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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천&윤강] 비익련리_004

소이(110.14) 2018.08.29 23:31:34
조회 798 추천 11 댓글 6

윤강은 품속에서 반지를 꺼내서 새주 앞에 내려놓았다. 미실은 변형된 인장을 확인하자마자 의아한 눈으로 질문을 던졌다.


하종공의 명령을 받은 자였습니다. 일련의 연쇄살인사건은 모두 자신의 소행이라 밝혔습니다.”


미실의 얼굴이 일순간 노기로 가득 찼다. 제 아들이 졸렬한 일을 꾸민 데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미실의 검토 없이 발각 위험이 높은 일을 독단으로 꾸민 데에 대한 분노였다. 미실이 노기를 가라앉히려 눈을 잠시 감는 동안, 설원이 대신 입을 열었다.


새주, 이번 일은 저희에게 결코 나쁘게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덕만공주에 대한 불리한 소문들은 퍼질 대로 퍼진 상태이고, 입막음 또한 확실히 되지 않았습니까. 저들은 그 자객과 하종공과의 접점은 결코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일에 대한 부담은 하나도 질 필요가 없고, 다만 이득만을 즐기면 됩니다.”


미실은 여전히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입을 굳게 한 일자로 다물고 있었다. 설원의 말은 모두 이치에 맞았으나 한 가지, 그녀의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 그렇습니다. 설원공의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이 미실이 예상치 못한 이득을 얻었군요. 이 일은 곧 흐지부지 될 것입니다. 헌데... 윤강.”


, 어머니.”


혹 살수를 사살할 때, 망설였느냐?”


아닙니다, 변형된 인장을 확인한 즉시 숨을 끊었습니다.”


새주는 순식간에 낯빛을 바꾸더니 매서운 눈초리로 윤강을 노려보았다. 윤강은 태연하게 미실의 시선을 받아냈다.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잘도 거짓을 고하는구나. 그래, 덕만 측이 너를 심문할 때도 지금처럼 버티거라. 네가 증언을 유지하는 이상, 그들은 너의 말이 거짓임을 눈치 채도 별 수 없을 게다.”


, 어머니.”


나가보거라.”


윤강은 짧게 목례한 뒤 도망치듯 방을 나왔다. 벌써 동이 터오고 있었다. 솟아오르는 햇살을 뒤로한 채 윤강은 전각 구석의 커다란 소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몇백년의 세월을 버텨낸 듯 보이는 크기의 소나무는 윤강의 그림자까지 넉넉히 가려주었다.


살수의 삶...’


자객이 죽기 전, 윤강을 향해 뱉은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윤강은 천천히 검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칼날에 비춰보았다. 이것은 살수의 얼굴인가, 호위무사의 얼굴인가.


윤강은 처음 검을 잡은 순간을 떠올렸다. 제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설원의 권유로 시작한 무예였다. 하지만 곧바로 윤강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본 설원은 윤강을 검귀로 길러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법이지요, 아가씨.’


윤강이 빠른 속도로 가르침을 흡수할 때마다 설원은 흡족한 표정으로 이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리곤 젊은 시절, 새주도 무예에 특출났었다는 자랑도 빼먹지 않았다.


그래, 적어도 그 때 윤강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검을 들었다. 미실의 목을 노리고 침입한 이들의 숨을 끊을 때, 윤강은 언제나 가차 없었다. 그들을 죽이지 않으면 저와 어미가 죽을테니까. 하지만 어제 밤, 윤강은 살수에게 도주기회까지 주면서 분명 망설였다.


그래, 어쩌면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은, 지키고자 하는 것 외의 모든 것을 벨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뜻일지도.’


살수의 삶. 그래서 그 자가 나를 향해 살수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비웃었을까. 나는 분명 지키고자 검을 들었는데, 왜 다른 사람을 해할 수밖에 없을까.


윤강은 허공에 검을 가볍게 휘둘렀다. 아침 햇살을 받아 검이 청량한 빛을 반사시켰다.

***

아니, 낭주께서 뭐 앵무새도 아니고, 심문 내내 같은 말만 반복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허면 어찌할까요? 제가 목격한 사실도 오직 하나뿐인걸요. 아무래도 비담랑께선 진실에 가까운 증언이 아니라, 마음에 드시는 증언을 원하시는 모양입니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윤강낭주. 그 자객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십니까?”


미실의 예상대로 윤강에 대한 심문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비담이 제 얼굴을 윤강의 코앞에 바싹 갖다 대었다. 그의 눈은 사냥감을 앞에 둔 이리의 것에 가까웠다. 금방이라도 눈앞의 상대를 집어삼킬 듯한 광기로 압박하면 이제껏 누구라도 그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윤강은 한 치의 동요 없이 차분했다.


모릅니다. 말을 걸 새도 없이 제가 숨을 끊어버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왠지 짜증이 솟구친 비담이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평온하기 그지없는 얼굴과 나긋나긋 침착한 목소리. 어딘가 귀찮다는 듯한 눈빛까지 죄다 그 독사 같은 여자를 너무나도 닮았다.


-!


결국 제 성질을 못 이긴 비담이 심문실의 문을 부수듯이 열고 나갔다. 윤강은 홀로 덩그러니 앉아 피식 웃음을 지었다. 문 밖에서 대기하던 알천이 성큼성큼 들어와 앉았다. 윤강은 얼굴에 알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은 채 여유롭게 팔짱을 꼈다.


