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게 8월 중순 이후는 악몽과도 같았다. 9월은 희망찰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이번 이틀의 휴식은 매우 꿀맛같다. 사진= 김재현 기자 |
두산에게 8월은 희망보다 절망에 가까웠다. 9승11패로 승률 5할이 안 됐다. 2위였던 자리는 4위까지 내려앉았다. 그 사이 5위 KIA 타이거즈의 추격으로 2경기차로 쫓겼다. 삼성 라이온즈와 1위 싸움을 벌이다가 이제는 4위 다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8월 초반까진 괜찮았다.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KIA에 연패했으나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4승1패를 거두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비로 내리 3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두산은 오르막길이 아닌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세등등했던 기운도 비에 모두 씻겨 나갔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부터 두산의 타선은 제대로 물을 먹었다. ‘물방망이 타선’에 3점 뽑기도 어려웠다. ‘두점 베어스’라는 원치 않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점수를 못 뽑으니 이기기도 어려웠다. 최근 10경기에서 13점을 올려 경기당 평균 1.3득점이었다. 타선이 받쳐주지 못하는 가운데 투수전으로 승리를 기대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두산 이 10경기에서 거둔 성적표는 2승8패였다. 완봉패가 두 차례나 됐다. 꼴찌 한화(3승7패)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그런 가운데 이틀을 쉬는 두산이다. 흐름 싸움인 야구에서 오름세는 타고, 내림세는 막아야 한다. 두산으로선 안 좋은 흐름을 막기에 더 없이 좋은 타이밍이다. 꿀맛 같은 휴식이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 적격이다.
두산 타선이 헛도는 데에는 부진한 성적이 한 이유였다. 잘 쳐야 하고, 또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약이 아닌 독이 됐다. 지나치게 서둘렀다.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던 상대 투수들은 “요즘 컨디션이 상당히 안 좋다. 그리고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한 것 같다”고 했다. 상대는 이를 역이용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두산은 확률적으로 여전히 가을 잔치에 초대될 가능성이 높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연이은 패배와 안 터지는 득점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최근 두산의 9월 성적은 딱히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안 좋지도 않았다. 5할 전후의 성적표였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건 9월초 성적이다. 두산은 지난 4년간 2010년을 제외하곤 9월 들어 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지난해만 해도 9월 들어 넥센 히어로즈, SK, LG 트윈스를 차례로 이기며 5연승을 내달렸다. 두산 타선도 주요 승부처마다 잘 터졌다.
휴식을 취하며 반전을 꾀하는 두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9월을 바라볼 수 있는 요소다. 내일의 태양은 뜨고, 또한 더욱 뜨겁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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