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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 이야기(7)앱에서 작성

예고쫌(211.36) 2017.09.04 19:25:48
조회 670 추천 8 댓글 12

"중희야 몇번을 말해.. 안된다니까"

강본과 중희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윤석의 자수로 부터 일주일, 경찰 출입국 기자한테 기사가 터진지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신인도 아니고 연예계 생활 할만큼 한 얘가 왜이렇게 구는지 알 수 가 없을 따름이었다. 일단 나가봐야겠다는 중희를 뜯어말리느라 태부와 강본 모두 고생하고 있었다.

"형님 지금 밖에 기자들이 얼마나 깔렸는데요.. 절대로 안돼요"

"진짜 잠깐이면 된다니까 잠깐만 갔다 올게"

"미쳤어? 다른 곳도 아니고 그 집을 왜 가! 너 호구야? 인터뷰 기사도 떴잖아 이윤석인가 뭔가 하는 사람"

출입국기자한테 걸린 날, 혜영을 물고 늘어지는 왠 기자놈에게 넘어가 기어이 인터뷰를 한 윤석이였다. 사실 그게 화근이였다. 중희가 sns로 올린 입장과 상충되는 내용때문이었다.

공식입장 직전 중희가 sns로 먼저 선수를 쳤지만 상대가 남매들이 아닌 윤석인걸 간과했다. 윤석이 sns를 볼 줄도 모르는데다가 그런 입장이 터진 사실을 모른채 자수를 해버린 탓이였다. 전화를 받지않는 윤석때문에 불안해져 중희가 결국 섣부른 판단을 내린것이다.

"그러게 봐라 누가 회사랑 상의도 없이 그런 글을 올리래... 지금 전화가 빗발쳐!! 이걸 어쩔꺼야.. 너 지금 국민 호구 되게 생겼어"

중희의 이미지에 악영향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였다. 중희가 sns에 올린 내용은 이를 넉달 즉.. 이미 한참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였지만 윤석의 인터뷰 내용은 자신이 중희를 속인것이 사실이지만 자식들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내용이였다. 저번에 오픈된 분식집은 이미 난리가 난지 오래였다.

"너 뭐때매 그래? 설마 인턴때매 그래?"

미영이도 문제였지만 다른 식구들도 문제였다. 일이 이 지경이 된건 결국 글을 섣부르게 쓴 자신의 문제도 없다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강본의 기세로 이런 마음을 얘기 할 수 없었다.

"인턴? 인턴이 왜?"

모르쇠 작전으로 나가자 강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뜻밖의 말이였다.

"인턴 걘 사람이 어찌 그리 뻔뻔해? 지금 이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도 회사에서 못나가겠대. 계약기간 1년이니 그건 다 채우고 싶대."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말해봐"

"내가 이 사실을 알고있었냐고 하니까 대답도 못하고 있더니 이제 더이상 얼굴 안봤으면 좋겠다니까 아니 글쎄 회사에 계속 남게 해달래 사람이 염치가 없어도 유분수지"

그 말에 중희가 얼어붙었다. 결코 미영의 성격상 나올 수 없는 말이였다. 왜 굳이 저런 말을... 그 때 병원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바보같은 여자... 이 여자는 그저 묵묵히 감내할 생각이였다. 주변에 나쁜사람이 되건말건 그렇게 자신의 처분을 받고 굳이 나가라는 회사를 버티고 있는 거였다.

그런 중희의 반응을 어찌해석한건지 강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내 문밖을 나섰다.

중희는 충격에 쇼파에 주저 앉아 버렸다.


자취방에서 며칠째 윤석의 인터뷰기사와 중희의 sns를 끊임없이 비교해보던 미영은 끝끝내 노트북 화면을 덮어버렸다. 이미 다 외워 버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상황이 어찌돌아가나 싶어 하루에도 수십번 중희와 아버지를 검색했다.

아빠가 미워죽을것만 같은데 또 걱정되는 마음이 차올랐다. 사람이 이런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면 죽을것 같다 싶을정도로 비워지진 않고 가득 차기만 하는 여러감정들에 미영이 잡은건 술병이였댜.


