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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의신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1.18 15: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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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전쟁
Marionette Performance Story



김중일
 
구형 턴테이블 위에 낡은 LP버전의 지구를 올려놓고 모래바람의 목쉰 노래를 듣는 밤입니다.
보내주신 계절들은 잘 받고 있습니다. 항상 부족한 계절만큼 우리는 또 한무리의 어린 병사들을 잃어야 합니다.
한번도 울어본 적 없다는 신의 동공같이 까맣고 건조한 대사막의 밤은 아름답습니다. 별들을 무수히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백전노장, 불멸의 전장영웅 밤과 하늘은 나란히 선봉에서 지금도 우리를 지휘하는 중입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간 어린 병사들의 계급장으로 쌓은 계단을, 끝없이 밟고 구름 위로 오르는 야간행군은 얼마나 고되고 가혹한 훈련인지요.
배신자들. 오래전 우리는 해바라기를 되찾기 위해 출정했습니다. 시간의 해방군으로부터 마을이 점령당하고, 해바라기들은 모두 흩어졌지요. 우리는 더듬이가 잘려나간 귀뚜라미처럼 숨어서 울어야 했습니다.
마음의 한 가지 얼굴. 미친 해바라기들. 고작 하나의 마음일 뿐인 그것들은 변변한 몸 없이도 우리를 떠나 행복할까요. 오늘도 나는 대사막 한가운데에서 얼굴 없는 해바라기들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턴테이블 위에서 아직도 노래는 계속됩니다. 해바라기의 목쉰 노래를 따라 나는 턴테이블 위를 둥글게 둥글게 돌고 또 도는 야간행군을 하는 중입니다. 먼저 간 병사들의 시체가 내 그림자 대신 발목에 매달려 질질 끌리는 밤입니다.
당신은 안전하십니까? 나는 마리오네뜨처럼 유쾌하고 분주하고 심각합니다. 지금은 슬퍼하지 않고 우는 법, 기뻐하지 않고 웃는 법을 연습중입니다. 살짝 땀이 나는 군요.

















보내주신 계절, 너무 잘 받아서
얼어 죽겠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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