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이 부분 읽고 슬펐다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71) 2023.07.10 11:16:25
조회 349 추천 9 댓글 2
														
0e9f8775b28668f523eb8096339c706eb866100b28eaef9c352b4d69e2355e9553c6a4d24c85e65aa4d36ed740dcd09d2419f53d8406




너네는 다른 사람 말 듣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고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렇게 되지 마라

미국 역사에서 몇 안되는 시인으로 남은 에밀리 디킨슨조차
젊어서 의욕적으로 시 쓰던 시기에
좋아하던 작가에게 시를 보여주고는 답이 부정적이자
이후로 의기소침해져서
비록 시를 계속 쓰긴 했지만 그 영향이 적지 않았을거야

그리고 나서 디킨슨은 누군가에게 시도 잘 보여주지도 않았고
평생 시집을 출판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죽고 나서야 동생이 시집을 출판했는데
그 마저도 엉터리 편집이었지만 그 시집은 대박이 났고
그리고 나서 70년이 지나서야 본래의 모습으로 시집이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디킨슨은 어떤 시를 써야 하는지 히긴슨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었을거야. 어떤 새로운 말이 가능하고. 진실이 시로서 어떻게 가능한지. 그러나 히긴슨은 그런 걸 보지 못하고, 몰랐고 그래서 디킨슨의 시를 보고는 평가절하하고 그(디킨슨)의 의욕을 꺾어버렸는데.

그러나 디킨슨은 시가 아니고서는 갈데가 없었던 거지. 그는 죽을 때까지 1800 편의 시를 써서 묶어두었는지 아무튼 원고를 남겨 놓았고 동생은 그걸 발견하고 100년이 지나서도 편집자들은 손쉽게 1800편의 시를 묶을 수 있었고.

중간에 시집 한 번 안 묶으면서 독자도 없으며 평생을 계속 시를 쓴다는 것, 시로 취할 아무 것도 없으면서 매일 매일 그런 일을 하고 그게 평생이 된다는 것은.. 아마도 시 한 편이 필요로하는 것은 통째의 삶 하나이고, 독자는 결국 목도한 진실을 사랑하고 그래서 그 많은 이름을 지워가면서도 에밀리 디킨슨의 이름은 못 지운 거고 그래서 오늘 나까지도 디킨슨을 읽어보고 있는데, 이 구석 나라 시골 구석에 사는 나도.

혹시라도 오늘 남의 무험한 말에 누군가가 시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곧 태어나려는 태어나고 있는 내일엔 누가봐도 너무 찬란한 시를, 이미 어제가 되어버린 시인이나 평론가나 습작생이나 동기나 선배나 조금 뭘 안다는 사람의 말 때문에.

