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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열 성우, ‘스폰지밥’과 함께 한 14년모바일에서 작성

오로라(61.79) 2015.03.01 14:17:01
조회 991 추천 45 댓글 8

서울예술학교 방송연예과를 졸업한 뒤 1998년 EBS 성우 공채 17기로 데뷔한 전태열 성우. 3년간의 EBS 전속 성우 생활 이후 프리랜서로 전향한 그에게 ‘스폰지밥’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14년간 스폰지밥의 목소리를 도맡아온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스폰지밥 3D’의 자리까지 꿰찼다.

‘스폰지밥’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의 인생, 그런데 처음부터 그의 꿈이 성우는 아니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진중한 목소리로 취재진을 반기며 서울예술학교에 입학하게 된 다소 황당한 사연부터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스폰지밥과의 인연, 그리고 이제 18년차 성우로서 자신의 업계를 바라보는 깊은 고민까지 털어놓았다.




Q. 성우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있나?

A. “연년생 누나가 있는데 재수하는 걸 보고 저건 진짜 할 게 못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입시 시험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전·후기 시험이 있었어요. 다 떨어지고 전문대라도 가야겠다고 어머니에게 말씀드렸죠. 아버지께는 비밀이었어요. 무서웠거든요. 하하. 결국 집에서 제일 가까운 서울예술학교를 가려고 연기학원 한 달 속성반에 들어갔는데 예상치 못하게 붙어버렸죠. 당시 함께 시험 봤던 사람들 중에 연예인도 있었고 아역배우 출신들도 있어서 ‘아 난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합격 후에 아버지에게 술 한 잔 사드리면서 기분 좋을 때 은근슬쩍 말했어요.(웃음)”


Q. 그럼 배우가 되려고 했던 건가?

A. “PD, 카메라맨, 오디오 쪽도 매력이 있더라고요. 처음엔 탤런트도 할까 생각했는데 제 몰골(?)로는 아니다 싶었죠. 하하.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졸업할 때쯤 성우가 저에게 맞는 것 같다고 결정을 내렸어요. 친한 선배님들이 대부분 성우였는데 그들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들에게 듣는 성우의 세계는 동경의 대상이었죠.”


Q. 쉽지는 않았을 거다. 성우 쪽에 재능이 있었던 걸까?

A. “아,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8년 동안 6번의 시험을 치른 끝에 합격했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에는 나이와 학력 제한이 있었어요. 제가 6번째 시험을 치르던 해가 나이로 마지막 기회였어요. 그전에는 청심환을 먹고 시험을 볼 정도로 긴장이 됐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거의 포기 상태였죠. 빨리 시험 보고 친구들과 여행 떠날 생각이 가득했는데 제가 시험 중에 연기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하나도 안 떨리더라고요. 아직도 전화로 합격통보를 해줬던 EBS 여직원의 목소리가 생생히 기억나요. 하하.”




Q. 힘들게 시작한 성우 생활의 시작점이 기억나나?

A. “솔직히 말하면 잘 기억 안 나요. 아마 무생물이었을 거예요. 갓 입사하면 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의인화 된 나무, 바람, 구름 등을 연기하거든요. 그 다음은 생물, 더 지나면 사자도 할 수 있었죠. 3년차는 되어야 사람을 할 수 있어요.(웃음) 아마 제 처음 배역은 바람이나 바위였지 싶어요.”


Q. 무엇보다 14년간 함께 해온 ‘스폰지밥’의 3D 제작 소식이 반가웠겠다. 내심 기대도 했을 테고.

A.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죠.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으니까요. 오디션을 본다니까 불안했어요. 다행히 원년 멤버로 간다고 하시길래 솔직히 안도했어요.(웃음) 근데 또 새로운 걱정이 생기더라고요. 누가 되지 않게 잘 해야 하니까요. TV와는 다르게 호흡이 기니까 늘어지지 않게 끌고 가야했어요. 술도 안마시고, 몸에 좋은 것도 챙겨먹으면서 관리를 했죠.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조금 후회가 남기도 해요.”


