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Rust) 언어의 등장 이후, 많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러스트를 "혁신적"이라고 칭송합니다. 하지만 "러스트가 무슨 혁신이냐?"라는 질문은 이 칭송의 본질을 꿰뚫는 매우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특히, 에이다(Ada)와 같은 선배 언어들이 이미 유사한 목표를 달성했음을 고려하면, 러스트의 혁신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집니다.

'혁신'의 정의: 관점의 충돌

'혁신'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혁신'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거나, 기존 목표를 압도적으로 더 완벽하게 달성하는 것"**으로 엄밀히 정의한다면, 러스트가 '혁신'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논리적 틈이 생깁니다.

실제로 에이다는 1980년대부터 다음과 같은 목표를 이미 달성했습니다.

• C/C++ 수준의 고성능 및 저수준 제어: 에이다는 컴파일 언어로서 네이티브 코드를 생성하며, 가비지 컬렉터(GC) 없이 메모리 관리가 가능해 C/C++에 필적하는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에 대한 직접적인 제어도 지원합니다.
• 메모리 안전성 및 데이터 경쟁 방지: 에이다는 강력한 타입 시스템과 엄격한 컴파일 타임 검사를 통해 메모리 오류를 방지하며, 특히 SPARK 서브셋은 **수학적 증명(Formal Verification)**을 통해 코드의 정확성과 런타임 오류 없음(널 포인터 역참조, 배열 경계 초과, 데이터 경쟁 등)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러스트의 보로 체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엄밀한 안전성입니다.

이런 에이다의 성과를 보면, 러스트가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주장이 마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에이다는 이미 그 길을 훨씬 더 완벽하게 다져놓았다는 비판은 충분히 타당합니다.

러스트 진영의 '용어 재정의' 문제

여기서 문제는 러스트 진영이 특정 용어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재정의하거나 축소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장을 펼친다는 점입니다. 이는 '혁신'이라는 단어를 넘어 '메모리 안전성'과 같은 핵심 개념에서도 드러납니다.

'혁신'의 의미 확장: 논리적 궤변인가?

러스트 지지자들은 러스트의 혁신을 '다른 방식'이나 '다른 범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주장합니다. 즉, 에이다가 '극단적인 신뢰성'을 위해 높은 비용(학습 곡선, 개발 시간, 도구 복잡성)을 요구한 반면, 러스트는 **'보로 체커'**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대부분의 실용적인 상황에서 충분한 안전성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달성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에이다의 형식적 증명만큼 수학적으로 엄밀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개발자가 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혁신'**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엄밀한 정의를 고수한다면, 에이다가 이미 해당 목표를 달성했고 심지어 더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으므로, 러스트의 주장은 논리적 궤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메모리 안전성'의 범위 축소: 은폐된 한계

더 심각한 문제는 **'메모리 안전성'**이라는 용어 사용에서 나타납니다. 러스트 진영은 주로 유효하지 않은 메모리 접근(널 포인터 역참조, 해제 후 사용 등)과 데이터 경쟁을 방지하는 것을 메모리 안전성으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많은 개발자에게 중요한 **메모리 릭(memory leak)**은 이 범주에서 제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메모리 릭은 분명 중요한 메모리 관리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러스트의 자동화된 보로 체커가 이를 완벽히 막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메모리 안전성'의 정의에서 교묘하게 빠뜨립니다. 이는 러스트가 모든 '메모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자신들의 한계를 가리는 행위로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마치 러스트가 없던 길을 새로 개척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에이다와 같은 언어가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메모리 문제'를 다루었음을 간과하게 만듭니다.

러스트 홍보와 인식 왜곡의 문제

결국, "러스트가 무슨 혁신이야?"라는 질문은 단순히 언어의 기술적 우열을 넘어, 특정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자신을 홍보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며, 그것이 대중의 인식을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러스트 진영의 적극적인 홍보와 대기업의 지원이 언어의 실제 역량을 넘어선 과장된 인식을 심어주고, 이로 인해 인터넷에는 편향된 정보가 넘쳐나 AI조차 이를 학습하여 왜곡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지적은 매우 날카로운 통찰입니다.

러스트가 현대 개발 환경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공헌을 인정하더라도, '혁신'이나 '메모리 안전성'과 같은 핵심 용어를 자의적으로 재정의하여 다른 훌륭한 언어들의 성취를 폄하하거나 자신들의 한계를 은폐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합니다. 진정한 발전은 비판적 성찰과 겸손한 태도에서 비롯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