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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갤문학] 그해, 여름, 불꽃축제 - 3모바일에서 작성

창백한푸른점(106.101) 2023.08.04 03:28:29
조회 148 추천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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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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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리? 얼굴이 왜 그래? 울었어?"

"신경쓰지 마."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나츠키에게 나는 차갑게 대꾸했다.

"혹시 또 모니카가..."

"신경쓰지 말래도!"

나는 소리쳤다. 나츠키는 겁먹은 고양이마냥 몸을 움츠리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너, 나랑 똑같이 되고싶은거야? 똑같이 당하고 싶은거냐고."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서 나츠키를 쏘아붙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 말걸지 말라니깐 왜 자꾸 앵겨붙는거야!"

"사요리..."

나츠키는 분홍빛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베베 꼬으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게 다 너를 위한거야 나츠키. 네가 나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 알지만, 그렇지만 너 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

"매번 부탁하지만, 제발 그냥 날 모른척 해줘."

고개를 떨군채 말이 없는 나츠키를 뒤로하고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게 옳은거야. 이게 나츠키를 위한 거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


"자퇴 해버릴까..."

다목적실 앞에 서서 우물쭈물 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퇴를 하면 당장은 편해지겠지...

나는 지금 모니카가 어제 했던 그 '부탁', 그러니깐 여름 방학이 끝나고 열리는 학예회에 있을 문붕이와 나의 기타 듀엣의 연습을 그만두라는 그 명령을 따르러 이곳에 온 것이었다.

나는 다목적실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왔어?"

그 곳에는 악보를 앞에 두고 기타를 조율하고 있는 문붕이가 있었다.

"기타를 안가져왔네?"

문붕이는 눈썹을 치켜 세우며 내게 물었다.

"응.. 오늘은 쉴까 해서.."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나 혼자서라도 연습 해야지."

문붕이는 악보를 이리 저리 넘기며 훑어보았다. 지금이다. 쉽고 빠르게 끝내버리자. 그만 두겠다는 그 간단한 말만 하면 괴롭힘도 조금은 수그러 들 것이다.

"그, 저기..."

"응?"

"..."

어쩌지, 간단한 말이라는 것이 도저히 목구멍에서 나오질 않는다. 왠지 간단한 말로 간단하게 끝낼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기가, 끝내기가 싫었다.

"말을 해~"

망부석 처럼 얼어붙은 나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흐르고 창문 밖의 하늘은 못생기게 일그러지고 있었는데. 동시에 뒤에서는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도 느껴지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 순간의 선택으로 문붕이와 절연을 할 수도, 학교 생활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래, 하자, 말 해버리자, 이런 생활은 더는 싫다, 더는! 나도 그만 삥 뜯기고 싶고 그만 맞고 싶다. 그만 괴롭힘 당하고 싶다고. 이제는 멈출 때가 됐다!

그러니깐!

"그.. 이번주 목요일에 방학이잖아? 같이 영화보러 가지.. 않을래? 엄청 재밌다는 영화가 그 전날에 개봉한대서..."

"뭐야~ 뜸 들이길래 뭔가 했네..영화 이름이 뭔데?"

나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문붕이와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무엇이 잘 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붕이와 앞으로도 엮여나갈 수 있다는 것, 그거면 됐다.

등 뒤로 느껴지던 따가운 시선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목적실 안에는 문붕이와 나, 둘만 남았다. 방과후의 즐거운 시간만이 남은 것이다.

"댄 살바토 4 라고 시리즈물인데..."

아하하

아하하하...

아하하..

아...

***

"이 씨발년아!"

철푸덕- 하고 쓰러진 나의 시야에 먼 산이 들어왔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산봉우리 너머로 사그라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노을을 뒤로하고 가슴 밑에서는 고통이 몰려왔다. 아프다... 갈비뼈가 부러진듯이 아프다...

"야!"

모니카는 내 배를 걷어찼다.

"어흑!"

"사람 말이!"

모니카는 고함을 지르며 내 위에 올라탔다.

"말 같지가!"

모니카는 양 손으로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않아?!"

"끄으으으윽!!"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입가에 침이 줄줄 흐르고 코에서는 콧물인지 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흘렀다.

"오늘 진짜 사람 하나 잡을 기세야ㅋㅋㅋ"

"모니카씨! 더 세게요! 더 세게!"

옅어지는 의식 너머로 웃음 소리와 조롱하는 소리가 천천히, 아주 느리게 들려왔다. 마치 카세트 테이프를 아주 느리게 재생한 것처럼...

여기서 죽는걸까. 나, 아직 죽고싶지 않은데...

하고싶은 일도, 되고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그만해!!!"

그 때였다. 누군가의 외침에 모니카는 내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거두었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나는 콜록대며 숨을 고르고,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며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그 사람은 나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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