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락. - 문학 갤러리

마음가락.모바일에서 작성

나언.

2015.08.12 22:05:11

조회 118 추천 1 댓글 2

녹아버린 마음가락을
차분히 땅에 내려 보내면
너무 낮아 하늘이라 부르지 못한 숨들과
포옹하고, 매달리고, 끊어지고,

누가 속삭였는지 모를
고백의 지층에
스며들고, 눈을 감고, 옅어지고,

자그만 화석에 닿아
들뜬 마음은, 가락은 무지개가, 무지개는 다리가,

벗들과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와 나를 돌보아 주신 분과 그녀의 가족들과, 여자 아이와 함께 씹던 진달래가 아직도 피어 있는 마을이
춤을 추며 신이 나는 얼굴들을 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온다

나도
다리를 건너
오는
그들을 보며 춤을 추고 신이 나는 얼굴을 하고 못내 기다리다

그들과 저만치 떨어져 터벅터벅 걸어오는 어리고
흉측하고 사랑 받을 수 없는 무언가가 아 나로구나

놀란 마음은, 다리는 무지개가, 무지개는 가락이,
가락은 마음이, 마음은 실이, 실은 고치로,

건너
오던
모두 가
떨어
지고
말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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