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기우님이 올린 패튼 연설을 보다가 - 언어도 전쟁 전투의 주요수단

cleve(65.43) 2007.06.15 11:41:03
조회 1117 추천 0 댓글 7


사진은 시실리 침공 공수작전 2파인 82공수사단 504공수연대 D중대의, 비행기 탑승전의 북아프리카 튀니지 비행장에서의 모습입니다. 1943년 7월 11일...

========================================
예전에 이라크에서 미군들이 포로들을 학대하고 고문하고 성폭행을 가한 것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죠. 하지만 사실 전쟁의 참상에 비교하면 이 같이 공개된 잔학행위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을 것일 뿐 아니라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라크전이 시작된 후 이라크에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와 여성들이 무참하게 죽어갔는지. 이라크 포로 학대 고문은 드러난 사태이기 때문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심한 잔학행위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죠.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에게 있어서 지상명제는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미군들은 이라크 포로들을 잡고, 호송하고, 수용하고, 심문하고, 다루면서‘이라크인(Iraqi)\' 또는‘이라크 전사(Iraqi Fighter)’라는 말 대신 주로 물건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인 ‘이것, 저것(it)\'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포로 수용소에 있는 군인과 저항세력 이라크인들을 사람이 아니라 물건으로  봤기 때문에 죄책감도 없이 추행을 웃으면서 저지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전쟁은 총과 대포 같은 무기로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언어(language)는 다른 어떤 무기보다도 더 위력이 있습니다. 아니 실제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로 사전 작업을 하지 않고서는 전력과 사기가 생겨나지 않죠.

심지어는 전쟁의 명분을 확보하는데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국가나 종족이나 전쟁을 하기 전 적을 지칭하는 특별한 용어를 만들어냈고, 전쟁의 대상을 지칭하는 특별한 용어를 만들어냄으로써 병사들의 살인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있고 전의를 북돋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역사에서 언어가 전쟁의 한 부분으로 등장한 것은 독립전쟁 때입니다. 대륙에서 건너온 영국군들은 당시 선진 군사시스템과 무기를 갖고 있었는데 미국 대륙에 정착하고 살던 유럽계 백인들, 물론 그 때는 영국의 식민지 백성이었지만 이들을 ‘양키(Yankees)\'라고 불렀습니다. 왜 양키라고 불렀는지는 아직까지도 주장이 분분하지만 초기 이민자들이 살던 북동부의 뉴잉글랜드 지역에 살던 식민지 백성을 부르던 데서 시작해 영국군들이 독립전쟁 때 식민지 주민과 군대를 모두 이렇게 불렀다고 하네요.

이후 양키라는 말은 다시 남북전쟁 때 남군이 북쪽에 사는 사람들과 군대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로 자리 잡았고, 이어 미국이 대외적으로 팽창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미국에 반감을 갖고 있는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인들을 혐오스럽게 부르는 이름이 됐구요. 그러나 양키스라는 이름이 나쁜 쪽으로만 사용된 것이 아니고 독립전쟁 당시에 이미 ‘양키 두들(Yankee Doodle)’이라는 민요가 국가처럼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도 미 프로야구의 유명 구단 이름에도 뉴욕 양키스가 있는 건 잘 아실테구요.

미국이 대외 전쟁을 치르면서 만들어낸 언어 중에 하나가 2차대전 때 만들어낸 ‘잽(Jap)\'입니다. 이 잽이라는 말은 ‘일본인(Japanese)\'의 앞 부분을 따서 만든 것이죠. 그러나 잽이라는 말의 영어 뜻에는 ‘잽(jab)’라고 해서 복싱에서 펀치를 짧고 빠르게 때리는 것, 또는 총검술을 할 때 총검을 한번 찌른 뒤 빼지 않고 다시 한번 찌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용어가 모두 합쳐져서 잽이라는 말이 쓰여졌을 테지만 그 당시 미군들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무기나 화력에서 뒤지는 일본군을 잽이라는 경멸적 용어로 불렀습니다.

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 포로들을 물건을 지칭하는 용어인‘it’로 불렀다는 것과 함께 미군들이 이라크인을 부를 때 쓴 또 다른 용어는 ‘햇지스(Hadjis)\'입니다.

이것은 종교적으로 대단히 불량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라크인들을 비롯해 이슬람교도들은 일생에 한번 메카를 순례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생각하고 있는데 보통 이슬람교도로서 메카를 순례하는 것을 ‘햇지(hagj)\'라고 하고 이렇게 메카 순례를 마친 사람 특히 나이들거나 존경받을 수 있는 위치의 연장자를 ‘햇지이(Hadji)\'라고 부릅니다. 미군들이 이라크인이나 저항세력 또는 이슬람교도들 아무나 가리지 않고 ‘햇지스’라고 부르는 것은 종교적인 경멸의 뜻도 담고 있죠.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미군 병사들은 아무도 보통의 이라크인과 저항세력 병사를 이렇게 부르지 않을 겁니다.