추천 비추천

9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270670 문린이인데 질문이 있어 [13] ㅇㅇ(106.101) 23.07.11 620 5
270646 페미니즘 문학의 범주는 생각보다 넓음. [3] ㅇㅇ(221.148) 23.07.11 304 10
270633 창비 1주일 정도 남은 것 같아요. 모두에게 문운을 빕니다. [4] ㅇㅇ(110.11) 23.07.11 1019 11
270626 소설 쓰기 시작하니까 책 읽기가 무섭다 [3] ㅇㅇ(223.39) 23.07.11 546 6
270622 나는 페미 문학 상관없음. [3] ㅇㅇ(183.104) 23.07.11 419 11
270621 문갤 초보 [6] 동키(110.35) 23.07.11 354 5
270609 지금 페미가 망할일은 없음 [2] ㅇㅇ(117.111) 23.07.10 304 4
270606 젊은 남자애들이 글 안쓰니 쫄리나보네 [7] 누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10 772 12
270593 요새 작품 같지도 않은 작품이 많다 느낀다 [12] ㅇㅇ(223.38) 23.07.10 683 8
270582 페미 때문에 등단 못한다는 애들은 [18] b(128.134) 23.07.10 737 23
270579 난 코인빨려고 페미 너무 티낸 작가들도 나중에 발목잡힐 거라 봄. [5] ㅇㅇ(39.7) 23.07.10 370 20
270553 등단 어쩌고 다 의미없다 문학동네 통보 갔는지가 궁금함 [4] ooo(121.142) 23.07.10 824 8
이 부분 읽고 슬펐다 [2] ㅇㅇ(121.171) 23.07.10 349 9
270544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등단'은 타협의 과정이 아닐까. [6] ㅇㅇ(221.148) 23.07.10 526 7
270531 문창과 썰들 소름끼치는 점 [9] 누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9 823 22
270526 문창과 졸업생임 념글 보고 지망생이면 보라고 씀 [13] (59.7) 23.07.09 788 12
270487 한국 문학이 현재 가장 협소한 게 주제 측면임 [4] ㅇㅇ(58.79) 23.07.09 431 6
270486 한국 문학은 좀 더 다양한 읽기 대상 - 텍스트가 필요하지 [7] ㅇㅇ(58.79) 23.07.09 278 3
270436 신종원이 요즘 문단에서 핫하네 [11] ㅇㅇ(106.102) 23.07.08 930 22
270411 문창과 입시만 4년한 고인물인데 (고2-3, 재수 삼수) [8] ㅇㅇ(223.62) 23.07.08 1168 10
270393 문보영 강혜빈 여신 [8] ㅇㅇ(118.235) 23.07.07 689 3
270387 김선오 시를 읽은 소감 [5] ㅇㅇ(121.171) 23.07.07 752 6
270383 문학의 끝은 조현병임? [8] ㅇㅇ(121.171) 23.07.07 509 4
270376 난 솔직히 노출하는 게 싫어서 아직 등단도 안 하고 있는데 [4] ㅇㅇ(121.171) 23.07.07 414 7
270359 그래도 예전만큼 페미 조류 세진 않잖아? [2] ㅇㅇ(118.235) 23.07.06 361 4
270342 문창과, 국문과 안가기 잘한 썰 [10] ㅇㅇ(223.62) 23.07.06 782 8
270338 여자들 비위맞추는 문학 = 쓰레기 [5] 누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6 484 13
270331 이 시대에 남자가 작가하려면 정말 치열해야 함. [6] ㅇㅇ(221.148) 23.07.05 703 14
270329 2022 문학사상 신인상 시 부문 표제작 [2] ㅇㅇ(183.96) 23.07.05 691 8
270325 2020 문학사상 신인상 시 부문 수상작 중 2편 [3] ㅇㅇ(183.96) 23.07.05 503 7
270300 문학판 어느 정도 아는 사람한테 강혜빈 시인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38] ㅇㅇ(121.171) 23.07.05 1336 8
270291 문창과에서 배울거 하나도 없음 [8] 누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5 769 16
270287 난 요즘 소설 재밌던데 [4] ㅇㅇ(211.201) 23.07.04 539 8
270265 문창과 썰 풀어봄 [23] IllllIIllIlIllI(109.248) 23.07.04 1251 18
270228 문창과가 갑자기 이슈네 ㅎㅎㅎ 내 썰도 풀어봄 [26] 탈망생(220.118) 23.07.04 1133 31
270222 시가 이해되지 않는 건 당연한 건데 [2] ㅇㅇ(220.87) 23.07.04 379 7
270221 문창과 가는 이유는 ㅇㅇ(220.87) 23.07.04 608 7
270220 문창과 대학원 추천 해줘 [9] ㅇㅇ(211.201) 23.07.04 697 4
270213 소설보다 여름 어땠나요? [8] ㅇㅇ(223.38) 23.07.03 543 6
270144 문창과가 쓰레이긴 이유 [16] 누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3 1045 33
270122 <담배 한 자루> [2] Blee(112.152) 23.07.02 289 7
270120 문창과 갈라면 반드시 네 곳중 한곳을 가라. [3] ㅇㅇ(211.234) 23.07.02 1305 20
270078 본인 문창과 나왔지만 시는 ㅈ도 모르겠음 [9] ㅇㅇ(103.51) 23.07.02 597 6
270073 2022 제11회 시인수첩 신인상 당선작 [2] Blee(112.152) 23.07.01 571 4
270018 궁금한게, 문단에서 페미 자성 한적은 있음? [4] ㅇㅇ(221.148) 23.07.01 502 13
270013 바람 선선하니 좋구나 [2] ㅇㅇ(211.36) 23.06.30 310 3
270008 <올바른 길을 잃고서> [15] Blee(39.7) 23.06.30 299 7
269996 뽕두야 나랑 팔도유람 하면서 시 짓자니까 [2/1] Blee(125.129) 23.06.30 208 5
269976 문학동네 본심 빨리 끝나길 기다리는 중 [7] (106.254) 23.06.30 765 6
269959 박솔뫼, 한강은 5.18 운동, 4.3사건도 다루었는데 [5] (221.158) 23.06.30 491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