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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당시 소련의 경제력이 허접했던 것은 아니야

굉장한놈 2005.08.24 23:45:20
조회 1986 추천 0 댓글 67




1917년 볼세비키 혁명 이후 소련은 더이상 경제적으로 후진국이지만은 않았어. 농업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짜르 체제의 제정 러시아는 산업화라는 것을 우습게도 공산주의 혁명과 함께 시작한 이상한 나라였지. 산업화와 근대화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발전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던 어린 내가 이러한 점에 주목하면서 부터 난 상당한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어. 레닌은 사회주의 혁명이 발발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서 러시아를 꼽았는데, 이유는 러시아가 소위 "약한 고리"에 해당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국가이기 때문이었어. 레닌은 경제 대공황 이후 케인즈의 수정주의 경제이론을 적극 도입해서 사회 복지 시스템을 어느 정도 완성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그러니까 대략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자본주의의 모순과 단점을 스스로 잘 극복했기 때문에 한동안은 노동자, 프롤레타리아트 계급들의 동요가 없을 거라는 예상을 하였어. 그래서 렌닌은 사회주의 혁명이 당분간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지. 한편 근대 식민지 쟁탈전에서 뒤쳐져 산업 자본주의의 발전에 필수적인 자원과 노동력과 시장의 확보에 있어서도 뒤쳐지게 된 2류 자본주의 국가들은 자국 노동자들이나 시민 계급의 불만을 무마시켜 내기 위해, 일류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경제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거나 고용 창출을 해낼 수 없기 때문에 군국주의를 지향하고 제국주의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어. 그럼으로써 군수산업과 관련된 수많은 제반 산업들을 부흥시켜서 고용창출도 하고, 모자란 자원과 시장을 쟁탈하기 위한 방법, 곧 타국으로의 침략을 목표로 전 계급 및 계층의 시민들이 똘똘 뭉쳐 전체주의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 따라서 이런 나라들에서도 사회주의 혁명은 한동안 없을 거라고 주장했어. 독일, 일본, 이탈리아 같은 나라였지. 그외에 제 3세계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나라들에서는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발전이 덜 된 탓과 함께 식민 지배를 하고 있는 강대국들의 억압 때문에 사회주의 혁명 보다는 독립 투쟁이 더 활발할 것이라 주장했지. 한데 말야........ 당시 이 모든 경제, 정치적인 영역에도 끼지 않던 한 지점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약한 고리"라는 곳이었어. "약한 고리"란 레닌의 비유적인 표현이었는데, 전 세계의 자본주의화 속에서 이도 저도 아닌 채 그럴 듯한 자본주의 산업 국가가 되기엔 2프로 부족하고 제국주의 국가로서 어깨에 힘을 주기엔 1.5프로 부족한........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농사나 지으며 살기엔 이미 보고 들은 게 좀 있어서 눈과 귀가 한 0.5프로 높아진 어설픈 국가들을 가리키는 거였지. 바로 당시 자본주의 지형에서의 "약한 고리"였던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이었어. 이도 저도 확실한 지향이 없다 보니 혁명이 일어나기엔 가장 좋았던 그야말로 자본주의 지도 속의 "약한 고리"였던 것이야. 레닌의 이러한 사회주의 혁명에 관한 추측과 주장은 결과적으로 99.9프로 맞았어. 2차 세계 대전의 발발은 본질적으로 이와 같이 오묘한 자본주의-제국주의의 발전 단계에서 오는 경제/정치적인 모순과 갈등과 차이와 충돌로 인한 것이었다고 봐도 돼. 어쨌든 산업화와 공업화를 제정 러시아 때보다 더 잘 해낸 시스템은 러시아에선 단연 공산주의 시스템이었어. 자본주의가 선택한 경제방식이 대략 무한경쟁이었다면 소련의 공산주의 시스템이 선택한 경제방식은 협동이었지. 경쟁 시스템과 협동 시스템의 우열은 적어도 1960년대 까지는 확실하게 가려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련의 경제 방식도 참 무서웠어. 혹여 소련이 2차 대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냉전시대의 한 축으로서 미국과 경쟁할 만한 나라로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해? 그렇다면 2차 대전에서 승리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쟁 하면서 쏟아부은 재원들 때문에 생겨난 엄청난 빚을 감당하지도 못한 채, 미국에게 경제/정치/군사적 주도권을 모조리 빼앗기고는 수년 간 마이너스 성장만 거듭하며 2류 국가로 추락한 영국은 뭘까? 2차 대전 중 영국 못지 않은 전쟁 비용을 쓰고도 금새 회복돼 미국과 대등할 정도의 대국으로 성장한 소련은 이미 회복력이 강한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경제 강국이었어. 소련의 그 모든 경제적 힘은 노동자, 시민들의 연대와 협동과 총력 생산 체제를 낳게 한 하나의 꿈 때문에 가능했지. 소련 노동자, 시민들의 꿈이었던 소비에트 사회주의 이념과 그들만의 경제 시스템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야. 누구나 공평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장미빛 꿈에 젖어 자신의 생을 바쳐 전후 재건에 힘쓴 소비에트 민중들의 삶은 곧 소련 경제의 원천이었어. 이처럼 강력한 시민들을 2차 대전 내내, 아니 그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천연의 자원과 광활한 영토 까지 갖고 있던 소비에트 공화국은 2차 대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경제적으로 충분히 강국이었어. 파괴되고 전멸되어도 후방의 비밀 공업 도시들에서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던 T34 전차는 미국의 군수 지원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니라(보탬은 많이 됐었지만) 본질적으로는 당시 소련만이 가지고 있던 특별한 경제 체제와 생산 방식, 곧 소련의 경제력에 의해서 가능했던 것이야. 이것이 대략 1960년대 까지는 충분히 통하고 경쟁력 있는 경제 시스템이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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