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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무공 초식짓기-한림 1

벽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11 13:58:13
조회 1554 추천 1 댓글 0
														

해당 자료는 천리안 시절 한림 이라는 닉네임을 쓰던 분의 자료입니다.


무공 초식짓기 한림


머리말


무공에 관한 특집을 한 고수뿐께서 준비중이다.

그 자료가 오픈되기 전에 오되브르(전채요리)로 한림의 강의 몇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부제는 "무공초식 이름짓는 방법" 이다.


무공초식을 이름짓는 방법은 대개 세가지로 나눠 얘기하겠다.


첫째는,기술적 이름짓기. 

둘째는,형태를 묘사하는 초식이름. 

셋째는,허황한(하지만 문학적인) 초식이름.


-기술적이름짓기란 실제 현 무공초식에 사용되는 방법이다. 

-형태를 묘사하는 초식은 실제 무공과 무협소설에서 많이

사용되는 이름짓기이다. 

-허황한 초식이름짓기는 무협소설에만 등장할수 있는 

초식이름이다. 그렇다고 무슨 마공 얘기는 절대하지 않는다.

한림은 그런 이름은 무척 싫어한다. 

이 분야의 최고봉인 김용의 수법을 한번 둘러볼 생각이다. 

그는 아름다운 초식이름을 잘 만든다고 한다. 


한림이 이번 자료를 올리는 것은 독자보다는 작가지망생을 위해서다. 한림은 정말 재능있는 문학작가들이 무협작가로 등단하길 바란다. 무협장르가 저질시비를 겪고 있지만 좋은작가라면 장르가 뭐 문제 겠는가? 문학작가들이 무협쪽으로 오기 힘든 이유중 하나가 바로 생소한 소재이다. 한림은 그런 재능있는 작가지망생을 위해 이 홈페이지를 열었다. 무기와 이번 무공자료를 보면 얼마나 간단한지 알게 될것이다. 강의 몇편을 읽어 보면 무공초식은 어린애라도 만들어낼 것이다. 


예전에 무협소설코너를 둘러보다 아주 놀라운 책을 보았다. 오늘은 무슨 무공배우고 내일은......


이 자료를 보고 제발 그런 책(소설이 아니다)쓰지 말기를 바란다. 무협소설에서 무공얘기는 장식하는 기교의 수단일뿐이다.(한림생각) 


1. 기술적 이름짓기(1)


무공초식은 기본동작을 기초로 해서 여러 가지 조합을 통해 만들어 진다. 무공초식의 이름을 보면 그 동작의 자세한 모양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좋은 무협소설을 보면 그 무공초식 하나하나가 머리속에 그려져 독자가 영상을 보듯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초식 이름만으로도 싸우는 묘한 장면을 김용의 <천룡팔부>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무공초식을 아무렇게나 나열한 소설은 그 싸움장면을 읽어보면 작가의 수준을 알게된다. 그러니 쓸데없는 무공초식은 만들지 않는게 좋다.


초식은 움직임과 무기를 붙이면 된다. 움직임의 기본은 보법이다. 그러니 먼저 보법을 붙이고 그 다음에 무기를 휘두르는 동작, 그리고 마지막에 무기이름을 붙이면 된다. 예를 들어 왼발을 앞으로 뻗으며 칼을 가슴앞으로 내밀어 상대의 무기를 밀쳐내는 동작은 궁보퇴도(弓步推刀)라 하는 식이다.무기이름을 넣지않고 그냥 식이나 세를 넣어도 된다. 궁보퇴세, 이런식이다.어떤 무기인지는 이미 무공이름에 나왔을테니까.(推를 퇴로 읽느냐 추로 읽느냐 고심을 하다가 퇴로 읽기로 했다. 퇴고,퇴이나 등에서 퇴로 읽히니까. 그러나 기존의 무협 에선 추로 읽혔다. 추궁과혈이 퇴궁과혈로 되어야만 한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그래서 추든 퇴든 알아서 보기바란다.)


