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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스토리 퀘스트 '오라버니와 나' 1~7번 전체 .txt

팡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9.07 07: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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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가문은 구미호 '은'의 봉인을 지키는 무인 집안으로, 달의 엘의 힘을 다룰 수 있었다


부제국은 플루오네 사막지역 남쪽에 위치한 거대한 제국으로, 


엘 폭발 이전 원래는 하나였던 엘리오스 대륙의 남부에서 엘리안 왕국과 별다른 교류 없이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는 거대 엘의 영향과 원래부터 이 지방에 서려있던 토착 영수들의 힘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엘의 영향으로 농사는 매년 풍년을 이뤘고, 


영수들은 자신들을 신성시 여기며 따르는 이들을 침략자로부터 지켜주었다.


하지만 모든 토착영수들이 선하고 자애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 중에는 인간의 선악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따라 행동하는 영수도 있었다.


구미호 '은' 또한 그런 영수 중 하나였다.


'은'은 인간들의 영혼을 탈취하기 위해 마을을 파괴시켜 나갔고,


결국 한가 성을 가진 용사에게 봉인 당했다. 


이후 한 가문은 구미호 '은'의 봉인을 지키는 무인 집안이 되었다.


한 가문의 힘은 미미했다.


구미호 '은'의 봉인을 지키는 것을 제외하면 한 가문이 내세울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한 가문의 영토에 달의 엘이 날아 왔다.


엘의 대폭발로 인한 일이었다.


달의 엘의 힘을 다룰 수 있게 된 한 가문은 북부에서 맹위를 떨치게 되었다.


수도의 다른 가문들은 그런 한 가문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가문의 장자를 '수도 수비대장'에 임명한다는 그럴듯한 명목하에 가문의 힘을 죽이려 했다.


아렌 오라버니는 한 가문의 장자였다. 


오라버니와 난 어릴 때부터 헤어질 운명을 타고난 사이였다.




2. 아렌 오라버니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랐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둘째 부인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다치는 것은 아랑곳 하지도 않고 달려오는 마차 사이로 뛰어들어 


크게 다칠 뻔한 노인을 구해주는 어머니를 보고는 한 눈에 반하고 말았고, 


그 다음날 바로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 청혼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거절에도 아버지는 쉽게 포기하지 않으셨다. 


끈질기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늘 어머니의 곁을 지켰고,


결국엔 어머니도 아버지의 올곧은 성품을 알아 보시고는 승낙했다고 한다.


어렵게 이어진 만큼 두 분은 금슬이 정말 좋으셨다.


늘 붙어 다니셨고, 서로를 매우 아꼈다.


하지만 나의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와 내가 한 가문에 있는 것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듯 했다.


형제들은 어머니에게 무례하게 굴었고, 


보는 눈이 없는 곳에서는 몰래 날 괴롭히고는 했다.


심성이 유약한 어머니는 자신의 행동에 혹여라도 다른 형제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늘 전전긍긍 하셨다.


난 그런 어머니께 다른 형제들의 괴롭힘을 굳이 말하지 않으려 애썼다.


형제들이 꼬투리 잡을 일이 없도록 더욱 더 예의 바르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날 같은 형제로 생각해 주는 것은 아렌 오라버니 뿐이었다.


한 가문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집안의 대들보이면서도, 


모든 이들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아렌 오라버니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날 차별하지 않았다.


아렌 오라버니가 내게 친절하게 대해 주실수록 다른 형제들은 더 짓궃게 날 괴롭혔지만, 난 견뎌낼 수 있었다.


날 믿어주고 아껴주는 이가 곁에 있었기에 씩씩하게 버틸 수 있었다.




3. 가문에서의 난 늘 패배자일 뿐이었다


(빈틈이야!)


한 가문의 아이들은 반드시 무예를 몸에 익혀야만 했다.


구미호 '은'의 봉인을 지키는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형제들과 나는 걸음을 뗄 무렵부터 무예 사범님 아래에서 무기를 다루는 법과 달의 엘의 힘을 다루는 법에 대해 배웠다.


난 어쩐지 다른 것들에는 크게 재능이 없었지만 창술 하나만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어설픈 공격은 안 통한다고!


으앗...!


형제들과의 대련은 어려웠다. 


