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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야마토의 최후 -8

뚱띠이 2006.04.08 16:09:51
조회 957 추천 0 댓글 0


밤의 돌진. 해가 규슈의 산등성이 너머로 질 무렵, 해상특공대는 붕고수도로 접어들었다. 수상정찰기의 조종석 덮개가 바람을 받아 머리 위에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 수상기 조종사들은 적의 잠수함이 이 근처에 몰래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해군의 레이다는 너무나 유치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적의 잠수함조차도 포착하지 못했다. 쓸쓸한 방공지휘소에 남은 아리가함장은 갑판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 항해사가 거함을 규슈 해안에 바짝 가까이 붙인 채 고속으로 몰고 가는 항해 솜씨를 지켜 보고 있었다. 이 부근의 해역에서는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아리가 함장은 미리 주의를 주었다. 섬이나 해변의 낭떠러지 그리고 해면 아래에는 산호초가 잔뜩 깔려 있는데 항해용의 신호부표는 모두 물속에 가라앉아 버리고 없었다. 항해사는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교대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밤 8시30분이 조금 지나서 아리가함장 곁의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무선반이 적 잠수함의 무전을 엿들었다는 것이었다. 특공함대는 이미 적에게 발견되고 말았다.   규슈 동쪽 연안에 잠수하고 있던 미해군 잠수함 스레드핀호는 이미 야마토의 출항을 알리는 무전연락을 받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해역에 숨어있는 모든 미국 잠수함은 하와이의 총사령부로부터 허락이 나올 때까지 공격을 미루도록 명령받고 있었다. 미해군 고위층에서는 서둘러서 공격을 하다가 잠수함이 격침돼서 결정적인 적정 감시보고에 관한 암호무전이 하와이로 타전되지 못하는 사태를 가져올 까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레드핌호의 함장은 레이다의 연록색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 레이더는 사방 수 킬로미터 안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해서 그 위치를 가리켜 주었다. 밤 7시30분, 섬 때문에 생기는 반사파 속에서 움직이는 4개의 희미한 점이 나타났다. 2분 후, 그 점들은 6개 쯤으로 늘어나고 잠수함의 함장은 그것이 2척의 대형함과 4척 이상의 소형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함은 구축함이었는데 6km쯤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잠수함장은 앞쪽의 어뢰발사관에 어뢰 발사 준비를 명령했다. 스레드핀호의 함장은 행동의 재량권을 묶고 있는 명령을 저주했다. 적과 마주쳤다는 상황을 하와이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으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몰랐다. 스레드핀호의 무전병이 투덜대면서 적함을 포착했다는 암호보고를 타전하고 있을 때 함장은 레이다 화면에서 일본 구축함이 사라져 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었다. 구축함들에 호위된 2척의 대형함 가운데 하나는 레이다 화면 위에 아주 큰 점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아마도 항공모함일 가능성이 컸다. 스레드핀호의 함장이 애석하게 보고한 것처럼 스레드핀호는 이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고바야시 마사노부 상등수병은 내일은 어떻게 하면 의무를 다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고동치는 단조로운 소리에 끌려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요시다 소위는 레이다실로 향했다. 상갑판에 나선 그는 잠시 발을 멈추고 주위로 눈길을 돌렸다. 어둠에 눈이 익어가면서 길게 곡선을 그리며 굽이치는 갑판,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집짓기 블럭처럼 쌓아 올려진 상부구조물 등이 눈에 들어왔다. 좌우의 해상에는 호위구축함들의 희미한 모습과 뱃머리에 부딪쳐 갈라지는 하얀 파도가 눈길을 끌었다. 야마토함의 선체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차가운 바람이 쇠로 된 마롯줄과 안테나 사이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스쳐갔다. 요시다 소위는 동틀녘에 당직 근무를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기어들어갔다. 고바야시 상병은 전우와 교대해서 포대의 당직근무에 들어갔다. 포대 속은 축축했는데 대포를 덮은 캔버스 덮개에서 차가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와따나베소위는 함정들간의 통신연락을 담당하는 임무를 인계받고 제1함교에서 당직근무에 들어갔다. 가또노소위는 엔진의 진동이 직접 전해져 오는 요란한 최하갑판의 방수격실의 응급지휘소에 부하대원을 집합시켰다. 모리시따참모장은 야마토의 침로를 점검하면서 새 담배를 한 갑 꺼내 뜯었다. 함대는 5분마다 침로를 바꾸어 갈지자를 그리면서 시속22노트로 항진, 새벽3시에 규슈남단 가고시마만의 어구를 통과했다. 그대로 서쪽으로 나아가서 규슈 서쪽 약 240km의 해상에 이르면 10시쯤부터 동남쪽으로 항로를 바꾸어 바야흐로 대낮의 위험한 항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8시간에 걸치게 될 그 위험한 항해를 무사히 마치게 되면 야마토함은 방향을 동쪽으로 잡아 오끼나와로 돌진할 준비를 갖추게 될 것이었다. 낮게 깔린 구름사이를 헤치고 아침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자 아리가함장의 당번수병이 홍차와 면도기구,비누, 수건을 들고 대야에 더운 물을 담아 가지고 왔다. 대좌는 면도와 세수를 마치고는 무엇인가 흥얼거리면서 멀어져 가는 고국 땅의 안개 덮인 뿌연 산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잘 봐 두어라!" 누군가가 모주꾼의 목소리 같은 탁한 목소리로 지껄였다. "고국 땅을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일테니까!" 나이깨나 든 고야마 조타장이 외친 말이었다. 고물의 탑재기 격납고 위의 판판한 갑판에서 해군체조를 하고 있던 젊은 기관병들이 맞받아 항의조로 대거리했다. "꺼져, 이 노망들린 영감쟁이야! 아무도 야마토함을 격침시킬 수는 없다구!" 함내스피커가 삐익삐익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노무라부함장의 방송이었다. 가미까제특공기가 어제 적어도 적 항공모함4척을 가라앉혔다는 연락이 연합함대사령부로부터 들어왔다는 발표였다. 따라서 우리해상특공대에 대한 적 항공기의 방해는 이제 어지간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 젊은 기관병들은 이 방송을 듣곤 더욱 더 요란하게 조야마조타장을 조롱했다. 보리밥에 된장국, 짠지,자반을 반찬으로 항 아침식사가 끝나가려할 때 나팔수가 전원 전투태세에 들어가라는 신호를 불어댔다. 이미 머리 위에 적기가 와서 선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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