동작이란 세(勢;step )라 하기도 하고 식(式)이라 하기도하며 투로(套路;form )라 하기도 한다. 세 또는 식(式)은 좁은 의미이다. 그에 반해 투로는 무공전체를 말하기도 하고 일단(段)의 움직임을 말하기도 하는 큰 뜻을 가진다. 다시말해 세는 끊임의 뜻이 있고 투로는 연속적 의미이다. 세(식)와 단(段;넓은 의미로 투로)의 집합이 투로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세->식->단->투로 순으로 크다. 세대신 초를 쓸수도 있다. 무공을 배우는데는 기본동작을 마스터하고 그다음 초식의 수련으로 들어간다. 초식은 하나씩 배운다음 연결동작으로 묶어 다시 연습하는데 그걸 단(段)이라 한다. 일단에는 몇 개의 초식이 들어간다. 한가지 초식이 두 번 들어갈수도 있다. 그건 무공을 만드는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연결동작이 되어야만 한다. 마치 안무가와 같다. 춤과 다른점은 이건 목숨을 건 춤이란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1) 시작과 끝


싸움이 아니라 수련을 위해서는 그 무공의 시작과 끝도 절도있게 해야만한다. 이것은 실전에 사용되는 움직임이라고 하기보단 준비운동이라 보면된다. 시작을 보통 기식(起式; 豫備式이 붙는 것도 본적이 있다.) 또는 기세(起勢)라 하고 마무리를 수식(收式) 또는 결식(結式)이라 한다. 물론 다른 이름도 많이 붙는다. 검법(劍法)을 보면 각식(세)를 수련할때 일식이 끝나고 배검(背劍; 왼손으로 검의 호수를 잡고 팔꿈치에 붙여 세워 검을 감추는것)의 자세를 취한다. 검법은 매우 복잡하므로 시간이 나면 한 번 살펴보겠다. 

 

2) 보법(步法;stance)


초식의 가장 기본이 몸의 움직임이고 그 움직임의 기본이 보법(步法)이다. 초식이름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보법부터 알아야 한다.


** 기본보법 


(1) 마보(馬步) 

(2) 궁보(弓步) 

(3) 횡당보(橫撞步) 

(4) 병보(幷步) --- 처렷자세 

(5) 부보(人+卜步)---엉덩이가 거의 땅에 닿을듯 낮춤. 

(6) 허보(虛步) 

(7) 헐보(歇步) --- 엉덩이를 뒷발꿈치에 붙여 쉬는 동작


** 움직임 보법(이건 그림으로는 조금 곤란하다.) 

이들 움직이는 보법 뒤엔 마무리는 거의 궁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법중 가장 안정감이 있는 보법이 궁보이다. 그래서 무공초식엔 

궁보가 많이 들어간다. 

(1) 상보(上步) ---좌우족을 연달아 앞으로 움직이는 것.전진공격시. 

(2) 삽보(揷步) ---뒷발을 앞발뒤로 끌어 꼬는 동작. 

(3) 전보(纏步) ---상보 보다 더 전진.(이 한자는 자신없다.) 

(4) 요보(拗步) ---뒷발을 살짝 끌어 앞발꿈치에 붙이는듯 하며 

한발짝 앞으로 내디딤. 

(5) 도보(跳步) ---폴짝 뛰어 앞으로 전진.


3) 몸의 움직임.


(1) 전신(轉身) ---몸을 빙글 돌리는 것. 

(2) 립(立) ---몸을 똑바로 세우는 것 

(3) 제슬(提膝) ---한쪽 다리를 치켜 세우는 것. 독립보(獨立步)와 비슷. 

(4) 회(回) ---돌리기(몸의 일부분) 예; 回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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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기의 움직임


***방어의 움직임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도 되겠다. 예를 들어 추장(推掌; 장을 내미는 수법) 으로 발경(發勁;기를 내뿜음)을 하면 공격이 되겠다. 

