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참전 결정은 미국여성과 남성 모두의 삶에 똑같이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진주만폭격 후 1년 내에 18세부터 39세 사이의 수많은 미국인들은 직장을 버리고 참전하여 결과적으로 1600만 명 이상의 미국 남성들이 참전하게 되었고 미국 여성들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참전으로 인해서 미국정부는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총력전을 펴기 위해 “후방”에 있는 여성들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여성들의 조직화를 추진해 갔다. 전시 체제하에 온 국민이 겪어야 했던 가장 큰 변화는 설탕, 고무, 가솔린, 커피 등을 포함한 생활필수품들의 부족현상이었다. 동부의 가솔린 공급은 20% 정도 감소되었고, 많은 제품들은 생산이 중지되었다.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 에 의하면 진공청소기, 토스터 등 전기제품의 생산중지는 많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없을 것 같은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루즈벨트 정부는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 가격행정 사무국(Office of Price Administration, OPA)을 설치하여 수요와 공급을 통제하였고 20가지 생활 필수품목을 설정하여 배급제를 실시하였다. 또한 1942년 1월 정부에 의해서 발족된 전시 생산 위원회(WarProduction Board, WPB)를 중심으로 물품수집 운동이 대대적으로 실시되었다. 여성들은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 지역 사회동원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자원 봉사 활동으로 숙달된 여성들은 전시 체제하의 사회적 요구에 대규모로 부응하였다. 그들 가운데 3백만 명의 여성이 적십자사에 자원 봉사하였다. 여성들은 또한 민방위를 위하여 구급차를 운전하거나 비행기를 조종하였으며, 애국심 발휘라는 명목하에 병사들을 위해 통조림을 만들고 과자를 포장하는 일과 같이 가정에서 흔히 행하던 일들에 공동으로 참여하였다. 1942년에 이르러 경제 상황이 남성 노동자의 가용 공급을 모두 흡수하게 되자, 오직 여성의 고용만이 산업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갔다. 전시 체제하 여성노동 인구의 증가는 역사적 조류를 바꾸어 놓은 것처럼 보였다. 1940년 4월부터 1943년 4월까지 14세 이상 여성 노동자의 노동참여 비율은 26%에서 30%로 증가하였고 최고 34%까지 증가하였다. 1941년초 상황을 보면여성들은 약 60% 정도가 섬유산업체나 전통적으로 여성들에게 적합하다고 간주된 직업에 종사하였고, 1%정도가 방위 산업체에 고용되었다. 항공관련 7개 업체에서는 약 10만 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였는데, 그 중 3개의 산업체에서는 한 명의 여성도 고용하지 않았고, 4곳에서는 약 1%정도만 여성 노동자들을 고용하였다. 연방 고용국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을 자발적으로 고용하는 문제에 대한 고용주의 인식이 1942년에 전환점을 맞이하였는데 1월에서 7월 사이 고용주들은 새로운 일자리의 비율을 추산하면서 그 중에서 여성이 차지할 수 있는 비율을 29%에서 55%로 상향조정하였다.미국 고용 서비스(U.S. Employment Service)는 규칙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고용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우선 전쟁물자의 필요성으로 인해서 1차적으로 사무직, 즉 타이피스트, 비서직, 교환수 등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중산층 여성들의 취업률이 증가하였다. 2차적으로는 남성들이 주로 근무하고 있던 실험실, 은행, 사업 등이 여성들에 의해 대체되었다. 여성들에게 가장 만족스러웠던 직업은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것이었다. 방위산업체는 대체적으로 남성들의 일로서 간주되어 오다가 전쟁을 통한 인력부족으로 인해서 여성들에게 대대적으로 기회를 제공해 주게 되었다. 방위산업체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특히 다른 직종보다도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특히 항공관련 업체는 가장 높은 임금을 책정해 놓고 있었다. 1942년 여름에 조직되었던 전시 정보국(Office of War Information, OWI)은 방위 산업체에의 일들이 여성들에게도 적절하다는 여론을 이끌어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여성들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 여전히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경제공황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역할이 강조되었던 사회적 분위기가 전쟁을 겪으면서 다시금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1943년이 되어서야 직접 나서서 여성들의 고용을 적극적으로 창출해내기 시작하였으며, 마침내 기혼 여성들의 고용지체 현상은 점차 사라졌다. OWI은 3가지 기본 전략을 통해서 중산층 여성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했다. 첫째는 광고를 통해서 여성들로 하여금 전쟁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것자체도 집안일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둘째 전략은 전쟁 관련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그들의 사랑하는 아들이나 남편의 생명을 구하고 전쟁이 신속히 끝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는 전쟁관련의 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을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것이었다. 전시 여성들의 고용문제에 있어서 가장 특이할 만한 사실은 기혼 여성들의 취업률 증가를 들 수 있다. 1940년 전체 여성 노동자들 중 미혼여성들은 48.5%, 기혼 여성은 36.4% 그리고 미망인이나 이혼 여성들은 그 나머지 1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시 체제하에서는 미혼 여성의 비율이 40.9%, 기혼여성 45.7% 그리고 미망인이나 이혼여성들이 13.4%로 기혼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기혼여성들 중 11%는 남편이 참전한 경우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