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곽영훈 에세이] 세계인을 위한 사랑방 '영종도'

운영자 2006.01.17 15:51:28
조회 2161 추천 0 댓글 2

2. 서울을 향한 좌절과 희망

세계인을 위한 사랑방 '영종도'

  세계인을 위한 사랑방 ‘영종도’ 전국의 균형적인 발전 계획을 추진하던 나는 늘 세계를 향한 우리 민족의 관문, 바로 영종도가 오래도록 머리 속에 있었다. 영종도와 용유도, 무의도 일대는 지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한국인의 얼이 서린 강화도 마니산에서 거의 정남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마니산은 또 개성의 송악산, 서울의 북악산과 거의 정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송악산은 고려의 도읍인 개성, 북악산은 조선의 도읍인 서울의 머리 역할을 맡고 있는데, 민족의 영산(靈山) 마니산이 머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영종도이며 이곳이 동북아의 공간적 중심 위치를 차지한다.

  나는 이 같은 점에서 일찌감치 영종도에 세계시를 건설하는 방안을 구상해 오고 있었다. 그런 구상을 반영한 작업이 1995년 건설교통부와 신공항 공단에서 의뢰한 ‘수도권 신공항 주변 지역 개발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연구’와 ‘세계시 계획 기본 구상’이었다. 당시 오명 건설부 장관의 혜안과 탁월한 행정력이 큰 역할을 하였고, 강동석 신공항 건설공단 이사장의 끈기와 예산 뒷받침이 구체적인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 나는 이 지역이 영종도 신공항 건설을 계기로 동북아의 지리적 요충지로 부상한 점을 감안하여 교통, 통신, 물류, 금융 등 각 부문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거시적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주변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세움으로써 영종도를 동북아 항공 물류 거점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한편, 21세기 최첨단 미래 도시이자 세계시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영종도 세계시의 기본 명칭은 우선 인천권과 경기도, 그리고 서울의 구조를 서로 호흡하도록 하는 뜻에서 ‘Metabolism’과 ‘Polis’를 합성한 ‘메타폴리스(Metapolis)’로 정하였다. 이를 통해 국제 기능과 국내 중심 기능이 원활하게 교류되도록 했다. 이로써 수도권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도권의 과밀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해상 도시로서 매력 있는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 아래 국내외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한다면, 영종도는 단순히 ‘국제 공항이 있는 곳’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고 쾌적한 미래 세대의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아울러 동북아는 물론 21세기 지구촌 문명을 융성시키는 데 세계의 중심 역할을 하는 진정한 세계시로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영종도 세계시 기본 구상이 단순한 우리 내부의 생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나는 이론적인 연구와 설계 작업을 동시에 시도했다. 우선 이론적인 접근을 위해 1995년 4월과 5월에 해외 교수와 전문가 그룹을 광범위하게 초청하여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 5개 도시를 돌며 하버드대학, MIT대학, 스탠포드대학, 파리대학, 밀라노대학, 나폴리대학, 동경대학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아울러 직접 대안을 설계하도록 하였는데, 1차적으로 이론과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두 차례에 걸쳐 로테르담, 밀라노,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을 방문하여 ‘사람과 환경그룹’이 공동 작업을 펼쳤다.