(1) 퇴(推) ---밀어내기 

(2) 랍(拉) ---잡아 당기기 

(3) 포(抱) ---들어 올리기 

(4) 나(拿) ---안으로 틀어막기 

(5) 난(手+蘭) ---밖으로 틀어 막기 

(8) 가(架) ---머리위에 들어 막기


****공격움직임 

(7) 붕(崩) ---비틀어 잡기 

(8) 찰(札;손수변) ---찌르기 

(9) 점(点) --- 겨누기 

(10) 개파(盖把) ---내리치기(머리에서 가슴정도) 

(11) 벽(劈) ---내리치기(머리뒤까지 빼든무기를 휘둘러 허리까지) 

(12) 방(棒) ---내리치기( " 땅바닥까지) 

(13) 발(拔) ---쓸어치기(휘두르는게 약 180도정도) 

(14) 소(掃) ---쓸어치기(360도 정도로 크게, 홈런치듯 무기가 등뒤까지 오게) 

(15) 단(斷) ---자르기 

(16) 교() ---무기 양끝을 시소처럼 흔들기. 

나중에 계속


***기타 첨어. 

(1) 중평(중평) ---가슴부위의 수평 

(2) 하평(下平) ---주저앉은 자세에서 수평. 

예) 하평찰(下平札)---부보를 한채 앞으로 내지르는 것. 

 자 이제 스스로 이름을 하나 만들어 보자. 무기는 창(槍)이다.

먼저 상대의 공격을 막는 장면이다. 상대가 칼로 력벽화산(力劈華山; 위의 글을 읽었으면 력벽화산이 어떤 모양인지 그려질 것이다. 상대는 칼을 높이 쳐들어 갑자기 머리를 쪼개듯 내리쳤다. 위의 글을 자세히 읽은 사람은 이 초식이름이 얼마나 촌스러운지 알아챘을 것이다. "벽"이란 무기 움직임뿐이 없고 상대의 모습은 어떤지 알 수 없는 초식이름이다. 힘껏 화산을 쪼갤 듯 내리쳤다니? 얼마나 촌스런 이름인가?) 그럼 창을 들어 막아야 하지 않는가? 상대의 힘이 무거우므로 하체에 힘을 줘야 한다. 그럼 궁보 자세가 좋다. 창은 머리 위로 치켜들어야 하므로 가(架) 다. 그럼 합쳐 궁보가창(弓步架槍)이란 초식이 된다. 상대의 칼이 튕겨 나갔다. 그럼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한다. 앞으로 전진하며 창손잡이를 휘둘어 어깨죽지를 내리쳤다. 뭔가? 그렇다 상보개창(上步盖槍)이다. 창손잡이(盖)를 붙여 상보개파창이라 하면 더좋지만 이정도도 중분하다. 이크 상대가 엄청난 힘으로 반격해 온다. 놀라 뒤로 물러나 엉거주춤했다. 허보랍창(虛步拉槍) 이다. 잠시 두사람이 소강상태다. 당신은 기회를 노리고 공격의 힘을 모은다. 일어나 창을 빙글빙글(군악대 리더처럼) 돌린다. 이건 위에서 말안했지만 무화(舞花;꽃춤이란 뜻)란 동작이다. 그러니 입무화창(立舞花槍)이란 초식이 된다. 상대가 빙빙도는 창에 놀라 뒤로 한발 물러났다. 어떡하겠는가? 그렇다. 앞으로 전진하며 창을 찔러낸다. 상보든 전진하는 보법이면 모두 좋다. 상보찰창(上步札槍) 이다. 뭐라고? 가슴께를 찔렀다고? 그래 '상보중평찰창'이다. 상대는 놀라 칼로 창끝을 쳐내며 물러난다. 당신도 따르며 연속 창끝을 찔러댔다. 이번엔 멋있게 삽보가 좋겠다. 창에 힘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창을 가슴께로 가져왔다가 찔러야한다. '삽보나중평찰창'이 되겠다. 뭐라고? 그러면 힘이 없으니 한 번 손목을 비틀어 찔러야 한다고? 그럼 손잡이를 한 번 밖으로 틀었다 안으로 돌리면 힘이 좋으니 '삽보난나 중평찰창'이네. 지금까지 나온 이름은 여느 창술책을 찾아보면 거의 있을 것이다. 쓸모없는 동작이나 불가능한 동작이 아닌한 말이다. 이제 여러분은 무협작가보다 훨씬 고수가 되었다. 어쩌면 여러분 스스로 연결동작을 만들어 절세 무공비급을 만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제는 독자의 수준이다. 