Q. 14년 동안 스폰지밥을 연기하다 보면 실생활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A. “가끔 나오나 봐요. 의도하고 내뱉는 건 아닌데, 편하게 웃고 떠들다 보면 한 번씩 나오곤 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웃을 때 ‘따하하’(스폰지밥 특유의 웃음소리)하고 웃지는 않아요. 지금 녹음하고 계시죠? 녹음 때문에 일부러 목소리를 좀 차분하게 하고 있어요.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인 것 같네요. 하하”


Q. 하루에도 많으면 4편 가량을 녹음한다고 하더라.

A. “99%가 애니매이션 더빙이에요. 대부분 아침 9시부터 밤 10시에 끝나요. 성우들의 말로 ‘시사’라고 하는데 끝나고 집에 가서 다음 날 해야 할 대본과 영상을 맞춰보는 작업을 하거든요. 그것까지 하고 나면 거의 3시쯤 되죠. 프리랜서이다 보니 들어오는 것에 따라 일이 들쑥날쑥하긴 하지만요.”


Q. 성우들의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하던데, 그 정도면 일이 많은 거 아닌가?

A. “사실 만화는 경제가 안 좋아져도 크게 변동이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요. 보통의 경우라면 일반인, 연예인 내레이션이 생기고 명화극장도 폐지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분명히 성우들의 설자리가 줄어든 건 사실이죠.”




Q. 아이돌이나 배우들의 내레이션·더빙 참여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잘하면 좋죠. 연기력이 돼서 캐스팅이 된 아이돌과 홍보용으로 캐스팅 된 아이돌은 정말 달라요. 곧잘 하는 친구가 와서 협업하면 성우들과 호흡도 제법 잘 맞고 좋아요. 근데 그게 안 되면 어우러지지 않으니까 작품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안타깝죠. 이번 영화 ‘스폰지밥 3D’에 컬투도 참여했는데, 사실 김태균 형은 대학 동기로 알고 지낼 때부터 학교에서 교수님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성우하라고요. 워낙 잘하는 형이라 정말 좋았어요.”


Q. 성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힘든 건 뭔가.

A. “성우가 많아지면서 성우협회에 소속된 방송사 공채 출신들만 900명이에요. 엄청 많죠? 이들 외에도 비성우, 언더 성우 등 소속되지 않은 분들도 엄청나죠. 파이는 한정적인데 성우는 점점 늘어나는 거죠. 문제는 저희는 협회에서 지정된 페이가 있거든요. 근데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자신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게 계속되면 정말 문제가 되는 거죠. 자기 몸값을 스스로 낮추면서 일을 하는 건 정말 안타까운 거잖아요. 성우의 출연료가 현실화 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성인들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이 많거든요.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애니메이션도 많이 발전했어요. 웹툰이 TV시리즈물로 제작될 수 있게끔 도와주셨으면 좋겠네요. 성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만화들을 보시고 편견을 버린 후에 ‘대놓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Q. 벌써 성우 생활 18년차다. 처음과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나?

A. “성우의 세계라기보다, 제 자신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정말 조급했죠.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하나라도 작품에 더 참여하려고요. 하나 끝나면 미친 듯이 달려가서 또 다른 작품을 하고…. 제 몸과 목을 혹사시킨 거죠. 지금 생각은 많은 작품을 하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가 오면 후배들에게 토스를 하고 있어요. 저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후배에게 주는 거죠.”


Q. 마지막 질문이다. 스폰지밥은 14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언제까지 ‘스폰지밥’을 연기할 수 있을까.

A. “다행히 사람의 신체기관 중에서 성대가 제일 나중에 늙는다고 하더라고요. 최대한 오래 하면 좋죠. 선배 중에 ‘짱구’ 맡은 선배님이 있는데 지금 나이가 70세 정도 될 거예요. 근데 아직도 까랑까랑하게 하시더라고요.”


Q. 70세까지 하고 싶다는 말인가.

A. “하하. 속마음을 들켜버렸네요.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까지 필드에서 어린 친구들이랑 호흡을 맞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57&aid=0000596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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