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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덕, 미실과 진흥왕의 반복과 변주]

비담비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11.16 17:52:23
조회 1690 추천 30 댓글 12

개양자의 삼한일통의 꿈, 덕만의 롤모델은 진흥왕이다.

드라마 선덕의 시작은 진흥왕의 시대였다.

우리는 미실의 기세에 눌려 종종 이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덕만은 동시대의 맞수 미실을 롤 모델로 배우려 했지만,

실상 덕만이 더 닮아있고, 덕만이 꿈꾸고 있는 것은 진흥왕이 시작한 꿈이다.

진흥왕이 누구인가.

색공이나 바치던 대원신통의 여인 미실을 원화로 재능을 발휘하게 하고,

망국의 후손 문노에게 국선의 자리를 맡겼으며,

골이 일천한 설원을 중용했던,

높은 안목과 편견 없는 인재 등용의 큰 그릇이었다. 인재를 품는 정치가의 효시였다.

게다가 그 진흥왕은 바로 신국의 불가능한 꿈을 시작했던 인물이다.

거칠부를 통해 신국의 세 가지 의미를 역사에 새겼고,

삼한일통이라는 대업을 꿈꾸게 된 문노가 삼한지세를 집필하며 비담을 길러냈다.

결국, 미실의 운명의 상대는 북두의 별이 여덟이 되는 날 올 것이라 예언하여

개양자 덕만을 후계의 자리에 앉혀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미실파가 유난히 긴밀하고 손발이 착착 맞았던 이유는,

혈연으로 묶인 그 집단은 이해관계가 같은, 공동이익집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국의 주인이었던 진흥왕은 자신의 주변 세력이 아닌,

국가에 필요한 세력을 취하여 그 균형으로서 신국을 운영했다.

애첩 미실을 품으면서도 척살을 준비시켰던, 자신을 존경하는 미실의 진심마저 이용했던,

절대적으로 개인이 아닌 신국을 중심으로 사고한 왕이었다.

바로 지금부터 덕만이 가야 할 그 왕도이다.

이 이야기를 지금 되짚는 이유는,

이제부터 덕만과 비담의 관계가 진흥왕과 미실의 관계로부터 시사되기 때문이다.

비담은 내가 죽고나면 신국의 독이 될 것이니, 그를 척살하라.

 

[짐이 살아있는 동안 미실은 신국의 보물이지만,

짐이 없다면 미실은 신라의 간악한 독이 될 것이다.]

국경 변에서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 바람같이 나타나 진흥왕을 구했던 원화 미실이

선덕여왕의 첫 장면이었다.

지금이라도 덕만에게 그런 위험의 순간이 온다면 비담은 어떻게 하겠는가?

비담은 덕만 하나에 자신의 꿈과 목숨을 모두 내건 자,

어쨌든 덕만에게만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의지가 되는 수하가 되어줄 것이다.

비덕분자들이 그토록 열망하듯, 비담 역시 미실처럼

덕만의 총애를 받는 애첩이자 신하로서 그 곁을 지키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게다가 상대등의 직위는 황실의 파트너이자 귀족 세력의 대표자.

덕만에게 인정받고, 삼한일통의 주인이 되기 위해 세력과 힘이 필요한 비담은

아마도 대표자를 잃은 귀족 세력들을 거느리게 될 터,

세력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파벌을 이룰 예정이다.

그러나 비담은 오로지 덕만의 손잡이 안에서만 제어가 가능한 자이다.

덕만이 아니라면 그 누구에게든 충성을 바쳐 수하가 되어줄 자는 아니다.

미실처럼 왕위를 찬탈하거나 백성과 황실을 옥죄어 귀족세력을 득세시킬 수도 있을 자이다.

하여 여왕 덕만은 비담을 곁에 두고 그 연모를 안다 해도

완전히 믿거나 그에 도취되기보다는 그 진심과 충심만을 이용하고 적절히 제어할 것이다.

결국 여왕 덕만 역시 자신의 사후에 비담은 독이 될 것이니

제거하라 명하며 진흥왕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덕만이 유신을 연모하든 비담을 연모하든, 여왕 덕만의 결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비담에 대한 애증까지 뒤섞인다면 극적 긴장감은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그리고 염종 같은 인물이 그 임무를 하달받거나 혹은 그 명이 적힌 서찰을 빼돌려

비담에게 전달했다면, 비담에게는 최고의 충격이 될 것이다.

비담이 어미 미실에게 말했던 충성을 바쳐 온 자신의 ‘모든 삶이 부정되는 잔인한’ 상황이 도래한 것.

하여, 비담의 난은 여왕의 즉위 직후가 아닌, 여왕의 후계 혹은 사망 시점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진흥왕의 칙서를 읽은 미실은 [이제 모두 미실의 사람입니다. 이제 미실의 시대입니다.]라며,
진흥왕의 사람들을 통해 신국을 가지려 한다.

마찬가지로 비담은 신국을 가져, 비담의 시대를 열어 스스로의 살 길을 도모할 수밖에 없어진다. .

진흥왕의 칙서는 이런 의미로 미실에게서 비담에게로 전해진 것이다.

 

제 목숨은 신국의 폐하보다 사흘 모자란 운명입니다.

미실이 [이제 그만두려 합니다..]고 포기하고 자멸을 택한 것은,

그녀가 신국을 그 무엇보다 연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행동이었다.

심지어 그녀 자신보다도.

그래서 그녀는 신국을 덕만과 나누는 합종에도 동의할 수 없었고,

신국을 백제군의 침탈에 잃느니 자신을 파멸시키는 쪽을 택했다.

이와 비교하여 비담은 어떠한가?

미실은 죽는 순간까지 비담을 염려했다.

[나는 사람보다 나라를 가지려고 했다. 헌데,

너는 나라를 얻어 사람을 가지고자 한다.]

신라는 천년의 역사는 누렸으나, 인간의 삶이란 백년을 넘기기 어려운 것.

하여 미실은 비담의 꿈에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비담이 신국을 가져 덕만의 명령을 무효화하려던 꿈은,

덕만이 사라진다면 빛을 잃게 된다.

덕만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음이 알려지는 순간,

즉 신국이 백제에 침탈당했듯 덕만을 잃게 되려는 순간이 온다면,

비담 역시 미실처럼 스스로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설령 그 선택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덕만보다 그 그릇이 작지 않은 춘추가 제아무리 합종을 제안한다 해도,

덕만이 없다면, 죽은 덕만을 나눌 수도 없으니 그는 자멸을 택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 덕만 또한 촌부 비담을 세상으로 끌어내어 품은 긴 세월,
그를 담기 위해 그토록 애썼건만 결국 비담이 자기 그릇을 깨고 나갔음을
알고 죽어야 하는 것 역시 진흥왕보다 슬픈 운명일 터이다.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꾼 母子

비담은 알고 있다. 미실의 마지막 꿈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자신만이 미실의 이름을 역사에 복원하는 유일한 방편이었음을.

자신의 패망은 미실의 이름과 뜻마저 무위(無爲)로 돌리는 母子 모두의 파국.

하여, 비담의 끝은 미실보다 더 외롭고 처절할 수밖에 없다.

바라볼 미래도, 자신을 돌아봐 줄 한 사람 없이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들이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꿈꿨다면

오히려 그들을 그저 비정한 악인으로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母子는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오로지 신국과 한 여인이라는 푸르디푸른 연모에 자신마저 산화시켰다.

그렇기에 비록 역사에 이름 한 줄 떳떳이 못 남길 운명이지만,

우리는 그 비운의 순애보를 두고두고 뼈아프게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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