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전쟁이 나면 가장 고생하는 부대 중에 하나가 공병대입니다. 수색대 다음으로 전선에 투입되어 후퇴할 때는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죠. 2차 대전 때도 마찬가지여서 지뢰 처리와 교량 폭파 혹은 교량 복구에서 수많은 공병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위험한 지뢰를 제거한다고 적군이 봐주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제국육군 참모본부는 이런 공병대의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작업 차량에 대한 연구를 공병 기재연구를 담당하던 기술본부 산하 제 2 육군 기술부에 지시하게 됩니다. 제2 육군기술부는 공병대에 필요한 다목적 작업차량의 개념을 연구한 뒤 필요한 사항을 미쓰비시 중공업에 위탁하고 개발을 명령하게 됩니다.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쇼와 6년(1931년) 7월에는 시제 차량이 등장하는데, 이 차량은 몇몇 부속품을 갈아주면 8개 작업을 모두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만능 차량이었습니다. 가능한 작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뢰 처리 ·지뢰 부설 ·연막 개장 ·독가스 살포 ·독가스 제거 ·토치카 등의 장애물 파괴 ·화염방사 (이 역시 토치카 제거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호 채굴작업 ·크레인을 이용한 운반 작업 이런 기능을 가진 차량은 당시 그 어떤 열강도 보유하지 못했는데, 이는 일본의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화염방사 차량이나 공작차량, 지뢰부설 차량을 따로 가질 만큼 여유있는 형편이 아닌데서 기인한 것이죠. 최초 양산분 13대는 대부분 육군산하 공병학교에 보내져 연구와 전술교리에 사용되었고, 쇼와 12년(1937년) 중일전쟁이 벌어지면서 추가 개량이 이루어집니다. 그해 8대의 을형이 추가 양산된 후 쇼와 19년(1944년) 까지 계속해서 개량 작업을 거치며 병형 1대, 정형 20대, 무형이 77대가 생산되었습니다. 실전배치 상황은 주로 독립 혼성여단 예하 공병중대에 배치되고 있었는데,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고 나서는 전차부대에 배속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전차부대에 배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적의 공격에 쉽게 파손되어 낙오되어 부대 전체의 기동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잦았고, 너무 많은 기능을 한 대의 차량에 쏟아 넣다보니, 어중간한 성능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크레인의 성능은 전용차량 보다 힘이 부족했고, 지뢰를 제거하는 능력도 전용제거차량에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많은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숙련시킬 수 있는 인원도 제한적이었고, 좁은 차내에서 조작성능도 마땅치 못했습니다. 때문에 이 차량은 10년이 넘게 조금씩 양산되면서 계속해서 개량해 나갔고, 최종 생산형인 무형에서는 가교, 화염방사와 폭약설치, 지뢰제거의 기능만을 가지도록 개량되면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형의 경우는 태평양 전선 전역에 걸쳐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만, 일본육군 공병대의 자세한 전투 이야기는 자료를 구하기가 어렵군요. -갑형： 　최초의 양산형.13대가 생산되었는데, 8개의 기능을 모두 가진 야심찬 녀석입니다 ^^; -을형： 　갑형을 개량한 차량인데, 8대가 생산되었습니다만, 갑형과 차이는 알 수가 없군요. -병형：   1대가 생산되었는데, 뭐가 변경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군요. -정형： 　참호 돌파용으로 접이식 부교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대신 독가스 살포 및 제거,   연막탄 기능이 없어졌고, 20대가 생산되었습니다. -무형： 　정형에서 탑재된 다리가 접이식으로부터 일체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접이식의 경우 공간을 아낄 수 있지만 설치 시간이 길어지고 적에게 잘 포착되기 때문이었다는군요.   화염방사기를 추가 장착해 공격력을 강화했으며, 생산수는 77대로 실질적인 양산형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제원 - 중량 : 13 t 전체길이 : 4.865 m, 무형의 경우 5m 차체폭 : 2.52 m 높이 : 2.088 m 장갑 : 25 mm 속도 : 37 km/hr 동력 : 디젤엔진 공냉 직렬 6 기통          145 PS/1800 rpm 무장 : 화염방사기 5문 , 경기관총 x 1 승무원 : 5명 양산수 : 119대 무형의 도면인데, 사진이 너무 커서 줄였습니다. 원본은 TAKI 님의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s. 대전갤이 점점 활기를 찾아가는 것 같아 즐겁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