오늘은 자신 있었던 창술 대련이었지만, 결과는 늘 그렇듯 나의 패배였다.


그만, 아라의 패배다.


사범님의 외침에 따라 난 엉덩이를 털며 일어나 셋째 언니의 앞에 섰다.


아라, 대범한 공격은 좋았지만 빈틈이 너무 많구나. 


연습할 땐 제법 괜찮은 움직임 이었건만, 대련 때는 몸이 굳어버리니...


좋은 대련이었다며 손을 건네 악수를 청했지만 셋째 언니는 무기를 주워 들고는 그대로 나를 지나쳐갔다.


...


늘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하거라. 너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한 몸놀림이니 


부담을 조금 덜어버리면 분명 더 잘할 수 있을 게다. 한 번 더 시도해 보는게 어떠냐?


사범님은 인자하게 웃으시며 내 앞에 선 둘째 오빠를 바라보았다.


둘째 오빠는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창을 들었다.


...네. 한 번 더 해볼게요.


사범님은 기쁜듯한 목소리로 신호를 보내셨다. 


난 자세를 바로 잡으며 둘째 오빠에게서 멀리 떨어져 섰다.


(움직임을 생각하라 하셨지...)


상대의 움직임 뿐만이 아니라 내 움직임 또한 생각해야 했다.


상대의 수를 읽고 그 틈을 비집어 들어가 결정타를 날린다.


머릿속으로 그려본 이미지는 완벽에 가까웠지만 몸은 생각처럼 따라주질 않았다.


(부담을 버리라고... 어떻게 하면 버릴 수 있는 걸까...)


눈 앞까지 다가온 창을 가까스로 막으며 난 다시 멀찍이 달아났다.


둘째 오빠는 도망만 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곧바로 정면으로 달려와 창을 휘둘렀다.


(이런 뻔한 공격에 당해서는 안되겠지. 적은 움직임으로 창을 피해야 해.)


창을 작게 움직여 공격을 흘려 보낸 나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둘째 오빠는 가볍게 창을 내려 내 공격을 막았다.


(다른 일들은 생각하지 말자. 눈 앞의 전투에 집중하는 거야.)


난 다시 한 번 멀찍이 떨어지며 한 손에 창을 쥐었다. 


둘째 오빠는 또 다시 정면으로 달려오며 아까보다 훨씬 더 크게 창을 휘둘렀다.


(지금이야!)


난 위로 높이 뛰어올라 창을 피하며 둘째 오빠의 뒤에 착지했다.


곧바로 몸을 돌려 무방비한 다리를 치려는 순간, 


어쩐지 나도 모르게 손이 멈추고 말았다.


흐흐, 바보 같으니!


둘째 오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내게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그만... 아라의 패배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실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는 사범임의 얼굴을 차마 바로 볼 수가 없어, 


난 그대로 뒤를 돌아 도장에서 나와 버렸다. 


멀리서 다른 형제들의 비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예를 갖추지 않은 모습에 분명 사범님께 잔소리를 듣게 될 터였지만 돌아 갈 수가 없었다.


이 곳에서 난 늘 패배자가 될 뿐이었다.




4. 분함을 삭히고 있던 내 앞에 아렌 오라버니가 나타났다


(괜찮아... 잘한거야...)


창을 휘두를 때 마다 이전에 치렀던 둘째 오빠와의 대련이 생각났다.


(그래... 괜히 둘째 오빠를 공격했다가 상처라도 입히면...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 하실 거야.)


마음 한 켠에서는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손을 멈춘 그 찰나의 순간을 아쉬워 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애써 기분을 숨겨보려 했지만 결국 끝에 다다라서는 몹시 분하다는 감정만이 남아 있었다.


떳떳하게 가슴을 펴고 살아가지 못하는 것도 분했고, 


형제들로 인해 어머니가 가슴 아파 하시는 것도 분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자신있어 하는 것으로도 형제들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분했다.


(안 괜찮아... 분해...)


참으려 했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목 놓아 울어 본 것이 얼마만인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자니, 이젠 괜시리 화까지 났다.


괜찮아요?


마르지 않는 샘마냥 멈추지 않던 눈물이 단번에 멈춘 것은 익숙한 목소리가 머리맡에서 들려왔을 때였다.