   ‘사람과 환경그룹’은 세계시 이론들과 실제 대안들의 결과를 종합하여 영종도 세계시 건설 구상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이제 인천 공항은 세계에서 부끄럽지 않은 최고 수준으로 지어졌고 차츰 세계 시민의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입장에서 보면 ‘사랑방 도시’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을 확신한다. 옛날 우리네 전통 가옥에는 ‘사랑방’이 있다. 그곳은 손님과 주인이 교류하는 곳이자 토론과 융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나는 영종도가 서울과 국역의 사랑방 역할을 수행할 날이, 그리하여 세계가 한국과, 한국이 세계와 교류하고 융화하는 공간이 될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계속..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42 [곽영훈 에세이] 모두가 아름답고 행복한 삶터를 위해 [58] 운영자 06.02.13 6371 5
41 [곽영훈 에세이] 웃음이 있는 동심, 아름다운 학교 [5] 운영자 06.02.10 3049 0
40 [곽영훈 에세이] 더 이상 죽이지 마라! [6] 운영자 06.02.09 3286 2
39 [곽영훈 에세이] 세계와 인류의 심장부 [2] 운영자 06.02.08 1969 1
38 [곽영훈 에세이] 세계를 향하여 [2] 운영자 06.02.07 1960 0
37 [곽영훈 에세이] 서울의 ‘전문의사’를 꿈꾸며 [3] 운영자 06.02.06 2374 1
36 [곽영훈 에세이] 서울과 함께 신음하고 아파하며 [4] 운영자 06.02.03 2591 0
35 [곽영훈 에세이] 만신창이가 된 서울 [3] 운영자 06.02.02 2674 0
34 [곽영훈 에세이] 통일 평화시(統一 平和市) [3] 운영자 06.02.01 2520 1
33 [곽영훈 에세이] 현실로 다가온 엑스포의 꿈 [6] 운영자 06.01.31 2387 0
32 [곽영훈 에세이] 올림픽의 평화 정신은 이어져야 한다 [3] 운영자 06.01.27 2511 0
31 [곽영훈 에세이] 영원히 꺼지지 않을 평화의 불 [4] 운영자 06.01.25 2662 0
30 [곽영훈 에세이] 고르바초프에게 보낸 두 통의 편지 [5] 운영자 06.01.24 2560 0
29 [곽영훈 에세이] 제발 도와주세요!! [2] 운영자 06.01.23 1943 0
28 [곽영훈 에세이] 올림픽 공원, 짬뽕이 되다 [5] 운영자 06.01.20 2719 0
27 [곽영훈 에세이] 한강 종합 개발 프로젝트 [5] 운영자 06.01.19 2899 0
26 [곽영훈 에세이] 세계의 꿈과 희망 올림픽 유치 [2] 운영자 06.01.18 1743 0
[곽영훈 에세이] 세계인을 위한 사랑방 '영종도' [2] 운영자 06.01.17 2161 0
24 [곽영훈 에세이] 지구촌의 새로운 도시들 [2] 운영자 06.01.16 2217 0
21 [곽영훈 에세이] 수도를 옮겨라! [3] 운영자 06.01.13 3123 0
20 [곽영훈 에세이] 전국이 꿈을 가진 도시로 [2] 운영자 06.01.12 1650 0
19 [곽영훈 에세이] 지하철 2, 3호선 제안 [6] 운영자 06.01.11 2798 0
18 [곽영훈 에세이] 정주영 회장과의 인연 [7] 운영자 06.01.09 2378 0
17 [곽영훈 에세이] 멋진 한강 만들기 [5] 운영자 06.01.06 2095 0
16 [곽영훈 에세이] 아름다운 서울 만들기 [2] 운영자 06.01.05 1727 0
15 [곽영훈 에세이] 배워서 남줘라! [5] 운영자 06.01.03 2262 0
14 [곽영훈 에세이] 대학로를 살려라! [3] 운영자 06.01.02 2276 0
13 [곽영훈 에세이] 남대문과 남산이 끙끙 앓는 소리 [3] 운영자 05.12.30 2483 0
12 [곽영훈 에세이] 김대중 씨를 위한 장미 한 송이 [6] 운영자 05.12.29 2394 3
11 [곽영훈 에세이] 큰 안목 큰 숙제 [6] 운영자 05.12.27 2826 0
10 [곽영훈 에세이] MIT와 하버드에서의 추억 [5] 운영자 05.12.26 3387 0
9 [곽영훈 에세이] 징기스곽 [6] 운영자 05.12.23 1877 0
8 [곽영훈 에세이] 무일푼으로 미국 유학 가다 [8] 운영자 05.12.22 2885 0
7 [곽영훈 에세이] 케네디 대통령과의 만남 [6] 운영자 05.12.21 2265 0
5 [곽영훈 에세이] 글을 시작하며.. [22] 운영자 05.12.19 2764 0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