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어쩐지 하나도 안 풀리네.

당연한 목적은 티아나......가 아니라 페코린느랑 OOO의 감시. 명령이 있으면 마물을 부추겨 처리한다.

지금으로선 감시를 계속하게 됐지만. 나, 미행에 서툰 건가?

간단히 들킨 데다...... 어쩐지 매일 밤 같이 식탁에 둘러앉게 돼버렸고.

아니야, 이것도 작전대로야. 

친밀해져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입장이 됐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나는 결코 실패하지 않았어.

하지만 뭐...... 폐하께 그걸 설명해도 납득해 주시지 않을지도 모르고. 아직 보고는 하지 않는 걸로~

폐하, 어떤 게 역린인지 모르겠고 말이지...... 가끔 갑자기 화를 내고.

그런 점은 나랑 닮았어. 피가 이어졌다는 게 느껴져.

조심해야겠지...... 무심코 폐하의 역린을 건드려 넌 이제 필요 없다~ 라는 말을 듣고 버려지는 건 싫으니까.

고분고분하게 임무를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게 해야 해. 그 녀석들과 친해져서 폐하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은 거고.

그렇게 되면 과정은 문제가 아니야! 언제라도 중요한 건 결과라구! 응, 응 ♪

그쪽으로 도망쳤다! 잡아라......!

햐앗......? 뭐, 뭐야? 대체 무슨 일이야?

앗 캬루 님, 수고 많으십니다! 지금 이쪽으로 누가 도망쳐 오지 않았습니까? 왕궁 주변을 수상한 녀석이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아아, 아니 미안...... 나도 방금 왕궁에서 막 나온 참이라 잘 몰라. 벌써 지나쳐서 어딘가로 가버린 거 아냐?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수상한 인물로 보이는 녀석을 발견하면 소리를 질러 주십시오! 바로 저희가 달려가겠습니다!

아아, 그래. 알겠어. 임무, 수고해~.......?

......

이봐, OOO? 아까 그 녀석들, 다른 데로 갔다구? 당장 나와!

아아...... 역시 OOO 맞구나. 순간적으로 감싸긴 했지만, 너 이런 데서 뭐 하는 거야? 풀숲에 숨어서 말이지, 진짜 수상하다구?

산책 중이었어

음~...... 산책을 한다고 해도 장소를 가려서 하라고. 여기는 이 나라 정치의 중추, 왕궁이야. 경비가 꽤나 삼엄하니까.

서성거리다가 아까 그녀석들..... 왕궁의 경비를 맡고 있는 무투파 길드, [왕궁기사단(NIGHTMARE)]에 붙잡혀 버릴 거야.

캬루는 뭐하고 있어?

캬루라니. 거리낌이 없네~ 너는..... 딱히 상관은 없지만.

뭐 좋아. 서서 얘기할 때가 아니잖아, 일단 놔줄게.

자, 나랑 같이 가자. 아무한테도 안 들키고 왕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루트가 있어. 꾸물대지 마.

너, 내 종자인 척해. 원래라면...... 왕궁 안에는 왕후 귀족들만 들어올 수 있으니까.

이 좁은 길을 지나 저 문으로 나가면 랜드솔 시가지야. 거기까지 같이 가줄게, 정말이지~....... 일일이 수고를 끼치지 말라구.

네가 [왕궁기사단(NIGHTMARE)]에 잡히기라도 하면 귀찮아지니까. 여차하면 내 권한으로 풀어주겠지만.

[왕궁기사단(NIGHTMARE)]은 왕궁 직속이라고 해도 요즘에는 왕족에 대한 충성심도 옅어졌고...... 실제로 건달들의 집단처럼 돼버렸으니까.

붙잡히면 험한 꼴을 당할 거야. 조심해.

딱히 네가 걱정되는 건 아냐...... 일하는 곳 근처에서 말썽이 생기면 성가신 거 뿐이야.

응. 나, 이 왕궁에서 일해. 일단~ 작위도 있다고.

그러니까 왕궁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 거야. 귀족나리라는 거지. 경의를 표하라고, 평민이.

뭐, 폐하의 심부름을 하기 위해선 왕궁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게 좋겠지 라며 주어진, 가짜라고 할까 얄팍한 신분이지만.

앗, 이거 말하면 안 되잖아...... 아아 정말, 이쪽만 정보를 제공하면 어~쩌자는건데. 반대가 됐잖아, 일이 좀처럼 안 풀리네?

......음? 뭐야 OOO, 거리낌 없이 머리를 쓰다듬지 말아 줄래?

잘 모르겠지만, 기운 내...... 라고? 위로하지 말라고, OOO 주제에. 그보다, 너무 친한 척 하지 말아 줄래?

사이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나중에 괴로워질 테니까.

아냐, 혼잣말......

그보다...... OOO, 이 뒤에 한가해? 도와준 답례로 밥이라도 사줘. 맛있는 걸 배부르게 먹고 싶어.

모든 게 잘 안 풀리는 유감스러운 하루라도.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면 어쩐지 해피한 기분이 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