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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전쟁이 기정사실이었다해도 연개소문은 비판받아야 마땅하오.

契來慕愛彛吐glamorato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9.18 01:24:46
조회 1021 추천 0 댓글 14












역사서를 상고하여 본다면 당 태종은 당과 원만한 관계를 맺었던 영류왕 시대에 이미 고구려 침공을 마음먹고 있었으나 수말당초의 내란에서 회복되지 못한 탓에 이를 자제하는 내용이 나타나오. 결국 고구려와 당과의 전쟁은 거의 피할 수 없었던 셈이오. 그러한 탓에 당과의 화평정책을 추진하였던 영류왕보다는 일반적으로 대당강경파로 알려졌던 연개소문의 정권이 시의적절하였으며 당과의 전쟁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하였던 변화가 아닌가 하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소. 그러나 당과의 전쟁이 기정사실이었다 하더라도 그 효용성과는 별개로 취급되어야 하며 연개소문을 긍정할 수는 없을듯 싶소. 바로 연개소문의 집권 자체로 고구려의 정치체제가 크게 파괴되었기 때문이오.

연개소문은 정변으로 영류왕을 살해하고 귀족 대신들을 대거 살륙한 다음 보장왕을 세우고 독재정치를 펼쳤소. 이러한 고구려의 정치변화는 밖으로는 고구려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당에게 고구려 침공의 좋은 명분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안으로는 고구려를 멸망의 시기까지 내분으로 빠뜨리는 계기를 조성하게 되었던 것이오.

혹자는 왕의 독재이든 막리지의 독재이든 고대 사회의 독재는 매한가지인데 무엇이 문제겠는가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오만 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정권을 영속적으로 유지시켜줄 수 있는 \' 정통성의 확립 \'이오. 가뜩이나 소략한 현존하는 사료가 연개소문에 불리함을 감안하더라도 연개소문의 정변이 어쩌면 당과의 전쟁에서 제대로 대처할 능력을 보유하였을지도 모르는 정통 군주( 그 군주가 대수전쟁의 영웅 고건무라는 점과 그 또한 천리장성 수축 등으로 노력하였으며 마냥 멍청히 있지 않았음을 상기하시오. )를 제거한 정통성이 결여된 무리한 정치구도의 파괴였음은 부정할 수 없소.

게다가 연개소문의 이후 행적을 살펴보면 그나마 정통성의 결여를 보완해줄 수 있는 정치개혁은 그다지 보이지 않고 반대로 아들 연남생, 연남건, 연남산이라던가 동생 연정토에게 힘을 실어주는 등 전형적인 족벌정치의 노선으로 흐르고 있소. 이러한 연개소문의 무리한 행동은 연개소문 생존시부터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소.

비록 고대 사료가 기록이 소략한 관계로 자세한 정황을 알기는 어려우나 대수전쟁의 기록과는 달리 대당전쟁의 기록에서는 요동성의 경우와 같이 성 내의 내분이라던가 백암성의 경우처럼 아예 성이 통째로 항복하거나 대당전쟁 이전 연개소문에 대항하였던 안시성성주 등과 같이 내부분열의 증가를 엿볼 수 있으며 고구려는 전쟁수행에 있어서 대수전쟁과는 더 심해지는 난황을 겪게 되오.

다행히 연개소문 생존시까지는 이러한 내부분열의 문제가 심각하게 표출되지는 않았소만 연개소문 사후 그의 후계자였던 그의 가족들에 이르러 내부분열의 문제가 대대적으로 터져나오게 되오. 이후의 일은 아는 바와 같이 형제들과의 대결에서 패하여 축출되었던 연남생이 당의 앞잡이가 되었으며 연정토는 영토를 분할하여 신라로 투항하는 등의 콩가루스러운 자폭으로 고구려를 멸망시키는 역사적 사실로써 종결되었소. 비록 연개소문은 그 전에 이미 사망하였으나 이 결과야말로 연개소문이 뿌린 씨앗이 거둔 진정한 열매이며 연개소문의 사생아요. 연개소문은 고구려 멸망을 막은 인물이었으나 그 점에서 고구려 멸망의 인물( 오죽하면 삼국유사에서 연개소문을 고구려 멸망을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는 설화가 붙었을까. )이기도 하며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소.

역사적 사실을 살펴본바 연개소문과 가장 유사한 역사적 인물들로는 아마도 최씨와 임씨무신정권이라 사료되오. 비정상적인 출발, 군주 위의 초월적인 권력자, 전형적인 족벌정치와 권력세습, 경직된 내외관계, 정권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말아먹은 비극적인 결말 등. 다만 고려 무신정권과는 달리 연개소문에서 긍정적인 점은 외세의 침공을 - 나중에는 그나마 퇴색하지만 - 격퇴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연개소문의 능력뿐만 아니라 고려와 고구려의 국력차이 또한 감안해야만 할 것이오.

