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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야마토의 최후(1986.4. 리더스 다이제스트 수록)-1

뚱띠이 2006.04.06 23:24:51
조회 3004 추천 0 댓글 1


디씨를 보다보니 없는 것 같아 올립니다. 가능하면 하루에 한 챕터씩 올려보겠습니다. 전함 야마토의 기관총 사수로서 어린 축에 속하는 19세의 고바야시 마사노부 상등수병은 상륙허가를 얻어서 양친과의 마지막 밤을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세 식구는 여관 2층방에서 밥상에 둘러앉아 있었다. 양친은 어줍은 표정으로 수병복 차림의 아들에게 웃음을 던졌다. 1945년 3월말의 어느 날이었다. 전쟁도 막바지에 접어들어 일본의 모든 민간인은 영양실조로 여위고 옷차림도 초라했는데 고바야시의 부모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골에서 그들을 싣고 온 기차는 미군 폭격기가 다가온다고 경보사이렌이 울리거나 작업반이 공습 후의 잡동사니를 철로에서 치울 때마다 멎었다가는 다시 움직이곤 했다. 여기 구레(당시 히로시마현의 구레에는 군항으로 관구사령부가 있었다.)는 그때까지는 거의 폭격을 당하지 않았으나, 다른 일본의 대도시를 날려 버렸던 공습이 언젠가는 있을 것으로 모두 각오하고 있었다. 수병을 비롯하여 가정주부와 중학생까지도 동원되어 항구 북쪽의 산중턱에 굴을 팠다. 수리공장의 기계류나 선반 따위를 옮겨다 놓고 일할 수 있는 터널을 팠던 것이다. 그 무렵에는 중학교 수업이 1주에 2회로 줄어 있었다. 고바야시 상병의 아버지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몸에 밴 습관으로 불유쾌한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헤어지기 직전에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전쟁 얘기인데 말이다. 미국은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구나. 놈들의 폭격기가 우리 본토를 덮치고 있지 않니? 소문으로는 오끼나와가 공격을 받을 것이라던데...." "맛있는 만두군요." 고바야시 상병은 어머니에게 딴청을 부렸다. 고바야시 상병은 아버지에게 말했다. "소문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요." 함내에서도 미군이 이미 오끼나와 주변의 몇몇 섬을 점령했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지만 그것을 부모에게 밝힐 수는 없었다. "물론 형세는 변하고 말고, 용감한 가미까제 특공대가 적함들을 격침시켜서 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야. 우리 일본 사람이 다 죽는 사태가 오더라도 우리는 끝내 싸울 것이다." 고바야시의 아버지는 일본정부 선전기관이 떠벌여 대던, 판에 박은 허튼 소리를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었다. 그러나 고바야시 상등병은 아버지의 말에 이의를 들고 나설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전황이 하도 절망적이다 보니 일본의 통수부는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백일몽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13세기의 원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왔을 때 갑자기 불어 닥쳐서 일본을 구해 주었던 하늘이 보내준 태풍-가미까제와 같은 기적을 일본인들은 바라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제로식 전투기들을 비롯한 공격기를 몰고 가서 미국 항공모함에 자기 몸을 던지는 육탄공격 전술이 전세를 역전시키고야 말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특꼬"라는 말은 자살행위를 뜻하는 완곡한 일본식의 표현이었다. 거리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해군의 순라대가 외출허가를 얻어 상륙한 수병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었다. 고바야시 상등수병은 이별의 인사말을 찾았다. "가야겠습니다." 이제 부모와는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될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렇게 헤어질 때도 일본의 관습은 자제력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무턱대고 감정을 나타낼 수는 없었다. 뒷걸음으로 물러나 방을 나서기 전에 공손히 머리 숙여 인사를 하면서 고바야시 상등병은 겨우 한 마디 더듬더듬 말했다. "저는 야마또에서 근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좀 길고 옛날 표현(20년 전의 글입니다...^^;;;)이 많이 나옵니다만 재미있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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