이런 무공초식을 써서 알아들을 독자는 없다. 한림처럼 무공 때문에 주석을 달지 않는한 말이다. 그럼 어떡해야 하는가? 다음 강의로 넘어가자. 


-한림 

 

[정보] 무공 초식짓기(형태를 딴 초식짓기-1) 

창술이나 봉술,간단한 도법같은건 무기의 움직임이 단순하니 보법을 넣는다지만 복잡한 움직임이 있는 장법이나 권법은 어떻게 할까? 이럴때는 보법보단 전체적인 흐름을 중시하는 이름이 좋다. 그래서 모양새를 딴 이름이 나오게 된다. 모양새를 말할땐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바로 동물의 모양이다. 초식에서 동물의 모양새를 많이 쓰는 이유는 그 모양이 거의 일반화 되어 있어 쉽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무술은 태극(Taijin)권이다. 이 태극권으로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태극권은 동양무술의 간판이다. 그래서 서로 자기가 원조라고 싸우고 있다. 그 논쟁을 보면 제일앞에 무당의 장삼봉(張三峯;14세기초)이 있고 그뒤에 진가구(陳家溝) 진가(陳家;17세기)의 진왕정,그 다음이 양가(楊家; 19세기초)의 양로선(楊露禪) 그뒤를 吳家,武家,학가,손가 등이 따르고 있다. 태극권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것은 여기서 따질 일이 아니지만 무협소설을 쓴다면 장삼봉을 택해야 한다. 그 이유는 작가라면 알 것이다. 원조싸움은 믿을게 못된다.


삼봉진인(三峯眞人)은 달마대사와 함께 무림세계에서 영원한 우상이다. 그런 그를 부정하는건 독자들이 용납않을 것이다. 그럼 태극권의 역사는 어떻게 되나?(다시 말하면 이건 무협작가가 보는 눈이지 무예가와 논쟁을 벌일일이 아니다). 태극권은 장삼봉이 무당산에 은거하며 어떤 도사에게서 전수받았다는 설과 늙으막에 도가기공의 경전인『황정경』을 기초로 스스로 창안했다는 설이 있다.어쨌거나 그후 속가에 전해져 남파(陰)와 북파(陽)로 나눠졌는데 남파는 단절되어 버리고 북파는 진가태극권으로 이어진다. 진가태극권은 다시 노가식(老架式)과 신가식(新架式)으로 나눠지는데 양가태극권의 창시자 양로선이 노가식을 전수받았다고 한다.(다시말하지만 설이라는것이다.) 가식(架式)이란 앞에서 얘기한 투로와 같은 뜻이다. 양가태극권은 다시 양로선의 아들 삼형제에 의해 대가식(大架式), 중가식(中架式), 소가식(小架式) 으로 나눠진다. 양로선은 청황실에서 무예를 가르쳤는데 그때 전위라는 위사가 배워 그 아들 감청에게 전하고 전감청은 나중에 오로 성을 바꿔 오가태극권을 열었다.무하청은 진가와 양가의 무공을 전수받고 무가태극권을 열었고 무가태극권을 전수받은 학위진은 학가태극권을 열었고 학위진에서 배운 손록당(孫祿堂)은 손가태극권을 열었다. 중화민국에 와선(1956) 정부가 나서 24식 간화태극권(簡化太極拳)을 만들어 국민 체조처럼 보급했다. 우리가 TV에서 흔히 보는 노인들이 연마하는 것은 바로 이 간화태극권이다. 아시안게임에선 양가(楊家), 진가(陳家), 손가(孫家), 무가(武家)등 4가지를 공인했다. 아마 한쪽 손을 들어주기가 민망했던 모양이다.


복잡하지 않는가? 그러니 원조싸움에 말려들다간 얻는게 없다. 우리같은 무협작가에겐 그저 장삼봉이려니 하는게 제일 좋다. 사실 한림은 얼마전에 무당의 노도사가 TV에 나와 자랑스럽게 태극권을 시전해 보이는걸 본적이 있다. 그노도사는 태극권이 무당것이라고 말한적은 없다. 도사님들이야 이런 원조싸움에 속가처럼 끼어들 일도 없을테고 그래서 목소리도 없지만 그 황색 도복을 입은 기다란 흰수염을 휘날리는 노도사에게 신뢰가 간다.


