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올렸던 준비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많아보여서 준비한 본격 양조편입니다.

이번 편을 위해 준비한 레시피는 슈가워시의 양조법. 슈가바인이라고도 부릅니다.

슈가워시는 그냥 마시는 용도는 아니고, 양키들이 문샤인을 만들기 위한 밑술입니다. 

어찌 보면 가난한 자의 미드라고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

일단 내용 기입전에, 사용하는 모든 도구의 소독은 필수 중의 필수입니다. 

끓는 물에 냅다 집어넣고 삶아버리는 게 베스트고, 그게 안 되면 식초라도 부어야..

일단 재료. 물, 드라이이스트, 설탕. 끝. 더 들어갈 것도 없습니다. 저기 있는 케인슈거는 그냥 집에 남아도는 설탕 있길래 그나마 없는 맛이라도 내볼라고 집어온거고, 그냥 흰설탕 100% 써도 충분합니다. 여기에 에어락을 대신할 고무줄과 풍선까지. 2L분 1통 양조하는 데 아무리 비싸도 물 설탕 드라이이스트 다 합쳐서 3000원이 안 넘어가는 기적. 저기 쓴 풍선 1팩값(2000원)이 재료값보다 더 비쌉니다. ㅠ_ㅠ 아 주의해야 할 것은 물을 실온 온도에 맞춰놓아야 한다는 것. 마트에서 사오자마자 쓰면 망합니다. 더불어 생수를 쓰는 이유는, 소독을 따로 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건데, 만일 그냥 정숫물 수돗물 쓸라면 한 번 끓였다가 식혀서 써야합니다. 물은 1.5L만 쓸 거니 1/4정도(큰 물컵 하나분) 빼서 그냥 드세요

먼저 설탕을 계량합니다. 사용할 물 중량의 약 1/4정도. 참고로 저울 없는 분들을 위해 님들 밥숟가락으로 설탕 살짝 퍼면 11g이고, 가득 퍼면 15g 나옴. 10g-20g정도 오차는 나도 상관 없습니다.

다음은 사용할 물을 좀 덜어낸 다음 설탕 조금 드라이이스트 넣고 따뜻한 데 30분 정도 두어 활성화시킵니다. 그 시간동안 그냥 맥주하나 하면서 갤질하면 딱.

드라이이스트는 아빠숟갈로 반만 채워서 넣었습니다.(권장량은 1/4테이블스푼)

다음은 남은 물에 설탕 다 때려붓고 저어가면서 섞어줍니다. 원래는 끓이면서 녹여야 하는데, 마트 생수를 써서 가차없이 생략.

다음은 활성화 좀 됐다 싶은 이스트 용액을 만든 설탕액에 넣고 잘 저어주고

생수병에 냅다 때려박은 다음 (절대 100% 채우면 안됩니다) 위를 종이로 한 번 막았습니다. 종이로 막는 건 발효중에 수분이 자꾸 맺혀서, 여기에 곰팡이가 슬길래 그걸 좀 막을 겸 해서 썼습니다. 에어락 쓰면 저런 건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다가 풍선을 씌워서 에어락 대신으로 씁니다. 풍선에는 바늘로 구멍 5~6개 정도 뚫어놔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저딴 짓보다는 그냥 에어락 쓰는 게 더 안전합니다. 외부공기가 약간이나마 혼입될 가능성이 있어서요

저러고 하루 지나서 한 번 열어서 공기를 혼입해주고(선택사항. 효모가 증식할 수 있게 산소를 보충하는 건데, 오염의 가능성도 있어서 주의하면서 해야 하기에...), 방구석 따땃한 데 던져두면 발효가 진행됩니다. 

전체적으로 크바스 만드는 법과도 비슷하네요.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추가하자면, 해당 내용은 참고용으로만 봐 주시고 절대 따라하지 않는 걸 권장합니다.

일단 맛없습니다. (중요해요 아주) 무슨짓을 해도 안 나아져요. 차라리 크바스처럼 알콜발효 없이 약간의 조미료를 써서 탄산음료로 마셔버리는 게 풍미 면에서 더 낫습니다.

해당 물건이 일주일 정도 지나면 발효가 되면서 점점 술이 되기는 하는데, 장기간 발효는 절대 불가능하고(제빵용 이스트를 써서 그런지 초산균이 활동을 멈추는 도수 12도를 도저히 만들 수가 없어요. 잘해야 7~8도가 되는데 이 도수가 초산균이 활동하기 아주 좋은 도수라 시간이 지나면 식초발효가 진행되서 시어집니다.) 원래 용도도 적당히 발효시킨 다음 이를 증류해서 증류주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사진과 글이 많았는데 요약하자면

1. 기구소독

2. 재료 비중맞추기

당분과 물이 1:4정도가 적합. 저래서 곡류로 발효시키는 술이 어려워요. 누룩이나 아말라아제로 당화시키는데 이게 조절이 잘 안됩니다. 당도조절에 실패하면 부패하거나(당분 부족일 때 부패균이 번식하면서 썩어버립니다) 감패(당분이 너무 많아서 효모고 뭐고 다 몰살하는 경우. 근데 저래도 흰곰팡이는 잘 자라요)합니다

3. 적절한 온도 

21~25도 선. 너무 추우면 효모가 번식을 못 해서 효모에게 최적인 환경이 조성이 잘 안 되는데(약산성 + 알코올), 이 때 다른 균이 침입할 수 있고, 너무 더우면 효모가 사망합니다.

4. 혐기성

효모는 산소가 있다면 증식을 하면서 산소를 먹고 이산화탄소를 뱉습니다. 에어락을 설치하는 이유는 혐기환경을 점차적으로 조성하면서 효모가 혐기발효를 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5. 인내심

하루가 멀다하고 발효조를 열거나 하지 마세요. 그 여는 사이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확인은 4~5일 주기가 적당합니다.

저도 발효에 있어서는 가양주나 깔짝깔짝 담가먹는 초보자입니다. ㅜ_ㅜ 

여기에는 저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고수분들이 많으니 좋은 의견을 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