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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처음 여자친구를 사귀면 꼭 엉덩이를 때려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ㄴㄴ(175.205) 2017.09.12 19:10:33
조회 6775 추천 9 댓글 4

예전부터 처음 여자친구를 사귀면 꼭 엉덩이를 때려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자주보던 일본 야동을 보다 생긴 페티시를 충족시키기 위함이였는데.
몇 개월 동안은 엉덩이를 꼭 때리겠다는 신념 때문인지 진짜 단 한명의 여자와도 엮이지 않고 살았다.

그러다가 엉덩이 생각이 점점 흐려져가는 어느 가을 날에 처음으로 그녀와 만났다.
계기는 토요일 밤에 친구와 간 감성주점에서.
여자가 없으면 흥이 나지 않는다는 친구의 패기 냄새가 나는 객기에 누군가가 꼬인 것이다.

건너 테이블에 있던 두 명의 여자들이 친구의 입담을 듣고 합석했다
한 명은 165정도 되는 장신에 긴 생머리, 유난히 눈매가 여우 같은 그녀는 친구 옆에
내 옆에는 그 보다 손가락 두 마디쯤 작지만, 유난히 몸매가 두드러진 그녀


이름은 **라고 했는데 80년대 술집 여자에서 풍길 것만 같은 싸구려 문학적인 느낌이 났다.
물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그 때는 붉어질 대로 붉어진 그녀가 홀짝홀짝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다
문득 저 맥주가 입에 들어가서 위를 통해서 장으로 내려가면 그 밑에는 엉덩이.

그래 엉덩이가 있었다.

'오늘은 기필코 그 엉덩이를 때리면서 기필코 짐승같은 섹스를 하고 말리라.'

이제보니 그녀의 엉덩이는 청바지에 가려져도 그녀의 가슴만큼이나 대단했다
결코 두텁지 않은 허리가 마치 온 몸에 불필요한 지방을 엉덩이와 가슴에 다 쏟아내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힐끔힐끔 변질자 마냥 그녀의 눈 한 번, 눈을 흘겨셔 꼬리뼈를 한 번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가 내 이마에 맥주잔을 가볍게 들이댔다.

" 뭐가 그렇게 보고 싶어서 눈을 굴리세요, 남자답게 말해봐요. " 

앞에 있는 친구와 그녀는 어느새 지갑을 챙기고 평생 함께할 사람처럼 몸을 부비며 일어서려 했고.
그 와중에 친구와 눈이 맞았지만.

" 어디 보냐구요오. 어디가 그렇게 보고싶은데요 "


빨갛지도 않은 연한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 그녀의 입이 씰룩거려서 미처 친구를 잡지 못했다.
근처에 모텔이라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니, 아무리 날이 날이라도 김치국을 항아리째로 들이 붓는 느낌이 나서 고개를 돌려 눈을 치켜뜨려고 했지만,
이마에 차가운 맥주잔이 부닥쳤다.

" 그래서, **씨는 어디를 그렇게 뚫어져라 봐요. 옷 한 벌 사주시려구요? " 

조금 오래된 맥주잔의 안에 은은한 누런색 사이로 그녀의 미소가 보였다.
얼굴은 분명 취했는데, 눈이 취하지 않은 흔한 타입이지만 오늘따라 묘하게 신비롭게 보였다.

" ... " 
분명 무슨 말을 입밖에 내려고 했는데 군시절 선임 앞에 선 기분이 들어서.
빤히 자리를 뜨는 친구를 바라보고 있자니.

" 우리도 갈까요? "


" ... 어디로? "

" 합석할 떄부터 계속 당신이 가고 싶어했던 곳이 아닐까요?" 

친구 사이는 닮는다고 하지만,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그녀의 눈은 더없이 여우 같았다. 가볍게 눈을 구긴다는 행위가 왜 이렇게 사랑스럽게 느껴지는지, 그녀의 엉덩이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게 만든 것은 무엇 때문인지.

지금 당장에라도 그녀를 들처엎고 추적추적 모텔에 걸어가는 길에서 그대로 그녀를 벽에 몰아넣고, 내장을 다 빼줄 듯이 입을 맞추고, 엉덩이에 양손을 올려서 질뻔하게 주무르다가 청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서 끝부분만 레이스가 달려있는 수수한 팬티 안에 들어가면 ..

" 안 갈거에요? 내가 사람을 잘 못 봤나보네요 " 

금방이라도 돌아 설 것 같이 그녀는 살살 몸을 돌렸다.
몸이 반 쯤 돌아갔을 적에 그녀의 손을 낚아 챘고, 맥주잔을 잡고 있던 서늘하고 축축한 손이 내 손안에 꼭 들어왔고 나는 틈을 주지않기 위해서 그녀를 가볍게 당겼지만,
왜인지 너무나도 쉽사리 끌려오는 그녀, 거기에 아까 나를 홀렸던 그 여우의 눈과 똑 닮아있었다.
내가 잡아먹히는 것은 아닐까,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녀가 품 안에 들어온 이 순간부터는 되돌릴 수 없겠지.

가게에서 나온 나는 유난히 밝은 달을 올려다 보았는데
그녀는 무엇이 그렇게 궁금한지, 내 팔을 자기 품안에 넣고서는 내 턱주가리를 줄곧 보고 있었다.


뜨뜻 미지근한 시선에 고개를 아래로 내려다보니, 눈이 맞았다.
이제것 그녀와 하룻밤 사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어렴풋 했었는데 
눈을 마주한 순간 그녀가 너무 해맑게 웃어보여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단지, 이런 곳에서 첫사랑을 느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이제는 다 말라버린 내 안의 소년의 일그러진 윤리관이 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녀의 품안에 있던 손을 뺴고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쥐어보였다.

무슨 일이 있던 생글생글 웃어보였던 그 표정도 이런 상황에는 익숙치 않은지 토끼눈을 하고 바라봤지만,
나는 그 시선을 받는다면 모텔에 들어가서도 그녀에게 잡아먹힐 것 같으니, 기선제압겸 정면을 바라보기로 했다.
거짓말이다 사실은 부끄럽다.

새벽 세 시반 드디어 그녀와 모텔 입구에 섰다.
손을 잡고 카운터로 온 우리들을 직원은 어떻게 생각할까. 역시 연인이 아닐까,

카드를 내서 계산을 하고 그녀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취기가 점점 더 많이 올라오는 것 같지만, 나한테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저 그녀의 손을 꽉 잡아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304호 문고리에 키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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