왜 이리 복잡한 얘기를 늘어 놓느냐하면 소설을 쓸때는 가능하면 현재 전해지는 속가의 무공은 이용하지 말라는 것을 당부하고 싶어서이다. 태극권이야 삼봉진인이 시조라고하면 원대말기부터는 나와도 시대적 문제가 없다. 양가창술도 그때쯤이다. 한림이 양가창술을 야랑전설에 넣은걸 보니 송말아니면 원초에 나온 무술일것이다.(그땐 뒤져봤는데 지금은 찾지 못하겠다.귀찮아서..) 기타 유명한 무술은 대개 명말이나 청대에 나왔으니 자칫 현실감있게 넣겠다고 생각하다간 엉망이 되고만다. 한림도 그런 경험이 있다. 소요장강기인지 야랑전설인지 사천에 가서 '마파두부'를 시켜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마파두부는 나중에 알아보니 19세기쯤에 일반에 알려진 음식이었다. 그걸 음식점에서 시켜먹었으니...한림이 작품을 쓸땐 그지방의 건물이나 음식의 기원을 철저히 점검했었다. 그런데도 '사실감' 때문에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무공은 특히 그렇다. 무협작가에겐 영원한 팔대문파가 있다. 가능하면 팔대문파의 무공을 쓰거나 새로이 창조해내는게 논쟁에 말려들지 않는다. 속가 가전무술처럼 원조가 분명한 무공은 자칫 잘못하면 시대가 맞지않는다.


그럼 이제 태극권의 이름들을 살펴보자. 

 태극권에 대해선 이제 생각하니 제일 나중에 논하는게 좋았다고 후회된다. 성격상 얘기가 너무 일찍 나온것 같다. 이게 준비되지 않은 연재물의 맹점이다. 나중에 되돌아 보기 바란다. 태극권은 실제 무공도 그렇지만 그 초식이름도 무공중에서 최고이다. 이런 초식이름을 먼저 음미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이미 앞에서 이름짓는 방법을 알았으니 동사몇개와 보법 몇개만 알면 장법과 권법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최고의 이름을 먼저 살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태극권에서도 앞에서 말한 보법이 쓰인다. 하지만 앞의 보법과 조금다른것은 태극권 고유의 기본요결때문이다. 태극권은 부드러워야한다. 그래서 보법도 다른 무술보다는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 자연히 보법도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마보도 자연스레 어깨넓이로, 궁보도 뒷무릎을 빳빳이 힘주어 펴지 않고 자연스레 구부러지는게 요결이다.하지만 우리같은 범인(凡人)들이야 그런걸 세세히 알필요가 없다. 그냥 마보라 이름 붙이면 모양이 나오니 독자들이 알아서 읽을 것이다.


태극권의 움직임은 격렬한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앞에서 얘기한 보법중에 움직이는 보법은 거의 쓰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분이 권법이나 장법을 만들어 낼때는 그럴 필요없다. 오히려 앞에서 말한 격렬한 움직임을 넣을 수록 빛이 난다. 그점은 다음편 소림편을 훑어 볼때 알게 될것이다.


지금 이름은 24식 간화태극권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전에 책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없다. 48식이니 108식이니 굳이 알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것은 작명법 아닌가? 태극권 초식 다 알아도 무협소설에 써먹을 작가는 없을 것이다.위에서 말했지만 새로 지어내는게 최고다.다음의 이름에서 좌우(左右)는 빼버렸다. 단지 방향을 말하기 때문이다.


(1) 그런대로 알수 있는 이름들.


-루슬요보(褸膝拗步),등각(登脚),전신등각(轉身登脚), 

하세독립(下勢獨立),십자수(十字手),도권굉(倒卷肱)-


*요보란 뒤에서 나오지만 손과 발이 엇갈린 경우다. 즉 왼손을 내지를때 오른발이 나오는경우이다. 루슬이란 다헤어진 무릎팍이란 뜻(?).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실제로는 발을 조금 들어올리는 정도.