그, 그럼요... 괘, 괜찮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자 걱정스런 표정의 아렌 오라버니가 보였다. 


아렌 오라버니는 손수건을 건네며 아무 말 없이 내가 진정 할 때 까지 곁에 서 계셨다.


죄송합니다... 소녀, 못 볼 꼴을 보여 버렸어요.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해요. 누구든 유난히 힘들 때가 있으니까...


발 밑에 떨어져 있던 창을 주워 건네던 아렌 오라버니는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난 창을 받아 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넨 후 자리를 뜨려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아렌 오라버니의 말에 얼마 못가 멈춰 설 수 밖에는 없었다.


저와 제대로 된 대련을 해보지 않을래요?


무어라 대답을 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거절을 할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내게 아렌 오라버니는 다시 한번 대련을 청했다.


이건 부탁이 아니에요. 장자로서의 명령입니다.


거절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자신 없이 뒤를 돌아보는 내게 천천히 다가온 아렌 오라버니는 들고 있던 검을 고쳐 잡고는 내 창을 가볍게 치며 말했다.


마음껏 공격 해 봐요.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요.


아렌 오라버니는 강하게 검을 휘두르며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고 날 몰아붙였다.


난 오라버니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이 정도의 실력이 아닐 텐데요! 좀 더 진지하게 임해줘요!


서서히 뒤로 밀리던 나는 거대한 나무 기둥에 맞닿아 더 이상은 빠져나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틈을 노려 좀 더 넓은 곳으로 향하려던 내게 오라버니의 검이 다시 다가왔다.


피할 수는 없었다. 


맞서야 했다.


아주 잠간의 순간 오라버니의 빈틈이 보였다.


재빨리 창으로 검을 막아낸 후 오라버니의 옆구리에 창의 뒷부분으로 공격을 날렸다.


그 다음 뒤를 돌아 창을 들어올렸다.


창은 오라버니의 턱 끝에 다다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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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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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네요... 졌습니다. 제 패배에요.


아렌 오라버니는 검을 떨어트리며 기쁜 듯 웃어보였다.


방금의 움직임은 정확히 내가 머릿속으로 그리던 그대로의 움직임 이었다.


언제나 다른 형제들의 눈치를 보느라 주눅들어 있는 건 다 알고 있습니다.


난 창을 거두며 오라버니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반드시 자신을 드러내 보일 날이 있을 거에요.


오라버니는 어딘지 모를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은 지쳐 보이는 얼굴 이었다.




5. 5년만에 열리는 영수를 모시는 가문끼리의 축제가 다가오고 있었다


북부제국에는 영수를 모시는 가문이 여럿 있었다.


한 가문은 '은'의 봉인을 지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모시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그들의 모임에는 늘 참석하고 있었다.


5년만에 열리는 축제도 그 모임 중 하나였다.


영수를 모시는 가문들은 5년에 한 번씩 수도에 모여 서로의 우의를 다지는 축제를 벌이고는 했다.


축제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각 가문의 힘을 두려워 하는 북부제국의 황제가 요주의 인물들을 체크하는 자리일 뿐이었다.


가문의 당주 부부와 모든 직계 자녀들이 모이는 자리였기 때문에,


황제로서는 이 만큼 좋은 정보수집 처도 없었다.


가문의 사람들은 황제가 참여하는 축제에서는 늘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황제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으니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저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은'같은 영수가 마구 날뛰어도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내 물음에 어른들은 웃으며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황제도 다른 어른들도 겁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 또한 저들 못지 않게 대단한 겁쟁이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무술 대련회였다. 


몇 일 씩이나 이어지는 흥겨운 연회 끝에 각 가문의 아직 혼인을 하지 않은 자녀들이 모두 참가하는 자리로서, 


마지막까지 남는 자녀가 있는 가문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오히려 가문에 먹칠을 할텐데...)


겁이 났다.


대련회에서 크게 실수를 한다면, 분명 어머니에게도 손가락질을 할 터였다.


(나가고 싶지 않아...)


발치에 놓은 창을 발로 굴리며 이런 저런 핑계거리를 대고 있던 나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고민한다 한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거란 걸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창을 들어 눈 앞에 있는 목표를 향해 크게 휘둘렀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는 듯 했다.




