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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 초반의 풍경 - NKVD의 미친듯한 테러발작

사하로프-솔제니친(125.131) 2007.06.24 00:16:25
조회 2201 추천 0 댓글 8




스탈린의 대숙청은 이미 1927년 야코프 블룸킨의 처형에서 시작되었고 1930년대의 농업집단화 강행으로 그 기반을 다졌으며 1934년 12월 키로프 암살사건으로 뇌관에 불을 당겼습니다. 1936년~1938년의 일련의 반혁명사건들은 대숙청의 과정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군부는 다른 조직들보다도 더 지독하게 숙청에 시달렸죠. 모든 군관구 사령관, 군관구 참모장 및 대리의 90%, 군단 및 사단장의 80%, 참모장교 및 참모장의 90%가 해임되었습니다.

1937년 5월부터 1938년 9월까지 총 3만6761명의 육군과 약 3000명의 해군장교가 처형당했고 장성급 고위장교 837명의 지휘관 중에 720명이 숙청당했습니다. 이런 숙청은 정치위원들이 군간부를 고발하는 식으로 이뤄졌으나 고위급 정치위원들도 85명 중 71명이 처형되었습니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나 콜 오브 듀티에 등장하는 정치위원들이 결코 여유만만하게 독전대 노릇이나 한것은 아닙니다. 본인들도 끝까지 숙청당할 위험에 놓여 벌벌 떨었죠.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사상 앞에 처형당하니 만족한다" 이딴 신념 없으면 정치위원, 독전대도 못해먹을 짓입니다.


1.개전 직후 NKVD의 테러

6월 22일 개전 직후 독일군의 진격속도는 1939년 폴란드전선과 맞먹고 1940년 베넬룩스, 프랑스전선보다도 빠른 그것이었습니다. 6월 28일에 국경선에서 3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민스크가 함락될 정도였으니 대충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가겠지요. 소련군의 국경수비대나 NKVD, OGPU 요원들은 모스크바와의 연락이 끊어지고 알아서 도망치든지 죽든지 선택해야 했습니다. 국경수비대와는 달리 엔까베데에게는 귀찮고 역겨운 임무가 또 하나 있는데 폴란드, 발트3국, 우크라이나의 정치범들을 처형해야하는 것이었죠. 그건 중앙의 지시가 없더라도 알아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국경지대의 엔까베데들은 본인들도 너무나 황망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발작적으로 처형을 감행했습니다. 스탈린 체제에서 정신이 마비되어 버린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었지요.

- 르비브: 1941년 6월 23일 ~ 6월 28일 동안 4천명이 살해되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그냥 수류탄을 투척해 죽였죠. 생존자는 대략 270여명.
- 브르제차니: 1941년 6월 22일 ~ 7월 1일 폴란드인 3백명과 더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인 피살
- 고르드노: 비교적 빨리 독일군에게 함락되어 1천7백명의 수감자는 처형을 면했습니다(그들이 독일군으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았을지)
- 비텝스크: 6월 24일 엔까베데의 손아귀에 의해 800명이 처형되었습니다, 주로 폴란드인
- 빌뉴스: 리투아니아 민족주의자들이 많이 수감되어 있었지요. 루키슈키 감옥에서는 수감자들을 감방안에 가둔채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려 살해.
- 체르벤: 민스크 주변의 도시입니다. 6월 24일부터 민스크 함락 하루전인 27일까지 수천명 처형
- 비니차: 우크라이나의 중급도시로 9천명이 처형되었죠. 이곳은 히틀러의 대본영 중 한곳으로 쓰입니다.
- 루트스크: 역시 수백명이 처형됨
- 라이네이: 리투아니아의 도시로서 이곳에선 독일군 침공 직전에 반소련 독립항쟁이 일어났습니다. Telšiai 감옥에 갇혀있던 가담자 79명이 6월 24일 밤에 라이네이 숲속에서 살해되었습니다.
- 타르투: 에스토니아 역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처럼 격렬한 반스탈린 운동이 있었고 그 대가로 7월 9일에 250명이 타르투에서 사형됩니다
- 비례카: 6월 24일에 집단처형이 있었습니다
- 삼보르: 570명이 살해되었습니다


전쟁 처음 며칠동안의 살인극은 카틴숲과는 달리 치밀하게 사전계획된 학살이 아니었습니다. 엔까베데 대원들은 격분, 두려움, 절망에서 나온 발작적인 보복폭력에 몸부림쳤습니다. 일반범이나 재판 대기자들마저 모조리 처형되었습니다. 독일군이 감옥문을 열었을 때 이 시신들은 잔혹하게 난도질되어 있었으며, 수많은 수감자들이 목 뒤에 총을 맞고 죽기보다는 고문 끝에 죽음을 당했습니다. 6.25 개전 직후 보도연맹원, 좌익수감자들에 대한 대량처형을 상기하면 될 것입니다.

개전 초반 며칠 간의 테러로 3만명 내지 4만명(서부 우크라이나에서만 1만명)이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7월에서 9월까지 엔까베데와 게페우가 시간을 좀 가질 수 있는 곳에서는 수감자들이 죽음의 행진을 강요당하며 이리저리 끌려다녔는데 이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았습니다. 그나마 국내 깊숙한 곳의 수용소에서 풀려나 형벌대대로 돌려진 사람들이 이들에 비하면 행복한 것이라 할까요?


1. 리처드 로드, Masters of Death: The SS-Einsatzgruppen and the Invention of the Holocaust (2002)
2. 고트프리트 슈람, 만프레드 자이츨러
3. 리처드 오버리 저, 류한수 씨 역, <히틀러와 스탈린의 전쟁>
4. 안토니 비버 저, 안종설 옮김, <여기 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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