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떡 하니 올려 놓고
댓글 얼마나 달렸나 보자...
보면서 혼자 뿌듯해 하며 거울보고 잘난척 좀 하자...
생각하고 들어와 봤는데,
어라? 없어졌네?
제목땜에 그런가? 드라마 풀타이틀로 안 써서? 어머 까칠하긴..
그게 아님 이동 조치 중인건가? 왜 그런거지?

머 암튼, 이래저래 의심이 가서 다시 하나 올려 봐.
네이트 숫자동에도 올라 있어.

자기 전에 주절주절 수다나 좀 길게 떨까봐.

횽들은 관심 없겠지만, 나 요즘 많이 바쁜 사람이야 ^^;;;
아직도 바쁘고. 앞으로도 한동안 바쁠 듯 해.
휴일도 따로 없었어. 초복에도 라면으로 두 끼를 때워야 했어 ㅠㅠ
이번 에피도 일주일 걸려서 일요일까지 겨우 절반 정도 끝냈었는데...
마침 제헌절에 쉴 수 있어서, 맘먹고 밤 새 끝내버렸어.

대사량이 많아서도 그렇고, 어려운 단어도 제법 많이 나오고..
또, 가장 적절한 의역 고민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
예전에 장편영화 자막 번역해본 적도 있는데
두시간짜리 영화도 이렇게까지 어렵진 않았던 거 같아.
그땐 싱크 노가다 안 해도 되는 대신에 글자 수 제약이 심했었지.

암튼 안하려고 하던 거 열심히 해서
결국 끝내고 나니까 기분은 또 좋아졌어.

이놈의 드라마는 내용도 주제도 연출도 연기도 모두 초특급.
정말 완소 드라마인데...
문제는 대사가 너무 많고 빠르고 어렵다는 거야.
영문 자막으로 봐도 쫓아가기가 힘들고, 사전 안찾아 보면 중간에 멍해지는 순간까지 있어.
내가 이 드라마 광팬인데...
주변에선 스튜디오60 전도사라고 불리는 몸인데...
대충 이번 에피 대강 줄거리만 파악하듯 슬쩍 한 번 보고 말 순 없잖아.
그래서, 조금이라도 꼼꼼히 보고 싶은 욕심에 자막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데
아 씨, 이게 은근히 마약이야. 오기도 생기고.
내가 18화부터 했으니까 어느덧 네 편 했잖아?
많은 횽들이 자막 괜찮다고 칭찬해 주니까 보람도 크더라고.

그래서 이런 저런 고민끝에
좀 전에 마지막 22화도 작업 시작했어. 젠장.

\'유종의 미\'라고...
이 전설의 드라마, 마지막 에피들의 한글자막은 다 내꺼다! ..라는 명예를
그냥 내가 누리기로 했어.
(그러니 딴 횽들, 혹시 손대기 시작했다면, 나한테 양보해줘 ^^;;)

프로야구 올스타전 보느라 늦게 시작했는데
오늘 밤 몇시간 동안 20% 정도 했어.
하루에 그만큼 씩 하면 이번 주말쯤엔 나오겠지만..
장담할 순 없어. 그러니까 또 느긋하게 기다려줘.
이제 드라마 끝났으니 에피소드 밀릴 일은 없잖아?
늦게 나오는 대신, 품질은 괜찮은 놈으로 뽑아 낼께.

그리고 이건 딴 얘긴데...

미국에서도 시청률 떨어지는 바람에 다음 시즌 계약도 못하게 되고,
스폰서들도 많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제작비도 많이 삭감됐나봐.

초반 에피들 보면 크레인이나 지미짚 같은 화려한 샷도 많이 나오고,
야외 로케이션 촬영도 꽤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요즘은 녹화 장면이나 드레스리허설 장면을 보여줘도
그냥 트랙 깔고 클로즈업 위주로 찍는 샷이 대부분이야.
대리어스나 앤디 같은 작가실 사람들의 존재도 일찌감치 사라져 버렸어
(개인적으로 앤디 역 맡은 마크 맥키니 되게 좋아하는데... 아쉬워...)
다시 \'유종의 미\' 라고...
그 훌륭하게 구축된 서브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들을
속 시원히 풀지 못하고 끝나는 이 드라마의 운명이 안타까와.

마지막 에피를 앞두고 슬슬 뒤를 돌아보면...
내가 꼽는 베스트 에피는 두 개야.

\'Wrap Party\' 에피, Studio 60 초기의 작가 중 하나였던 할아버지 나오던 거랑..

크리스마스 특집에서의..
뉴올리언즈 재즈 밴드의 \'O Holy Night\' 연주와, 슬라이드쇼와, 사랑고백과, 눈...

두편 다 방구석에서 웃장 까고 담배 물고 배 긁으면서 보다가 울었잖아 ㅠㅠ


말이 많았어.
머 요지는, 이번 에피도 재밌게 봐 주고,
다음 에피 자막도 기대해 주고, 언제나 이 드라마 사랑해 달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