민 온 달토끼들이 있죠. 서당에서 일하는 ‘나’도 그 달토끼 중 하나입니다. ‘나’는 서당에서 “사라진 달토끼들에 대하여 : 요괴의 소멸 이론을 중심으로” 라는 이름의 논문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달토끼의 소멸이 인간의 선제공격에 의한 것이 아닌 그저 인식의 변화에 따른 요괴의 소멸, 곧 요괴의 생태에 따른 자연스러운 소멸이었음을 주장하고 있었죠. 달토끼들의 기억과 역사가 부정당한 ‘나’는 그 사실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달토끼들의 학살 사건은 그들에게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지상인에 대한 분노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죠. 하지만 케이네는 그것이 달토끼들만의 객관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자신들의 기억이, 신념이 틀렸음을 알게 된 지상의 달토끼들에게는 큰 혼란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기억에 순응하려는 이들도 생기고, 끝까지 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자들도 생겼습니다. 충격에 자살을 하는 이들도 생기고, 탈영하여 달의 도시에서 도망쳐 나온 레이센처럼 자신의 기억을 지우려는 이도 있었죠.


“~오해는 분노의 근원이고, 분노는 폭력의 젖샘~”


“~우월감은 차별을 낳고 차별은 분노를, 분노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는 법~”


이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유지됩니다. 하지만 다수의 무지함이 진실로 여겨지는 순간에는 중우정치를 하는 사회가 돼버리고 맙니다. 무지는 오해를 낳기 쉽고, 오해는 차별과 분노를 낳죠. 어리석은 대중의 무지가 정당화된다면 그들의 차별과 분노 또한 정당화 되고, 그것은 사회의 파멸을 이끌 뿐입니다. 민주주의의 다수결은 가장 객관적인 것을 정하는 방법론입니다.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죠. 하지만 절대적인 객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객관은 이성적 판단에서 나오고 이성적 판단은 모순 없는 논리를 지향하죠. 감성만을 좇는 다수는 객관을 지향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들끼리는 그들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할 지는 몰라도 이는 진실에서 등을 돌린 그들만의 일그러진 객관일 뿐입니다. 이것이 마치 우리 사회의 모습 같습니다. 법리에 의해 기준으로 정해둔 법이 있음에도 다수의 감정에의 호소에 의해 불합리한 법이 만들어지거나, 처벌 받지 않아야 될 사람이 처벌을 받거나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근거 없는 다수의 분노는 무고한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거나 사망으로 몰고 가는 일이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행정명령이라도 다수의 감정에의 호소가 처음 정해 둔 기준을 무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어리석은 대중에게 휘둘리는 정부는 불합리한 정치를 계속 할 뿐입니다. 무지가 판치는 중우정치 속에서 진실은 기피 대상일 뿐입니다.

작품 속에서 달토끼들은 자신들의 소통방법이 언어만을 통하는 지상인의 소통방식보다 우월하다고 여깁니다. 그렇기에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토끼들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죠. 여론이 평균으로 가는 달토끼들이었음에도 그들의 객관은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객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작품에서의 답은 “맥락 속에서 가장 타당한 설명을 고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토론과 논박을 도구로써 사용합니다. 달토끼들이 얕잡아 봤던 언어를 통한 소통이 객관을, 진실을 향하는 길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객관이라는 것은 달토끼들이 서로를 객관적이라 생각한 것과도 같이 불완전한 것일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어떤 것이든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것은 절대적인 객관, 곧 진리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장막뒤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지성이 있는 인격체로서 우리는 이성과 함께 감성도 반드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고,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며, 이성적으로 행동하고자 한다면 “장막 뒤에는 도달할 수는 없어도 장막을 향해 가까워질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유지되는 민주주의는 중우정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동프학 논문과 토론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라고 하셨지만 사회고발적인 느낌도 들고 많은 생각도 들게 해 준 굉장한 문학작품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물의 대사가 큰따옴표 등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 읽기가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문학적으로 작품의 긴장감 있는 분위기에 맞게 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문학 문외한이라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흑흑. 많은 생각을 들게 해 준 동방프로젝트 문학 잘 읽었습니다.



7. 마음의 지동설 - 장기짝


렌코에 대한 메리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담긴 팬픽입니다.