보통‘적(enemy)’이라는 말 대신 이같이 전쟁 상대의 외형적 특징이나 관습, 전통 등을 빗대서 특별한 용어를 만드는 것은 적이 자신들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내면 의식에 주입하기 위한 것이죠. 이렇게 해야만 전쟁터에서 행해지는 살인행위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게 되고 심지어는 사람의 생명을 더 많이 뺏는 것이 명예로운 일로 칭송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용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선과 악으로 반드시 나눠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 어느 지역 어느 역사를 막론하고 이렇게 자신들 국민, 종족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국민 또는 종족 등을 혐오스러운 용어로 불러 결과적으로 내부적 단결과 전쟁의 무용을 부추켰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미국역사의 중간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와 로마의 경우 동쪽과 북쪽에 사는 이민족들을 ‘바바리안(Babarians)\'라고 불렀죠. 바바리안이라는 말은 어원학적으로 ‘babble(서투르게 지껄이는 말)’ 또는 ‘bar-bar(목책, 기둥들)’ 등에서 나온 말입니다. 자신들 주위에 살던 이민족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통 전시나 평상시에 목책과 기둥을 놓고 대치하던 것에서 만들어진 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나중에는 보통 명사인 babarians(야만인)가 됐지만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이렇게 이민족을 야만족이라는 말로 부르는 것으로 인해 집단 구성원 전체의 마음 속에 “이민족은 정벌해도, 살육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전투적 집단 최면을 심었습니다.

영국이 급격히 팽창하던 19세기말 영국인들은 베트남인들을 ‘슬롭스(slopes)\' 또는 ‘슬랜츠(slants)\'라고 부르고 또 한국인들을 ‘국스(gooks)\'라고 불렀습니다. 슬롭스나 슬랜츠는 경사졌다는 의미인데 영국인들은 과거 극동 사람들 곧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사는 사람들의 눈이 경사지게(가늘고 경사지게) 보인다고 해서‘슬로피 아이드(slope eyed)\'라고 부르기도 했구요. 한국인들 부른‘국스’라는 용어는 ‘한국’의 끝자인 ‘국’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와 또는 흰색 옷을 많이 입고 덩치가 작고 걸음걸이가 느렸기 때문에 ‘거위(goose)’라는 말을 변형시켜서 불렀을 가성도 있습니다.

