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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가 갑자기 이슈네 ㅎㅎㅎ 내 썰도 풀어봄

탈망생(220.118) 2023.07.04 04:02:00
조회 1133 추천 31 댓글 26

본인은 2010년대 중후반 학번임 

나 대학 다니는 동안 개판이었음.

참고로 본인 졸업했고, 소설 분과 등단 지망이었음. 

지금은 문학 걍 포기. 문학 아예 관련 없는 쪽으로 취업함.


문창과 좋은 것도 있고,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학과 전체가 문단 분위기 영향을 받는다는 게 킬포 같음.

문단 분위기 느끼면 아무래도 등단 목표면 유리하겠지.

등단이 문단 들어간다는 거니께.


근데 그 분위기라는 게 또 ㅈ 같은 면이 있기도 함. 

나도 등단 못했는데 학과 생활한 걸로도 그냥 이미 문단 체험한 거 같음.

이런 말하면 웃기지만 문단에 있었던 거 같은 대리만족도 있음 ㅋㅋ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문단에 있었다면 어땠을지 인생 한 버전을 체험했달까.

학과 다니면서 체질이랑 잘 맞으면 등단 계속 노리겠지, 안 맞으면 나처럼 도망치겠지.

문창과 별 거 없고 그냥 그런 거임.

잘 맞으면 좋은 거고, 아니면 ㅈ 같고. 


내 경험 좀 더 풀면.


본인은 대학 입학하자마자 문단 내 성 폭력 문제로 난리나면서 시작함. 

나도 교수 새끼들 여자애들이랑 여자 선배들한테 그동안 추근덕댔다고 소문 나니까 나도 광분해서 교수 새끼 ㅈ 잘라라 이러면서 성명 내고 개거품 물고 그러면서 대학 생활 시작했음.

1학년 땐 좀 나대기만 해도 약간 리더처럼 해주니까 뽕에 취해서 가장 앞장서서 성명서 써서 학과장실에 붙이고 그랬음.

정신 차려보니까 내가 뭐 주동자처럼 돼 있데?


그렇게 내 대학생활은 교수들이랑 관계 박살나면서 시작.

그땐 교수 바로 잘리는 줄 알고 와까리했는데, 교수는 나가리 안 되더라. 


샤이한 여자애들(거의 문창과 대부분임)은 그런 교수들 싫어라는 하는데, 아예 관계를 또 박살내진 않는 선에서 관리하데?

투사 같은 여자애(적당히 있음)들은 수업 대충 듣고 지들끼리 패를 만듬. 내가 또 거긴 끼진 못함.

본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병신된 채로 학교생활 시작함.  

그런 남자애들이 나 포함 몇 명 있었음.

기득권 교수들, 문인 새끼들 진짜 잘못한 거 맞으니까 후회는 없었음.


2학년 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소설 분과 합평에서도 남성성 기득권 편이라면서 본인도 후배들한테 뚜까 맞게 됨. 

근데 진짜 좀 억울한 게 여성 캐릭터가 안 나온다는 이유더라. 등장인물 두 명 나오는 소설인데 그게 다 남자일 필욘 없지만 꼭 여자일 필요도 없지 않나 의문이 들어도 분위기가 그래서 반박 잘 못하고 하여간 뚜까 맞음. 

근데 소설 자체가 별로였던 것도 있음. 

내 뽕에 취해서 쓰니까 잘 될 리 있나. 

솔직히 본인 실력도 없었음.


군대 갔다옴.


이젠 합평하다가 아직 졸업 못한 여자 동기한테 남성 기득권 반성 안 하느냐는 말 들음.

내가 왜 기득권이냐고 했는데, 학과에서 남성 고학번으로서 권위를 누리지 않느냐고 함. 

누구한테 심부름을 시키거나 고압적으로 한 거 한 번도 없고 군대 갔다오곤 친구도 거의 없어서 모임도 거의 안 갔는데.

학교 다니다보니 그냥 돈 없는 대학생 신분인데 나도 기득권이 돼 있음.

마음으론 같이 기득권 교수 문인이 문제라고 광분했는데 나는 동료가 아님.

따지고 들어가면 여자애들 보단 내 처지가 조금이라도 낫다고 생각하려다가도, 곰곰이 따져보면 아주 나은 것도 없음. 


후배 중에 등단하는 애들 나옴. 

등단하자마자 트위터에서 수강생 모집한 애가 있었음.

축하하는데 이젠 무슨 글 쓸지 고민하는 게 맞지 않냐고 내 생각엔 점잖게 충고했다가 

면전에서 선배는 세상 돌아가는 거 잘 모른다고 등단 못해서 꼬인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 들음. 

맞말이라 할 말 없음.


이 와중에 학과 교수들은 옛날 얘기오지게 하고 지 전성기 자랑만 함.

그 전성기는 30년 전임. 감각 너무 구림.  

젊은 강사들이 그나마 멀쩡한 거 같다가도 뒤틀린 면들이 다 있음.

누구랑도 깊게 친해질 마음은 안 들더라. 

대학 4년 흘러감.


학교가 점점 싫어지는데 등단은 하고 싶었음.


그래서 시내에 유명한 사설도 다녀봄. 

좋게 봤던 작가들한테 거의 다 실망함.


한 명은 자긴 등단하자마자 사설에서 수강생 모았다고 일타강사처럼 자랑함. 등단했던 후배 떠올랐음.

본인 긴장해서 합평할 때 어버버했는데, 등단 못할 거라고 훈계 들음. 

그 양반 여자애들은 추켜세움. 자긴 여성성 옹호한다고 함. 너무 과해서 플러팅 같기도 했음.

나중에 여자애들이랑 카톡방 따로 있다고 들음.

수업 끝나고 환멸 느낌.


여자 작가 것도 들음.

수업중에 여긴 작품 분석하다가 젠더 이슈로만 흘러감. 

뜬금포로 자꾸 나한테 반성하라고 함. 

본인 어리둥절한데 수강생들은 막 웃음. 

반응 보고 농담이었던 걸 아는데 내 잘못도 아닌 걸로 농담 대상이 되니까 슬픔.

본인 소개한 적 없이 조용히 듣기만 했는데도 그랬음.


별 생각없이 사설에서 에세이 글쓰기 수업이 있어서 들었는데 그게 멘탈에 도움 됨.

에세이 쓰려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았음.

대부분 직장인이었음.

생각이 많아졌지.


나도 올해부터 직장생활하고 있음.

영업직인데 술 많이 마심. 

아침 출근 여유 있어서 이 시간에 잠깐 컴퓨터 잡았다가 문창과 글들 봄.


문창과 좋다는 말도 맞음.

어수룩하고 좋은 사람들 많았음.

이상한 사람도 많았음.


어차피 인생 지나쳐온 뒤에 스쳐갔던 얼굴들 떠올려보는 게 전부임.

어딜가도 결국엔 그리 되니까 되는대로 사는 게 정답 아닌가.

후회하는데, 후회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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