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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남자 9회 - 부서져가는 여인들

샤하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7.11 05:13:55
조회 1437 추천 0 댓글 20



다시 내리는 비

 

태라가 옷도 벗지 못한 채 쏟아지는 물에 몸을 맡기고 있다. 물방울이 튈 때마다 느껴지는 찰나의 기억들...

태라는 자신의 일상을 부숴 버리려는 위험한 남자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손길이 더욱 따스했던 차가운 빗 속의 감촉들을 다시 되새기려는 것일까.

 

잡아주기를 바랬던 남편의 냉담한 태도에 더욱 진동이 커지는 태라의 마음에, 건욱은 말 없는 파문을 또 한 번 일으킨다. 감정의 파문이 중첩되면서, 이젠 수면 전체가 무섭게 떨리는 그녀의 마음을, 오연수는 끓어오르는 눈빛과 격렬한 몸짓으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표현해 낸다. 사실 9회에서 태라의 마음을 잘 표현해 내던 것은, 비단 키스신 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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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말에 당황하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습관. 태라의 습관으로 굳어진 이 동작이 상황에 대해 모두 말해준다. 차가운 걸 싫어한다던 태라가 얼음물을 들이키는 장면, 집에 들어온 건욱을 보는 순간부터 돌처럼 굳어버려 미동도 하지 못하고 눈으로만 그를 쫓는 장면, 소담이에게 너무도 자상한 건욱을 황홀하게 바라보는 장면, 당당하게 건욱을 좋아한다 말하는 모네를 안타까운 듯, 부러운 듯 바라보는 미묘한 감정을 담은 장면까지.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지 않은 태라의 감정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런 세심한 연기들 덕분이 아닌가 싶다. 건욱의 손길이 닿은 곳 어느 하나 잊지 않고 기억해 버리는 몸은 그를 보기만 해도 세포 하나하나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그의 눈과 입과 손이 어딘가 일찍이 맛보지 못한 세계로 초대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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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 일가라는 얼음성 안에서도 가장 모범적이었던 태라는, 이미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애써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고, 얼음물을 마시며 평정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불씨는 지펴졌고, 얼음은 안으로부터 녹으며 조금씩 금이 가고 있는 것을.

 

 

 

 

벗을 수밖에 없는 왕자의 가면

 

한 남자가 점술가의 가면을 쓰고 있다. \'당신의 운명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신비로운 그가 마법처럼 말을 건다. \'이곳에서 당신이 가장 아름답네요.\'

 

곧 그가 그녀의 운명을 알려준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게 될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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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라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준 가면무도회 씬은 절로 탄성이 나올만큼 아름답고도 치명적인 씬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보여지는 내용 외에 자꾸만 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내 못된 습관일까.

 

왕자와 거지, 그 말 그대로 백조같은 흰 옷의 홍태성과 까마귀같은 검은 옷의 심건욱이 등장한다. 흑백으로 운명이 갈리긴 했지만, 태성과 건욱은 쌍둥이처럼 키도 몸매도 닮았다. 가면 하나로 모두를 속일 수 있을 만큼. 왕자의 짖궂은 장난에 장단을 맞춘 거지소년 건욱은 거울을 보며 "홍태성...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 라며 또 한 번 홍태성의 흉내를 내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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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가 저지르는 것은 술을 붓고 컵을 깨뜨리는 것만이 아니었다. 홍태성의 옷을 입고, 홍태성이 된 그가 누나인 홍태라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패륜.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일을 저지른 건욱은 과연 태라의 마음을 깨뜨린 것에 만족하고만 있을까. 종이학에 적은 \'태라 누나\'를 유혹하고 과연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을까.

 

원하는 대로 망나니 왕자 역할을 즐기던 것도 잠시, 거지소년은 사랑하는 소녀가 거지왕자와 다정한 모습을 보게 된다. 영원히 이 가면을 쓸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해야 마땅한 이런 때, 가면을 벗어버리고 싶게 만드는 재인 때문에 건욱의 눈에는 아쉬움과 슬픔이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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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있는 적

 

건욱에게 재인은 위험한 도박이 아닐까. 그녀를 홍태성에게 보낼 때마다 신경질적이 되어버리는 건욱을 보면, 이미 그녀는 건욱의 아킬레스건이 된 느낌이다.

