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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원득이가 그려낸 원득이 (분석글, 긴글주의)

ㅇㅇ(112.152) 2018.10.06 10:00:02
조회 5193 추천 235 댓글 41

비 온다, 이 우울감 어쩌지


짤은 갤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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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에 궁예파티 중인데 원득이 분석글 올려봄세


왕세자 율캐

세자 되고 매순간 불편해하며 오늘을 어제 같이, 내일도 오늘 같이
한 사람을 향한 일편단심 다 좋은데 16년이나 복수를 위해 문무 닦으며 대기 탄 건 쬐꼼 무섭
말이 16년이지, 내가 뭘 위해 이러고 사나 까먹고도 남을 세월인데


어린이 율이 함 봄세

이서에게만 촛점이 맞춰져 있긴 한데 무의식에 크게 작용하는 어린 시절을 다행히 어머니 덕분에 참 따숩게 보냈어
이 장면 보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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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겠사옵니다, 장군, 아들에게 맞춰주는 어머니 / 예예, 소녀 그리하겠사옵니다. 정의의 사도에게 장단 맞춰주는 홍심이


여주를 2살 연상으로 설정한 거, 나중에 홍심이가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해준다는 너샛맘 내맘이야


아예 모르면 모를까 사람이 그려, 이미 알고나면 반드시 갈구하게 돼 있지
율이는 행복한 느낌, 가정의 따스함이 뭔지, 설렘설렘, 두근거림이 뭔지 다 아는 아이야
근데 딱 10살에 무 자르듯이 뭉덩 잘려나간 거야. 그러고 16년
긴 세월만큼 무럭무럭 자라고 채웠을 거야, 머리도 묵직하게, 몸도 날렵하게
근데 마음은?


그런 상태에서 뙇 기억소실 원득이로 돼


예고에 떴던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기억소실 된 원득이도 이 대사에서부터 시작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보거라

홍심이를 통해서 자신을 그려나가기 시작하는데 그려진 최종 원득캐릭터도 홍심이 통해서 완성이 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원득이가 그린 원득이는 꽤나 지 맘에 드는 사내로 탄생해
참으로 완벽한 사내이지 않느냐ㅋ


원득이를 잘 살펴보면
원득이가 그려낸 원득이는 10살 이전에 겪어던 따스하고 행복한 기억이 담겨진, 그런 캐로 그려져
옷 매무새 가다듬어주고 아프다고 엄살부리고 열 나면 챙겨주는, 물론 감정을 주고받는 대상은 홍심이지


뭐든 잘 했다고, 다 좋았다고 말하는 홍심이에게 자신도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어린 시절 서책 완파하고 어머니가 돌아오면 칭찬받고 싶었던 작은 율이가 녹아져 있어


이미 마음이 가고 있는 이 여인에게 가상의 원득이는 맘에 드는 연애사도 갖고 있는 거야, 연모 했고 밤을 같이 보냈고 호닌까지 약조 했고


내가 누군지 찾고 있는 과정에서 홍심이 신분을 알게 된 것도

어쩌면 자신도 홍심이처럼 반가의 자제였지 않을까
저 역시 신분을 숨긴 채 원득이라는 허울을 쓰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 했을 수도 있어
그래서 화살이 날아오고 칼로 겨누었던 기억들을 원득이가 말하지 않은 것처럼
홍심이도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준 걸 거야


거의 코난급으로 급 홍심이 전개한 거 보면 원득이의 저 말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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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찾기가 마무리 되고 보리밭씬부터 원득이 미래상이 나와
벚꽃신을 사줄 것이다. 앞으로 지킬 약조를 하지


10살 이후 멈춰 버렸던 행복한 일상들의 워너비들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해

괜찮다고 했는데도 굳이 의원에 다녀왔다

사내가 제 여인을 지키는 건 당연하다며 매우 당당하게 말해

어머니라는 여인을 지키지 못했던 아버지라는 사내
또 다른 의미에서 어머니라는 여인을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상처
그런 걸 원득이가 돼서 치유받고 있다고 봐


원득이가 꿈꾸는 건 말이야
낭군은 밥벌이를 하고 아낙은 맛난 저녁을 짓고 함께 오순도순 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자고
몽글몽글 가슴 속에서 행복감이 피어나는 그런 일상들이 매일 반복 되는 거


뼛속까지 이제 홍심이와 부부임을 받아들이고 있어

원득이는 자신의 워너비에 홍심이가 부응해주면 넘나도 행복해 해, 광대 솟는 거 봐라
그래서 아부지랑 밥 먹는 게 더 편하다는 홍심이 말에 원득이는 자기도 모르게 뾰족하게 대답해


원득이가 합방에 꽂힌 것도 사랑하는 여인과 밤을 보내고픈 마음도 있겠지만
아들딸 낳고 그 아이들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되어 매일매일이 좋기만 할 그런 미래를 꿈꾸기 때문일 거야


밥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개밥이냐며 손도 안 대던 원득이가 몸에 좋겠지 한 술 뜨더니 어느 날부터 밥상보다 혼밥 여부가 중요해지잖아
먹을 거리 앞에 둘러 앉아서 좋아하는 반찬 숟가락에 얹어주는 소소한 행복들이 원득이 기억 저편에 아마 자리하고 있을 거야


8회 끝에 정성껏 잘 차려진 밥상이 나오네
가장 이상적인 행복이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다다랐는데
진짜 바로 코 앞인데, 숟가락만 딱 들면 되는데, 결국 손도 못 대고 덩그러니 밥상만 남게 되겠지


원득이가 원득이가 아니라는 말이, 것도 홍심이 입에서 나오게 되니 얼마나 잔인하게 들릴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됐었는지, 원망스럽기도 할 듯


행복하게 그려낸 원득이를 이젠 보내야 돼서
아직도 그 끈을 놓지 못하는 원득이 대사가 죙일 심금을 울리네


내 마음은,
내 마음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






출처: 백일의 낭군님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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