*등각이란 다리를 들어 올린다는 뜻. 다리를 차는게(!) 아니라 그냥 들어 올리는 것이다. 이게 정말 무술인가? (태극권은 발경이 상당히 중요하다는걸 잊지마라)


*전신등각은 알것이다. 전신은 몸을 돌리는 거니...


*하세독립은 먼저 자세를 낮춘후(下勢) 독립(獨立;한발로 선다)는 뜻, 하세의 자세는 앞의 부보자세와 비슷. 독립의 자세는 앞의 제슬자세와 비슷.그런데 왜 다른 이름이 필요할까? 독림과호나 금계독립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이 독립보(獨立步)는 사람과 동물둘다 붙이기 편해서이다. 닭이 '한쪽발로 선 모습'은 말이 되지만 금계제슬로 바꿔 '닭이 무릎을 든 모습'이라하면 우스광스럽지 않는가?


*십자수는 모양 그대로 십자형태로 손을 교차하는 모양.


*도권굉은 권과 팔이 꺼꾸러진다는 얘기니 축늘어뜨리는 모양인 모양이다. 모양은 한쪽 손으로 다른손을 쳐 떨어뜨리는 모습이다.


이들 이름은 그나마 움직임을 붙인 이름들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이름들이 힘이 없지 않은가 권법이라면 타(打),격(擊),붕(崩),정도는 나와야 하는데 말이다.


(2) 조금 애매한 이름들


-여봉사폐(如封似閉),해저침(海底針),전신반란추(轉身搬瀾錘), 

쌍봉관이(雙峰貫耳), 단편(單鞭),백학량시(白鶴亮翅), 

야마분종(野馬分宗),고탐마(高探馬)


*봉함이 곧 잠그는 것이라? 맞는 말이다. 완벽히 수비하라는 얘긴가?

이 초식은 실제 움직임이 아름다운데 비해 이름이 영 아니다.


*바다속 바닥까지 침을 박아 넣을 듯이 내리 찌르는 것인가?


*반(搬)은 옮기라는 얘기고 란(瀾)은 물결,추(錘)는 저울이다. 몸을 돌려 흔들이는 저울을 옮기듯 조심조심 움직이란 말인가?


*쌍봉관이는 조금 쉽다. 두개의 산봉우리 귀를 한꺼번에 뚫는다는 모양이다. 실제 양권의 권안(拳眼; 주먹을 쥐었을때 엄지가 말린부분에 생긴 구멍)이 서로 부딪히게 하면 된다.


*하나의 채찍이라? 한손으로 채찍손잡이를 잡고 다른손으로 채찍을 펼치는 모습인가?


*백학량시는 권법마다 한번 넣는 초식이다. 날다가 힘이든 백학이 쉬기위해 나무에 내려앉아 날개를 살포시 접는 모습이 연상된다.


*야마분종은 이해가 곤란하다. 야생말의 높이를 나눈다?


*고탐마는 말을 더듬는다는 뜻인데 그것도 높은부위를 더듬는다는 말같다. 실제 모양은 마치 말의 목덜미와 갈기를 쓰다듬어 주는 모습같다.


이상 살펴본 모양을 보면 이건 권법이 아니라 요결의 덩어리같다. 의천도룡기에서 주인공이 삼봉진인의 구결만을 듣고 몽골고수를 무찔렀다는 것이 과장되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태극권은 초식이 아니라 요결의 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3) 난해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름들


-수휘비파(手揮琵琶),옥녀천사(玉女穿梭),운수(雲手),람작미(攬雀尾)


자 이제 오늘 강의의 백미에 도달했다. 태극권을 보는 이유는 바로 이들 초식때문이다.


*수휘비파란 비파를 안아들고 가볍게 튕긴다는 뜻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이건 무공초식이 아니라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 하다.


