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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현실로"… AI 판타지에 열광하는 사람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23 09:15:22
조회 3272 추천 3 댓글 10
실사화·유리 과일·동물 먹방까지
창작자 늘고 소비자 선택 넓어져
전문가 "윤리·수익 배분 논의해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극중 등장한 '헌트릭스', '사자 보이즈'를 AI로 실사화한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헌트릭스 멤버 루미, 사자보이즈 멤버 진우를 실사화한 AI 영상 이미지. 사진=유튜브 채널 'FantasizedAI', '프린세스 스피릿 ai' 영상 캡쳐

'유리과일', 'AI 동물 먹방'도 힐링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위쪽부터) 유리로 만들어진 키위를 자르는 모습, 시바견이 불닭볶음면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AI로 구현한 영상 이미지. 사진=유튜브 채널 'YUKINEKO', '시바세끼' 영상 캡쳐

[파이낸셜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들을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제 사람처럼 보면 어떨까 자주 상상했었는데, 인공지능(AI) 실사화 영상으로 그 모습이 딱 구현되니까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실제 배우나 아이돌보다 AI로 만든 영상 속 외모가 더 완벽하다고 느껴져서 오히려 좋더라고요."(50대 넷플릭스 시청자 이모씨)
연예기획사나 방송국이 아닌, 일반 이용자들이 AI로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즐기는 '가상 판타지' 문화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AI 실사화 영상과 '유리 과일 ASMR', 'AI 동물 먹방'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창의성 실현과 콘텐츠 다양화 측면에서는 순기능이 있지만, 악용을 지양함과 동시에 공정한 수익 배분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케데헌' 속 가상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를 실제 인물처럼 구현한 AI 숏폼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수천회에서 많게는 100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도 다수 눈에 띈다.

해당 영상들은 '골든' '소다팝' '유어 아이돌' 등 극중 무대 장면부터 팬들이 상상해 온 등장인물의 이미지까지 모두 AI로 실사화해 재현한다. 이에 '마치 영상에서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것 같다' '대리만족을 느낀다' 등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환상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욕구는 인물 실사화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SNS에서는 유리로 된 과일이나 디저트를 AI로 만들어 썰고 깨뜨려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ASMR 영상이 인기를 끈다.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는 유리 딸기, 유리 케이크 등을 '서걱서걱' 썰거나 유리 피자를 만드는 모습 등을 제작한 영상이 '힐링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진돗개·시바견·햄스터 등 동물이 직접 김장을 하고 수육을 삶아 먹거나, 매운 불닭볶음면을 먹는 'AI 동물 먹방'도 화제다. 반려견 이미지로 AI 동물 먹방 영상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권모씨(28)는 "현실에선 동물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데, AI 영상으로나마 강아지가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어 소망이 이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상 콘텐츠들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옴과 동시에 위험성도 상존하는 만큼, 윤리의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AI 콘텐츠는 새로운 자극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 주고, 인간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상상력과 창의성 발휘에 도움을 준다"면서도 "현실 세계와 상상을 혼동하거나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것들을 추구할 경우 범죄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AI는 우리가 오감을 동원해 학습하고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체험을 제공하고, 스트레스 해소나 욕구 실현 측면에서도 좋은 도구"라며 "본인의 판타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AI를 악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콘텐츠 제작 주체가 대중으로 옮겨가면서 수익 배분과 과도한 규제 완화 등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는 "AI 덕분에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 창작자 층이 넓어지고 소비자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진정한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생태계가 열린 것"이라며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유통도 활발해진 만큼 공정한 수익 배분과 규제 정비가 중요해졌다"고 풀이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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