주위에 아무 것도 없는 휑한 풍경, 환하게 비추는 태양. 조금만 걸어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와지는 행성, 렌코를 향하는 나침반의 붉은색 바늘, 그리고 메리와 렌코. 작품의 배경은 메리의 꿈속입니다. 메리와 렌코는 이곳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행성을 돌아다니죠. 메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할 때 그것이 바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는 한 가지를 깨닫습니다. 자신의 꿈속에 렌코가 나타난 것도 메리가 렌코를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메리의 꿈은 렌코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움을 참고 이 사실을 고백하고는 메리는 잠에서 깹니다.


마치 실제 꿈속 같은 몽환적이고 과학적 상식을 초월하여 신비로운, 비봉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꿈은 무의식에 숨겨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메리에게 있어 렌코에 대한 연심은 마음속에만 담아둘 수밖에 없는 그런 풀지 못한 욕구였을 것입니다. 꿈속에서라도 렌코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낸 메리는 좀 더 떳떳한 연애를 할 수 있겠군요. 물론 환상을 넘나드는 비봉구락부이기에 현실의 렌코도 메리의 고백을 들었을 테니 렌코도 메리의 고백을 잘 받아주겠죠? 메리가 꿈에서 깨는 장면은 더 이상 혼자서 속앓이를 하지 않고 렌코와 미래를 함께할 것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봉구락부의 백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같았습니다. 크싸레 메리 같이 자극적인 것도 좋지만 가슴 흐뭇해지는 소녀들의 순수한 사랑도 정말 정말 좋지 않습니까? 백합은 사랑의 순수한 형태라고 생각하는 백붕이로서 메리의 고백을 정말 가슴 흐뭇하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좋네요. 비봉 좋아!


 

8. 돌과 종이와 아이패드 Pro가 전한다 - 패드쟝


평화에 찌든 레이무가 괜스레 깽판을 치는 이야기입니다.


인간 마을에서 무사고 1000일을 맞이하는 기념식이 열립니다. 하지만 레이무가 스즈나안에서 난리를 치는 바람에 인간 마을 무사고는 도로 0일이 되죠. 레이무가 저런 이유는 지독한 평화에 질리던 차에 아레의 아이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단짝을 찾아 결혼을 한다는 아큐의 말을 듣고 홧김에 돌아버린 거였죠. 레이무는 유카리에게 잡혀 혼나고 반성문 겸 일기를 쓰고, 커피도 마시고, 영화도 보며 반성을 합니다.


레이무는 하쿠레이 무녀로서 환상향을 수호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대무녀로부터 어느 시대가 오더라도 평온에 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까지 받은 하쿠레이 무녀이니 인간마을에 생긴 문제가 고라니가 밭을 휘젓는 것 따위뿐인 따분한 평화의 지속 속에서 괜스레 화가 날 만도 합니다. 인간의 존재에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고, 따라서 사명도 있다고 합니다. 운명론이죠. 하지만 인간의 기준에서 정해진 운명은 불안정합니다. 인간이란 변화하는 존재이니까요. 환상향연기를 완성하고 나서는 죽을 운명인 아레의 아이의 운명은 아큐가 결혼을 함으로써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레의 아이의 소명 또한 인간이 정한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이로써 아큐는 인간 “히에다노 아큐”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합니다. 선대 무녀가 부여한 하쿠레이 무녀의 소명도 인간이 정한 목적입니다. 평화로운 환상향에서 그 소명은 시대를 맞춰 변화해야 하죠. 유카리는 그 점을 레이무에게 일깨워줍니다.


존재의 목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온전히 깨닫고 또한 그대로 살아간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변화하는 존재라고 하면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존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각자에게 어울리는 나름대로의 목적과 소명을 부여하면서 그것을 따르며 살고자 합니다.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목적이 아닌 이상 시대가 변해도 급변하는 일은 드물죠. 즉, 목적이 변하더라도 본질적인 것에 있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레의 아이의 소명은 환상향연기를 쓰는 것이지만 그것이 인간 “히에다노 아큐”로서의 삶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하쿠레이 무녀의 소명은 환상향을 수호하는 것이지 평화로울 때 스스로 깽판을 치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돌과 종이와 아이패드 Pro라는 시대가 변할 때마다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 그것에 맞게 변화하지만 그럼에도 정보전달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변화에 순응하는 것은 어색하기도 하고 연습을 필요로 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레이무가 마지막에 영화감상평을 오타를 내며 적는 것과도 같겠죠.


도전적인 형식의 팬픽은 항상 지루하지 않고 읽을 때 재미를 더해줍니다. 짧으면서도 담백하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팬픽 정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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