*옥녀천사. 옥녀란 아마 선녀일거다. 사(梭)란 베틀북,천(穿)은 북을 실마다 꿰는 모습이니 천사가 베틀에서 천의를 짜는 모습이다. 천의무봉이라 했고 또 그 천은 얼마나 가벼울까? 그 선녀의 손놀림도 얼마나 가벼울까? 이보다 더 태극권요결을 잘 나타내는 말이 있을까? 선녀의 하얗고 긴 손가락이 떠오르는 건 어찌된건가?


*운수란 구름손? 구름같이 가벼운 손놀림인가? 아니면 산 봉우리에 서서 눈앞에 흘러오는 구름을 양손으로 휘젖는 모습인가? 마치 신선이 산봉우리에 서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태극권중 한림이 가장 좋아하는 초식인 람작미. 람(攬)이란 붙잡는다는 뜻이고 작(雀)은 작은 참새를 말하니 참새꼬리를 붙잡는다는 말이다. 실제 모습을 보면 어린아이가 참새를 품안에서 놓쳤다가 다시 쫓아 꼬리를 잡고 놓치고 쫓고 희롱하는 모습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움직임이다. 여러분 기회가 있으면 이 람작미는 한번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춤보다 아름답다.


이들의 초식이름이 방금 전장에서 사람의 목을 치고 돌아온 무장의 머리에서 나올수 있을까? 한림은 이들 무공초식 이름을 보고 산봉우리에서 유유히 거니는 신선같은 늙은 노도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여러분은 어떤가? 물론 48식이상의 투로로 가면 타(打),압(壓),사(射)등 강렬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운수, 옥녀천사,람작미같은 초식을 무인이 만들어 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xx검x 를 보면 대부분 초식이름이 살(殺),격(擊),자(刺)뿐이다. 그런 이름과 태극권의 이름을 대비해 보라. 하늘을 무너뜨리고(崩天) 돌비석을 깨는 (破碑)등의 초식은 오히려 느낌이 없고 살적(殺賊)같은 이름은 눈쌀이 찌푸려 지지만, 운수나 람작미같은 이름을 볼때면 마치 한폭의 동양화로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 소설에 넣으면 독자들이 알까? 그것도 곤란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한림은 무예가가 아니다. 순전히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을 적었을 뿐이다. 실제 요결과는 다를수 있다는걸 밝혀둔다.)


이제 한림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무공초식의 이름들을 보았으니 진짜 강의로 돌아가자. 형태를 나타낸 무공의 최고봉은 아무래도 소림류일 것이다. 형의권 소림오권, 육합권(십이형권)등 모두 동물의 모양이거나 실제 권법의 모습을 초식이름에 그대로 사용했다. 이것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대강 권법과 장법에 동물모습을 붙이는 방법이 떠오를 것이다. 

 앞에서 말한 형의권(形意拳),소림오권,육합권은 사실 하나로 본다. 형의권은「행의권(行意拳)」「육합권(六合拳)」심의권(心意拳)이라고도 한다.형의권은 모두 동물의 모양을 따왔다. 이 형의권도 원조가 불분명하다. 하지만 태극권처럼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형의권의 시조로 일컬어 지는 사람은 세사람이다. 제일 먼저 나오는 이는 물론 달마(達磨)대사(5세기)이다. 소림사에서는 심의권(心意拳)으로 기록이 남아있다. 두번째는 유명한 남송의 장군 악비(岳飛;12세기 중엽)이다. 한림의 소설에서 항상 비판의 대상(?)이 되어온 비운의 인물이다. 그는 창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어 형의권의 초기 형태에 창술의 기법이 많은걸로 봐서 그를 거론한다고 한다. 세번째는 희제가(姬際可;명말 17세기)라는 인물인데 그는 소림에서 십년 수련한후 포주에 내려와 가전무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희제가 역시 창술의 대가라고 한다. 자 누구를 시조로 삼을 것인가? 무협소설에선 당연히 달마대사다. 물론 그전에 화타의 오금희(체조)가 있지만 그건 쳐주지 않는다. 


형의권에선 기본식은 삼체식(三體式)과 오행권(五行拳)이 기본 요결이다. 즉 움직임은 천지인 삼재(三才)에 따르고 권을 내지르는 기술은 오행(금수목화토)에 따른다는 것이다.먼저 보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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