연개소문은 그 자신만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치능력뿐만 아니라 사수대첩의 예와 같이 직접 군을 통솔하고 적군을 궤멸시킬 군사적 능력( 일절 기록이 없는 후대 \' 무신정권 \' 후배들과는 달리 ) 또한 겸비하였으며 적대국인 중국에까지 기억이 전해내려오는 비범한 인물이오. 그러나 그의 등장과 정권수립은 고구려의 정치체제를 진퇴난양으로 몰아넣었으며 그와 그의 정권을, 그리고 고구려마저도 주박( 紂縛 )에 걸어놓고 말았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고려하건대 연개소문은 영웅이라기 보다는 효웅이며 삼국사기에서의 고구려와 연개소문의 역사적 평가는 지극히 타당한 평론이었다고 사료되는 바이외다.


( 고구려의 ) 처음과 끝을 보면, 위아래가 화합하고 많은 무리들이 화목할 때는 비록 대국이라도 빼앗을 수 없었는데, 나라에 대해서 불의하고 백성에게 어질지 못하여, 무리의 원망을 일으키는 데에 이르면 무너져 스스로 떨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맹자(孟子)는 이렇게 말하였다.

『하늘의 때와 땅의 이로움이 사람의 화목만 같지 못하다.』

좌씨(左氏)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라가 흥하는 것은 복으로 말미암는 것이고, 망하는 것은 화로 말미암는 것이다. 나라가 흥할 때에는 백성을 대하기를 자기가 상처를 입은 것같이 하니 이것이 그 복이요, 나라가 망할 때에는 백성을 흙이나 풀과 같이 보니 이것이 그 화이다.』

이 말들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릇 나라를 가진 자로서, 포악한 관리가 윽박지르고 권세가가 함부로 거두어 들이도록 내버려 두어 인심을 잃는다면, 비록 잘 다스려 어지럽지 않게 하고, 보존하여 망하지 않게 하려 해도, [이것이] 어찌 억지로 술을 먹고 취하기를 싫어하는 것과 다르겠는가?

-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제 10 -


* 주: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한문뿐일 때에는 한글을 첨부하였음. 예) 淵蓋蘇文 -> 연개소문( 淵蓋蘇文 )

( 史臣(사신)이 ) 논( 論 )하여 가로되, 송( 宋 )의 신종( 神宗 )이 왕개보( 王介甫 : 安石(안석)와 고사( 故事 )를 논( 論 )하여 말하기를 “ 태종( 太宗 )이 고구려를 치다가 어찌하여 이기지 못하였는가 ” 하니, 개보( 介甫 )가 “ 개소문( 蓋蘇文 )은 비상( 非常 )한 인물이었습니다 ”고 하였다. 그런즉 소문( 蘇文 )은 역시 재사( 才士 )인데, 곧은 도( 道 )로 나라를 받들지 못하고 잔포( 殘暴 )를 마음대로 하여 ( 마침내 ) 대역( 大逆 )에 이른 것이다. 춘추( 春秋 : 公羊傳(공양전))에 “ 임금이 시해( 弑害 )되었는데, 적( 賊 )을 토벌하지 아니하면 나라에 사람이 없다고 한다 ” 하였다. 소문( 蘇文 )이 몸을 온전히 하여 집에서 죽은 것은 가위 요행으로 면하였다고 할 수 있다. 남생( 男生 )  · 헌성( 獻誠 )은 당황실( 唐皇室 )에 알려지기는 했지만, 본국( 本國 )으로 말한다면 반역인( 叛逆人 )이 됨을 면할 수 없다.

- 삼국사기 열전 연개소문( 淵蓋蘇文 ) -

추신: 역사적 사실과 같은 상황을 회피하려면 연개소문은 그의 집권 자체를 무효화하던가 최소한 자신의 후계구도를 명확히 설정하여야만 했소. 헌데 연개소문은 정변 직전 영류왕의 정치공세로 숙청의 위기에 직면해 있었소. 어느 누가 자신의 숙청을 두손 처매고 받아들이겠소?( 연개소문이 스틸리코라면 또 모를까. 허나 스틸리코 같은 충신 혹은 돌대가리는 거의 없다. ) 후계자 문제 역시 연개소문은 임종에서야 삼형제에게 화합의 유언을 남기는 수준에서 별반 대안이 없었던듯 싶소. 후계구도설정을 위하여 자신의 정치기반이기도 한 자신의 혈육에게 정치제한을 가한다면 당장 돌아오는 것은 연씨족벌체제의 약화일터이니까. 결국 연개소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이오. 물론 그 점이 망국의 결과를 갈음하는건 아니지만 말이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나머지 단추 또한 잘못 꿸 수 밖에 없는게요.

추신 2: 참고로 연개소문의 집권을 혁명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왕왕 보이는데 \' 혁명 \'하고 \' 정변( 쿠데타 ) \'는 엄연히 다르며 연개소문은 국체를 변화시키거나 사회변화를 일으킨 것( 혁명 )이 아니라 민중의 지지와는 별 상관없이 지배계층으로써 무력으로 동일 체제 내에서 정권을 교체( 정변 )했을 따름이오. 연개소문의 집권이 혁명이라면 아마 박정희나 전두환의 집권도 혁명이라고 정의해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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