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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친구가 쓴글인데 난 넘 감명깊게읽었어 님들 평가좀 부탁해용모바일에서 작성

평가좀(66.249) 2015.11.19 12:55:01
조회 233 추천 0 댓글 7


* 찰나의 습작

한 때, 독일의 신학자, 아니 미국의 신학자, 아니 경계선의 신학자 폴 틸리히의 설교에 홀릭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설교집에 심취하여 탐독하고 또 탐독하고 또 탐독하면서 그의 언어와 글, 그의 사유세계에 완전히 매료(마음을 사로잡아 홀림)되었었다. 그 때의 잔상들이 여전히 움틀거리는지, 추적추적 내리는 빚줄기들 사이로 아스라이 비추이는 빛줄기를 매개로 그의 사유가 내 입술로 불현듯 현상했다.

"인간의 실존은 언제나 무엇인가에 사로잡힌 바 된 채로 지속됩니다. 인간의 생이란 대부분 이 상태로부터의 초월과 조율의 몸부림 사이에서 흘러가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초월(하는 것)보다 조율(하는 것)이 훨씬 더 버거운 것입니다. 더 고통스럽고 더 수치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초월보다 조율이 깊습니다. 초월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이상에 불과할 뿐이며, 조율은 그것이 무엇보다 현실의 깊이에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조율하는 삶은 무엇보다 투쟁하는 삶입니다. 조율하는 삶은 자신과의 투쟁적 대화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투쟁과 대화가 야기하는 모든 번거로움을 감내하려는 한, 야기하는 그 고통에 짓눌려 포기해 버리지 않는 한, 즉, 지속적으로 실존의 범람에 대처하는 방법이 되려하는 한, 그 방식은 우리에게 한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어떻게 현실에서 꽃피워지게 되는지에 관한 가장 생생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투쟁적 대화에서 축적된 간절한 힘을 외부로 돌려 포용적 조율을 편만하게 도모해나가는 한, 그것이 때때로 대개가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것이 될지라도, 그것은 오히려 실존에게 가장 큰 기쁨과 자유를 선사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번거로움과 고통의 깊이가 기쁨과 자유를 누리는 깊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쁨과 자유는 고통과 포기(예속됨-노예상태)보다 깊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초월하려는 자와 조율하려는 자들이 힘을 겨루어 온 전쟁터였습니다. 초월하려는 자들은 투쟁적 대화에 몸을 섞기를 거부함으로써 즉, 손쉽고 간단하게 메시아적 사역을 성취하려함으로써 자기의 실존적 예속에 대한 병적인 나약함과 이율배반적인 조급함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파괴적인 광풍이 되어 역사에 휘몰아 쳐 왔습니다.

그리스도는 그 자신의 말과 그것의 육화인 삶을 통해서 신의 전능성에 대해 증언하였습니다. 번거로움과 그에 수반되는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자신의 일방적인 힘으로 성취하는 신관을 정죄하고, 번거로움과 고통을 당하는 중에도 인간과의 조율의 길을 택하여 자유와 기쁨을 누리고 또 그 자유와 기쁨이 인간들 편에서도 확보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시는 그런 전능성에 대해 증언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을 쓰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약탈하는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거두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거두겠느냐"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은 이런 의미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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