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님, 김종필 국무총리님, 김영삼 대통령님, 정주영 회장님

친구사이로 등장하다

방송이나 지면을 통해서 싸우시기도 하고 같은 편이 되시기도 하고

칭찬도 하시고 악담도 하시던 이분들을 보며

저분들이 같은 반에서 친구로 지내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지금 모습을 거슬러 올라가 교복을 입혀 학교 교실에 앉아있다면

학교 일들을 척척 해내며 우리의 아이 때와 똑같이 개구지고 소박한 친구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평생 진짜 친구처럼 지낼 수 없었던 그분들을

까까머리 친구로 이어주고 싶었다

우리 주변의 사람을 담아내는 애니메이션에 복고영화가 아니라 부정해도

어쩔 수 없이 바탕이 되는 70년대 80년대 초를 치열하게 사신 분들 그 분들들 또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분들이었다.

다만 그분들의 어린 날을 맘대로 상상하여 그 분들이 어른으로 살은 시절에

같은 학교에 같은 복도에 데려다 놓았다.

서울에서 전학 온 아이에게 친구를 밀치고

예쁜 애가 읽는 시이기에 무슨 뜻인지 몰라도 호들갑 떨고

다칠지도 모르는 실험을 하는 친구에게 영희랑 놀아야 한다는

실없는 농담을 건네는 친구들

그 분들 모두 어린 날들이 있었고 힘든 청춘을 견디어 오셨다

그저 한번 웃으며 그 분들이 진짜 고등학교 까까머리 친구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웃음 한번 지어보셨으면 한다.

눈썰미 좋은 분들이 명찰에서 위에 분들의 이름을 발견하고

혼자 풋 웃으시며 잠깐이나마 즐거운 상상에 동참하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