흐음.. 알천랑, 저에 대한 심문은 언제쯤 끝날까요. 이 년이 나름 공사가 다망하여 언제까지고 여기 앉아있을 순 없습니다.”


알천은 말없이 한참동안 윤강을 바라보더니, 격양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찌, 무사된 자로서 불의한 일에 검을 들 수가 있단 말입니까!”


불의한 일이라뇨.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 어차피 낭주께선 증언을 바꾸지 않으시겠지요! 허나 제가 지금 묻는 것은 그날 밤 일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무사로서, 검을 든 자로서 지켜야할 도리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그대는 무사로서의 긍지도, 자부심도 없습니까?!”


윤강의 얼굴에서도 일순간 미소가 사라지더니 싸늘하게 식었다.


“...긍지? 자부심? 알천랑께서 지금 저와 무사의 도를 논하고자 하십니까?”


아니! 낭주께선 감히 무사의 도를 논하실 자격이 없습니다.”


윤강은 더 이상 자신의 서슬 퍼런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알천 역시 맹렬한 노기를 그대로 내보였다. 차고 뜨거운 두 시선이 공중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윤강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알천랑, 허면 그대는 무사된 자의 도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사란 오직 대의를 세우고 부당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만 검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천하를 널리 편하게 하고 신국의 영광을 드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사가 걸어야 하는 길입니다.”


윤강은 거침없이 대답을 내놓는 알천의 모습이 소년 같다고 생각했다. 성현들의 거창한 이상에 매료되어 한 없이 정()념적인 소년. 자신이 굳게 믿는 신념에 대해 의심해본 적 없는, 그래서 대책 없을 정도로 순수한 소년.


아니요... 아닙니다. 잘 들으세요, 알천랑. 무사의 도는 오직 한 가지.”


“..,?”


제 주인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입니다. 내 팔이 잘려나가고 내 배가 뚫리는 와중에도 주군의 목숨을 보호하는 것만이 무사의 도리란 말입니다! 대의? 영광? 그 어느 가치가 지키고자 하는 이의 안위보다 중요합니까?! 무사는 말입니다, 세상 모든 이가 저를 잔인한 검귀라 손가락질하더라도 그 길을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허나, 화랑은...”


그대는! 죽기 전에 무엇을 제일 후회하시겠습니까? 대의를 지키지 못한 것? 아니오! 소중한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일게요. 대의를 놓친 무사는 세간의 비난을 받으나, 소중한 이를 지키지 못한 무사는 스스로를 두고 무사라 할 수 없습니다!”


일순간 알천의 말문이 막혔다. 지키지 못한 소중한 이. 누구보다 고귀했던 나의 첫 주군, 천명. 알천은 차가운 동굴 바닥에서 죽어가던 천명을 지켜보며 느낀 무력감을 떠올렸다. 긴 수련으로 쌓아온 그의 무예도, 화랑도의 정신도, 그녀의 죽음 앞에선 모두 무용했다. 그래, 소중한 이를 지키지 못한 나야말로 과연 무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일지도.


한참 언쟁 중에 갑자기 알천이 조용해지자 윤강도 아차 싶었다. 그녀도 상복 차림으로 낭장결의를 하고 있던 알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상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생각에 윤강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 허면... 더 이상 심문할 것이 없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윤강은 도망치듯이 급하게 심문실을 나섰다. 누가 봐도 못할 짓을 해버렸다. 젠장할. 윤강이 신경질적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신경이 예민해지자 저절로 걸음이 빨라졌다.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의 발은 제 주인을 미실궁 앞으로 실어왔다. 윤강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근처의 담벼락에 몸을 기댔다.


...”


온 몸의 기운이 빠져나간 듯했다. 따지고 보면 윤강은 오늘 심문에서 손해본 것도 없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한 방 먹이고 온 셈이다. 하지만, 왜 이리 기가 빠질까. 내가 상처받은 것도 아닌데. 아니, 어쩌면 내가 상처를 주었기 때문일까.


그때, 보랏빛 대등복 차림의 한 사내가 씩씩대며 미실궁의 대문을 나서다가 윤강을 발견했다.


윤강, 네 이 년! 너 안 그래도 잘 만났다!”


빌어먹을. 난 딱히 그 쪽 안 반가운데, 하여튼 오늘 일진 볼 만하군.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으며 윤강은 자세를 바로하고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하종공. 어머니께선...”


철썩-!


하종은 윤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칠게 따귀를 올렸다. 꼴에 한 때 무인이었던 자답게, 상당한 완력이 실린 타격에 윤강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홱 돌아갔다. 윤강은 금세 벌겋게 부어오른 뺨을 감싸지도 못하고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내비치지 않기 위해, 윤강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다.


네 년이 어머니께 괜한 고자질을 한 탓에 나만 혼나지 않았느냐! 어딜 감히 아비도 없는 년이 건방지게...”


궁 한 복판에 듣는 귀가 많다는 것을 자신도 아는지, 하종은 딴에는 신경쓴답시고 모호한 말만 골라서 뱉어냈다. 지나가던 궁인들은 하종과 눈이라도 마주치랴 못 본 척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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