 

재인은 건욱이 평상심을 잃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위험하고, 그의 적인 태성을 성장시키기에 더욱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도와주는 것, 아니 어쩌면 이용하는 이유는 결국은 그녀가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마지막 이유가 가장 위험하다. 재인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들어줘야 하게 되어 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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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에 철딱서니 없는 인간인 줄로만 알았던 태성이 의외로, 건욱의 성과를 아버지에게 알리고 회사에 입성하게까지 도와준다. 모네 때문일까, 아니면 친구 없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일까. 어쩌면 신여사의 심사를 긁을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남의 공을 가로채지는 않는 정직함이 보이는 장면이었다.

 

재인을 병원으로 데리고 간 처음 모습은 식상한 전개의 로맨스물에서 나오는 대책 없는 남자였지만, 재미있게도 드라마 \'나쁜 남자\'의 현실성 안에서 태성은 아주 현실적인 작은 기쁨을 맛보며 철이 든다. 처음으로 사랑했지만, 지켜주지 못하고 선영을 떠나보내야 했던 때와는 달리, 태성이 재인의 보호자가 되어 그녀를 돌봐주고 뿌듯한 마음을 느끼는 것을 보니 앞으로 더욱 더 철이 들고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물론, 재인의 의도를 알고 나서 얻게 될 상처마저도 그의 성장에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렇게 성장하는 적을 눈 앞에 두고,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많은 건욱. 혼자서 헤쳐나가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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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가는 여인들

 

시퍼렇던 신여사의 칼날이 하나둘 이가 빠질 조짐이 보인다. 그저 무시해버렸던 사건들의 조각이 맞춰지면서, 입맛쓴 기억이 되살아나고, 결국 그 안으로 신여사를 뛰어들게 만든다. 적극적으로 \'그 아이\'를 찾는 사람은 이제 홍태성과 신여사, 둘로 늘었다.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을 뿐인 무신경한 모네에게도,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틀리지 않을 불길한 예감. 여전히 그녀의 마음은 건욱을 향해 있지만, 어쩐지 전처럼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는 여전히 말 없이 나타났다 말 없이 떠난다. 회사에 발령나고 며칠이 지났어도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서 들어야 하는 모네의 심정은 조금 착잡할지도 모르겠다.

 

건욱으로 인해 이미 큰 금이 가버린 태라는 벌써 바스락, 부서져가고 있다. "지독해" 이 말 한 마디로 건욱이 자신의 목표를 모두 이루었음을 증명해주는 그녀의 모습에 건욱은 흡족했을까. 그가 태라에 대해 이용하려는 감정 뿐이라고 한다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욱과 마주쳤을 때 익숙하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는 태라의 모습은 조금 우스워보였을 것이다. \'너무 쉽군...\' 그런 마음이 들었을지도.

 

재인의 순수함도, 그날 밤 대부분 깨어졌나 보다. 홍태성을 앞에 두고도, 건욱이를 팔고 홍태성과의 추억을 팔아 유혹하는 모습을 보며, 하늘의 별을 조그만 손으로 잡던 재인이 생각나 씁쓸하다. 건욱과의 데이트에서 자기도 모르게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내게 될 만큼 다감하고 진솔했던 그녀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공허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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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욱의 여정은 이제 출발선 상에 섰다. 선영에게, 부모님에게 다짐을 하고 돌아왔고, 앞으로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조금 금이 가기 시작한 그녀들의 마음을 부서뜨리는 일은 더욱 비참하고, 괴롭고, 슬프고, 처절해야만 할 것이다. 홍씨일가가 느끼는 지금의 텁텁한 감정들은 약과에 불과하다. 그가 오랜 동안 느꼈왔던 감정들을 되갚아주기에는 아직도 한참 모자르니까.

 

하지만, 건욱과 관련된 여인들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그 부서져버리고 말 모습들이 벌써부터 안쓰러워진다.

그리고 그녀들의 마음을 끝내 부서뜨려 삼켜야 하는 건욱 역시 애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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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은 정전일 때가 좋다는 그런 거...
http://blog.daum.net/shahar/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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