6.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무술 대련회가 시작되었다


오랜 여행 끝에 우리 가문의 일행은 수도에 도착했다.


한 가문의 영토는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도는 거대했고, 궁궐 또한 화려했다.


지정된 숙소에 짐을 풀고나니 본격적으로 연회가 시작되었다.


(...가문에 먹칠을 할 바에야, 그냥 방에 있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


눈 앞에 놓은 음식들을 깨작이며 시끌벅적한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다가오는 대련회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아프다고 할까, 아니면 숨어 버릴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 대련회의 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렸다.


(숨는 게... 좋겠어.)


대련회장은 숙소로 향할 때 곁눈질로 본 것이 다였지만, 몰래 숨어있을 만한 곳은 꽤 많아 보였다.


대련회장의 돌 계단 아래쪽에 몸을 숨긴 나는 대련회가 빨리 끝나기를 숨 죽여 기다렸다.


(아렌 오라버니는 참가하지 못하셨겠지... 길들여지지 않은 말을 타다가 팔을 다치셨으니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올 때마다 탈락을 알리는 북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고개라도 내밀어 상황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자칫하다가는 들켜버릴 수도 있는 일이기에 쉽사리 일어 설 수가 없었다.


뭐야, 하도 명성이 자자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 가문 녀석들 별거 아니잖아?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다 말 뿐이었던 게지요! 그나마 저 아렌이라고 하는 녀석이 꽤 실력 있어 보이는데, 팔을 다쳤다 하고... 우리 진 가문의 완벽한 승리가 아니겠습니까?


한 가문의 상대는 진 가문인 것 같았다.


진 가문의 참가자는 큰 소리로 다른 형제들의 실력을 깎아 내리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시지요. 아직 마지막 참가자가 남아 있습니다.


아렌 오라버니의 말이 들려왔다.


마지막 참가자란 나를 얘기하는 것일 터.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7. 난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다


어디 있다는 거지? 도망가 버린거 아니야? 하긴... 불길한 구미호 따위를 지키는 가문의 자식들이 다 그렇지. 하하하!


한 가문 마지막 참가자, 아라 한 입니다.


진 가문 참가자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서며 손을 들었다.


주위에서 또 다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형제들도 얼이 빠진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유일하게 아렌 오라버니만이 내 쪽을 향해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난 아렌 오라버니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혹시 몰라 챙겨왔던 창을 바로 잡으며 진 가문 참가자의 앞에 섰다.


내 상대는 나보다도 체격이 훨씬 커서, 난 한참을 올려다 봐야만 했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창이라고 치기에는 지나치게 큰 무기를 집어 들었다.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아. 알아서 잘 피하라고!


대련의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와 함께 상대는 재빠르게 튀어나와 창을 휘둘렀다.


나 또한 빠르게 창의 위치를 바꿔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체격만큼 힘도 엄청나잖아...? 이대로 정면승부를 할 수는 없어. 분명 내가 밀리고 말 거야.)


난 빠르게 창을 거뒀고, 상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창을 휘둘렀다.


몸을 숙여 간신히 공격을 피한 나는 상대의 틈을 노려 반대 쪽을 공격했다.


큭...


상대는 크게 당황하며 어렵사리 내 공격을 막아냈다.


몇 차례 상대와의 공격을 주고받은 나는 상대의 공격을 맞받아 치는 척 하며 슬쩍 창을 내려 그대로 상대의 옆구리를 베었다.


감히 나한테 상처를 내?


거칠게 창을 고쳐 잡은 상대는 과격하게 창을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


아까보다는 움직임이 커진 탓에 공격을 피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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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입니다!


상대가 자세를 고쳐 잡으려는 찰나 난 빠르게 달려가 상대의 머리 위로 날아들며 창을 들이 밀었다. 


자신의 턱 끝에 와 있는 창을 보며 허탈한 듯 무기를 떨어트리던 상대는 이윽고 자리에 주저 앉았다.


참가자가 탈락했다는 북이 울렸다.


난 제자리에 서서 창을 내리고, 멀리서 날 지켜보고 있는 오라버니를 바라보았다.


그 것 봐요. 얘기 했었죠?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반드시 자신을 드러내 보일 날이 있을 거라고...요?


오라버니는 내 말에 환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 가문은 이 날의 대련회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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