한편 2차대전 때 영국은 독일군을 ‘훈(Hun)\'이라고 불러 4~5세기 경 유럽을 침략한 동방의 유목민족과 동일시해서 적의를 불태웠고, 프랑스인은 개구리를 의미하는 말인‘프로그(Frogs)\'로 불렀습니다.
한편 훈족은 현재의 헝거리인들이 주류인데 (로마제국을 위협한 훈과 아틸다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훈족은 한국인과 몽골인의 핏줄인 크고 하나고 하늘이라는 의미를 가진‘한(또는 칸)’에서 온 민족 이름이죠. 이 때문에 헝거리어와 한국어는 우랄 알타이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구요.
또 Band of Brothers에서 독일군을 경멸하는 의미로 "Krauts" (식초에 절여 발효시킨 양배추절임)라고 부른 건 잘 아시죠?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모태 솔로도 구제해 줄 것 같은 연애 고수 스타는? 운영자 25/07/21 - -
113340 우리 어머니 아버지 보고있는데 주인공으로 나오는 빌헬름말이야 ㅇㅇㄹㅇ(183.96) 14.03.09 87 0
113337 근데 미군은 독일군과 일본군 중 어느 쪽을 더 두려워했음? [6] 맥스4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8 586 0
113335 음. 어그로끄는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7 54 0
113333 우크라이나 디폴드건으로 얘기가 많아서 이대갤 오랜만에 들려봤는데 [1] ㅇㅇ(59.11) 14.03.07 104 0
113330 미친 망갤이냐?? [1] ㅇㅇ(165.132) 14.03.07 121 0
113329 전격전의 전설 읽어보니 재밌는데 [4] ㅁㄴㅇㄹ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7 238 0
113327 2차세계대전당시 일본이 연합군이었다면 [1] ユドンフン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7 227 0
113326 2차세계대전에관한 책 추천좀 [3] 키라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7 187 0
113324 왼쪽에서 두번째 어디서 많이 본분같은데요 [2] ㅇㅇ(223.62) 14.03.06 176 0
113317 나치당 최고의 미남은? 맥스4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6 344 0
113315 나치와 한국의 공통점과 차이점 [3] 구키 마도카(210.107) 14.03.05 241 1
113314 [ ■ 제국주의 국가를 옹호하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깔 자격은 있는가? ■ [1] 안도 마치(210.107) 14.03.05 119 0
113313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본의 반한감정은 그렇게 세지않아 사토미 시하루(210.107) 14.03.05 508 0
113312 신오쿠보 한국인 비하낙서는 재일의 자작극wwwwwwwwwwwwwwwwww 사가라 시즈무(210.107) 14.03.05 170 0
113311 백인 사회에서 생활 해 보면서 느낀 한국과의 차이점 하나. [4] 쿠도 미레이(210.107) 14.03.05 363 1
113310 한국은 80년대까지도 신문에 일본해라고 썼음 [2] 키류 하지메(210.107) 14.03.05 168 0
113309 합병 시기 일본인들의 고생을 알 필요가 있다. 히메키 치후유(210.107) 14.03.05 113 0
113308 러샤와 우크라이나가 전쟁하면 필참전할끼다 타카나시사유미(210.107) 14.03.05 82 0
113307 역시 우수한 선진국민이 보기엔 헬조센은 쓰레기 나라가 맞다.TXT [3] 쿠시카와하토코(210.107) 14.03.05 157 0
113306 한일합방이 불법이라고 해도 왜 70년전 옛날일 가지고 반일을 하냐 [1] 칸자키 토모요(210.107) 14.03.05 89 0
113304 【31 운동】 일제는 천사와 같이 상냥했다(^○^) [1] 안도 쥬라이(210.107) 14.03.05 116 0
113303 한국은 일본에게 사죄와 배상을 해야한다 [1] 미카리 란카(210.107) 14.03.05 91 1
113302 일제 식민통치라고 부르는게 아니다 아쿠츠 유코(210.107) 14.03.05 44 0
113301 한일병합때 서방언론들은 일제히 다 환영했는데 뭔 눈물을흘려 리즈릿L.첼시(210.107) 14.03.05 95 0
113300 31 운동은 1919년에 일어난 폭동 (^○^) [1] 카부라키 효고(210.107) 14.03.05 118 0
113299 한국에서 일제시대에 관한 진실을 말하면 [1] 키사라기 사에(210.107) 14.03.05 119 0
113298 센징들은 왜 일제시대만 욕하냐?? [1] 시마무라 유(210.107) 14.03.05 159 0
113297 조센징들은 항상 자기의 입장에서만 정의이고 반드시 맞다고 생각한다 [1] 마사키 타이조(210.107) 14.03.05 105 0
113296 일본은 타국을 침략했던 적은 없다. (^○^) [1] 쿠자키 린코(210.107) 14.03.05 140 0
113295 일제가 아닌 다른 열강의 지배를 받앗으면 어땟을까 진구지 쿠에스(210.107) 14.03.05 56 0
113294 일본하고 중국은 '조선반도'라고 부른다. 한국만 한반도라 자칭함. [1] 야코인 히츠기(210.107) 14.03.05 162 0
113293 한국의 미래를 예측한다.  (^○^) 아마카와 유토(210.107) 14.03.05 122 0
113292 일제시대 조선말 탄압도 개구라였네 WWW 노이하라히마리(210.107) 14.03.05 82 0
113290 일본제국 만세!!!! [2] 오다 나카다시(112.158) 14.03.04 115 1
113288 김구가 테러리스트라구요? 사전적정의가지고 말장난 치시네요. [5] 오마모리히마리(117.16) 14.03.03 171 0
113287 템페스트,V1 [1] 생사확인(223.62) 14.03.03 114 0
11328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했다는데 [3] 나치(58.29) 14.03.03 200 0
113278 1,2차대전 관련 저서 돌구7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2 95 0
113277 일본서기는 조작인가? [1] 스펀지송(119.75) 14.03.02 192 0
113276 유대인 학살은 히틀러의 짓이 아니라 나치독일만세(61.106) 14.03.02 285 0
113274 2대갤이 왜 이모양이 되어 있나? [1] 허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2 267 0
113271 꿈틀대는 대동아 - 곧 만나는 팔굉일우 세상. 때릴꺼야?(119.67) 14.03.01 153 0
113270 영국은 종가집으로 미국뒷꽁무늬 따라다니는게 ㅗㅗ(121.182) 14.03.01 111 0
113269 오랫만에 왔는데 여긴 여전하군요 야므닉(155.158) 14.03.01 103 0
113268 광팔이글 사진있다고 왜 안뜨냐 촌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1 80 0
113257 사실 독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11] ㅇㅇ(110.47) 14.02.28 329 1
113255 그 국력으로 그럼 뭘했지? [3] 가지나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28 138 0
113252 여기첨왔는데 [11] 캡틴 아메리카(61.99) 14.02.28 227 0
113238 수용소년들 왜삼? [2] 핵대중(223.28) 14.02.27 260 0
113237 5만명 대 50만명의 차이? [1] 스펀지송(119.75) 14.02.26 591 0
뉴스 스티브 잡스 딸 ‘92억’ 초호화 결혼…남편 ‘이 사람’ 깜짝 디시트렌드 07.2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