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마다 자막 안뱉으면 누가 머라 그러는것도 아닌데,
요샌 그냥 시간에 쫓기면서 자막질 하고있어
초벌 자막질에 겨우 검토 한 번 하고 올려
그래서 피드백주면 엄청 감사
시즌 중반 넘어가면서,
분위기 착~ 가라않고 \'유령(ghost)\' 떡밥이 다시 떠올라서
오늘은 \'유령\' 얘기 좀 하자
유령이나 죽은 사람하고 노가리 푸는게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미드만 해도 식스핏언더, 덱스터, 레스큐미 정도인데
그외 내가 안 본 것도 따지면 생각보다 많을꺼 같아
현대 영미 드라마의 구조적 표준이자 전형을 거슬러 찾다보면 세익스피어가 나와
지금 우리가 즐겨보는 미드랑 세익스피어의 희곡이 별 상관 없는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세익스피어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미드는 없는 편이야
세익스피어가 드라마의 형식, 구조적 완결성을 정립했고,
후대로 갈수록 그걸 변형, 변주, 응용하면서
영미 드라마의 전통이란 게 생겨나거든
그래서 현대 미드 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를
따져보다보면 세익스피어의 흔적이 의외로 많이 발견되기도 해
한마디로 미드에서 \'유령\'이랑 노가기 까는게
일시적인 유행이나 작가들끼리 서로 베끼다보니까 생겨난 극적 장치가 아니라
세익스피어 \'햄릿\'의 \'유령\'이 나오는 구조를 토대로한
드라마의 전통적 장치 중에 하나라는 거지
\'햄릿\'의 유령이 인물의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증폭하고
비극적 운명으로 이끄는 것과 동일하게
미드에서도 구조상 \'유령\'과 노가리까면 깔수록
갈등 증폭, 주인공 좆망 트리를 타게 되는거지
그런 의미에서 직접 유령이 나오지는 않지만,
드라마 속의 드라마 형태로 피날레에 \'햄릿\'을 통해
주요인물이 모두 죽는 걸 암시한 OZ같은 경우는
이런 드라마적 전통을 잘 변용했기 때문에 평단의 호평이 따랐던 것 같아
그러면 한드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을까?
우리나라 전통 장르에는 드라마가 없잖아
그대신 이야기, 소설, 민담, 전설 즉 서사물이라는 게 있지
드라마도 넓게보면 서사물이라서 현대 한드도 이런 전통 서사물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어
서양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라 왜 전통 서사물이냐구?
사람들은 익숙한 이야기 구조를 좋아하거든
같은 내용이라도 \'익숙한 형식\'으로 전달되는 걸 선호해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익숙한 형식\'이라는 건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 형태지,
가오잡고 앉아서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형태는 아니거든
미드의 \'유령\'에 필적할 만한 장치로 한드에는 \'출생의 비밀\' 드립이 있는데,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홍길동전, 장화홍련, 심청전 등등부터 잡다한 옛날 이야기까지 올라가
내가 언급한 고전소설이랑 옛날 이야기를 떠올려봐.
정상적인 가정이 없잖아.
세컨드의 자식, 계모, 배다른 형제, 가족 사이의 갈등 등등
이야기 성분을 단순화 시키면 시킬수록 한드에 가까워지잖아
단지 한드는 \'출생의 비밀\'드립을 갑자기 까는 반면,
고전소설이나 옛날 이야기는 까고 시작하는 차이 뿐이지
그런 관점에서 홍길동전의 \'호부호형을 허하노라\' 장면은
\'출생의 비밀\' 드립의 전무후무한 감격적 장면이지
스타워즈의 \'내가 니 애비다\' 따위는 감히 비교가 안될 정도야
결론은 만년 떡밥 중에 하나가 미드랑 한드 비교하면서 한드 까는게 있는데,
제작여건, 소재, 시장 크기 이딴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구조적으로 미드랑 한드는 그 뿌리가 달라서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안된다고 봐
\'유령\' 얘기하다가 얘기가 산으로 갔네
즐감들 하고 다음주말에 또 보세~
P/s \'존트럭\'이 레스큐미 건들면 자막 때려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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