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토리는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
자신의 육체가 지닌 성별-남성-과는 달리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성성에 따라, 즉 여자처럼 귀엽고 예쁘게 꾸미고 싶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여성을 지향하면서도 몸은 남성인 자기자신을 기분 나쁘다고 자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 때문에 연애관계에 있어서도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크게 세 사람간의 관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요시노와의 관계 : 니토리가 요시노를 원하지만, 요시노는 거부.
둘째, 사오리와의 관계 : 사오리가 니토리를 원하지만, 니토리는 거부.
셋째, 안나와의 관계 :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이유로 함께 끌려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결합.


본래 니토리는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해, 그런 자신을 이해해주고 비슷하게 남성이 되고자 하는 여성인 요시노를 좋아했다.
이 관계에서 니토리는 \'여성\'의 위치에 있다. 한편, 시청자들의 눈에 요시노는 \'남성\'에 위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요시노의 성 정체성은 보통의 여자아이들과 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도 역시 보통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여자아이였다.
그러니까 요시노는, 여자가 되고싶어하는 니토리에게 좋은 친구가 되줄 수는 있어도, 진짜 커플이 되줄 수 없었다.

한편, 니토리와 사오리의 관계는 요시노와 정반대의 입장이 적용된다.
즉 니토리는 여성의 입장에서 동성의 친구처럼 사오리를 바라보는 반면에,
사오리는 일반적인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상인 귀여운 남자아이 니토리를 연모한다.
허나 니토리는 정말로 여성이 되고싶어 사람이다. 자신이 남성의 위치에 있는 관계는 전혀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니토리는, 보통의 남녀커플을 원하는 사오리를 연애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에서 안나와 니토리는 굉장히 특수한 관계이다.
니토리에게 있어 안나는, 자신이 동경하는 여성성을 다 가지고 있는 \'소녀\'인 동시에 요시노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반대로 안나에게 있어서 니토리는, 귀여운 \'여동생\' 같은 존재인 동시에 그녀가 멋있다고 느낀 남자같은 면을 함께 지닌 \'소년\'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식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불일치가 묘하게 짜맞춰져서 결합했다.
이러한 부정합 덕분에 니토리의 진심이 드러나자마자 이 커플은 한번 파국을 맞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남성X여성\'식의 성 역할 관점에서 벗어나 더 넓은 의미의 \'서로를 이해해주는 파트너\'로서 재결합된다.


결국 니토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람은,
남성이나 여성의 성적 기호, 혹은 동경에 의해서 끌린 사람이 아니라,
니토리의 일반인과는 다른 입장을 이해해주고 그런 특수한 관계에서도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점에서 사오리와 요시노는,
비록 니토리에게 이성으로서 끌렸거나 그 마음을 이해해주기는 했어도, 그런 특수한 관계로서 함께 있어줄 수는 없었다.

반면에 안나는, 한때 혼란해하기는 했어도 결과적으로
니토리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동시에, 특수한 관계를 감수하면서도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사오리가 아무리 니토리를 좋아해도, 그건 단지 사오리만의 욕심일 뿐이고
상호간의 마음이 서로 매듭을 이룰 수 있던 건 여태까지의 전개 속에서는 니토리와 안나뿐이었다.
그래서 니토리X안나라는, 아무도 생각치 못한 커플이 나와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