"중희야...잠깐만 나 좀 볼 수 있어?"

남들이 친근감으로 부른다는 이름에서 오히려 거리감을 느낀 중희였다. 중희는 간신히 빠져나와 윤석의 집에 왔다. 아무리 대화를 해도 도돌임표인 태도가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설득하기를 포기하고 집을 나서던 중희를 잡은건 준영이였다. 그렇게 그들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왜 뭐 설마 탄원서라도 써달라고?"

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나니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원서였다. 중희는 자기방어적으로 적대적이였다. 하지만 중희 스스로 진짜로 미운건지 미운척을 하는건지 알 수 가 없었다.

"우리가.. 그런걸 어떻게 부탁해... 너에게 한짓이 있는데.."

차라리 이 사람들이 뻔뻔했으면 좋겠다. 정말 나쁜 마음으로 자신을 이용할 의도였으면 더 쉬웠을것같았다.

"나 지금 잠깐 빠져나온거야 용건만 간단히 해"

준영의 눈을 처다보지 않을려고 애써 등을 졌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조차 너무 미안해서 더 미안해"

차라리 저 목소리가 가식이였으면 더 좋았을것같다...

"할 말 끝났으면 나 간다?"

옥상을 나가려는 중희에게 갑자기 뱉어낸 준영의 말이 들렸다.

"혹시!!... 미영이 소식알아?"

미영이 소식이라니...??? 이건 또 뭔 소리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준영이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미영이 집을 나갔어...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전혀 알 수 가 없어"

이제 일한지 1년도 안된 것도 인턴 월급으로 어딜갔단 말인가... 그저 라영이 처럼 죄책감에 방에 틀어박혔는줄 알고 일부러 묻지도 않았는데..

"저 기사님 저 쪽 골목으로 가주세요"

중희가 택시안에서 미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중이라는 음성만 들려왔다. 일부러 한적한 골목만 지날때였다. 조그만한 놀이터에 앉아있는 저 사람은 분명 미영이였다.

"잠깐만요! 잠시만 여기서 세워주세요. 쫌 있다 다시 탈게요."

중희가 급히 내렸다. 놀이터에서 미영은 통화를 하는듯 했다.


"언니 집은 쫌 괜찮아?"

결국 걱정되서 집근처 까지 왔으면서 또 차마 갈 수는 없었다.

"집은 그래도 이젠 쫌 덜해 넌 도대체 어디야"

"연락이 늦어서 미안해.."

"잠시만 엄마가 바뀌달.."

"그러면 나 전화 끊을꺼야"

철들지 않은 사춘기 소녀처럼 굴고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직 직면할 자신이 없었다. 걱정되는만큼 원망스러운것도 사실이였기에..

"변미영 밥은? 밥은 먹고다니는거야?"

"그럼 내가 또 안먹고는 못살잖아"

오늘 하루 먹은건 소주 한병뿐이였지만 그 사실을 알 도리가 없었다. 괜히 흐르는 눈물 한방울에 손으로 쓱 닦아버렸다.

"미영아 일단 만나서 얘기해.. 식구들 니 걱정 많이 해"

"언니 나 이만 끊는다"

뚝... 어차피 오늘 마신 소주가 아니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집을 찾아가보기에는 또 너무 멀쩡했다. 어느 날 세상은 변해버렸고 미영은 감당하기가 벅찼다.

"엄마 아빠... 아빠 왜.. 대체 왜!!"

한번 터져버린 울음은 멈추질 않았다. 갑자기 삶의 기둥이던 부모님은 무너져버렸고 사랑하는 사람에겐 가장 깊은 상처를 줘버렸다.
그리고...스스로 느끼는 배신감은 쓰나미처럼 덮쳤다.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걸 느끼지 못할만큼 감정이 터져버렸지만 들리는 목소리 주인을 모를 수 없었다.

"일어나 오피스텔로 가자 나랑 얘기 좀 해"

검은모자 검은 마스크를 썼지만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중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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