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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무공 초식짓기-한림 5

벽검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11 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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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술(輕空術),경신술(輕身術),보법(步法)등을 총괄하여 신법(身法)이라 할수 있는데 이중 경공술과 경신술은 엄밀한 의미에서 동일하다고 할수 있다. 굳이 구별하자면 경공술은 공중으로 오르내리는 것이고 경신술은 장거리를 달리는 것이지만 둘다 몸을 가볍게 한다는 점에선 다를바 없다.


한림이 작품을 쓸때 고민한것중 하나가 무공을 어느정도까지 과장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가능하면 실제적인 무공을 고집했지만 경공,경신술만은 거부하지 못했다. 굳이 그 이유를 밝히자면 이들 무공이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란데 있고 누구나 과장이란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속어에도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달린다는 말이 있잖은가? 빠르게 달리는걸 풀잎위를 달리는것으로 묘사하는 것과 다를 것이 무언가? 하지만, 무공이름은 쓰지 않았다. 그냥 뛰어 올랐다든가 달렸다 정도로 묘사했다. (가끔씩 슬쩍 집어넣은것도 사실이다.) 무협소설의 무술중 가장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들 경공,경신술이다. 이들 무공은 그 무공이름자체가 초식이름이 된다. 그래서 아름다운 이름이 많다.


이번에는 이들 경공 경신술과 더욱 황당하지만 멋진 무공초식이름 몇가지를 살펴보자.


앞에서 동물이름으로 만든 초식중 새에 관련된 이름은 신법이 많다. 대붕전시라든가 평사낙안,연자착수등은 아주 많이 써먹는 초식들이다. 하지만 이들 신법은 위에서 아래로 날아내리는 신법들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사용되는 초식이 되지만 이번에 살펴볼 초식이름은 중력을 거스런 무공이름들이다. 다시말해 위로 날아 오르거나 붕떠서 달려가는 무공들이다. 그래서 신비스러운 것이다.이걸 과장으로 보는 독자도 좋고 가능한것처럼 읽는 독자도 좋다. 


◆천근추(千斤墜)

추(墜)보다는 추(錘)가 더 좋을듯하다. 경공술은 아니고 신법으로 온몸의 힘을 하반신으로 내려 천근으로 내리누른다고 하니 1근이 400~800그램사이인걸 고려하면(도량단위는 시대마다 바뀌었다)400kg중~800kg중정도라는 셈이다. 

◆무력답수(無力踏水)

정말 촌스런 이름이다. 물위를 걷는다는 의미인것 같으나...

◆칠보추혼(七步追魂)

일곱발짝 떼더니 귀신처럼 사라졌다는 말이다.

◆팔보간섬(八步看閃)

여덟발짝 떼더니 번개처럼 사라졌다는 말이다. 칠보추혼의 귀신보다 번개를 보았다는게 조금 더 멋있다.

◆부공삼매(浮空三昧)

부공삼매란 무의식 중에 붕떠오른다는 말로 내공수련이 극치에 이르렀을때 운기중 몸이 자연히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무슨 오기조원이니 생사현통이니 내공의 극치를 묘사하는 말엔 온갖말이 있지만 그중 가장 멋있다고 본다.

◆등평도수(登萍渡水)

일위도강(一葦渡江)보다는 훨씬 보편적이고 멋있다. 일위도강은 달마의 냄새가 나지만 부평초를 밟고 물위를 건느는건 아무나에게 어울린다. 그리고 버들잎보다 부평초가 얼마나 낭만적인가? 물론 장강보다는 연못처럼 작은 곳이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금리도천파(金鯉渡穿波)

잉어가 파도를 헤치고 달리는 모습이니 날치가 물위를 나는 모습이 연상된다. 어쩐지 물속기술같은 느낌이 든다.

◆육지비등(陸地飛騰)

들위를 날고 산위를 오르는 모양을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해 멋이 없다.

◆천마행공(天馬行空)

천마가 하늘을 나는 모습이라...김용이 써먹은 수법인데 멋이없다.

◆경공제종술(輕功提踪術)

제종술은 추격술처럼보이는데...이것도 김용이 써먹은 수법이다. 아래 제운종이 훨씬 멋있잖은가?

◆일학충천(一鶴沖天),백학충천(白鶴沖天)

충천이란 위로 바로 오르는 모양이다. 학은 다른 새와는 달리 수직으로 올라가는 모양을 볼수 있다.

◆허공답보(虛空踏步)

허공을 밟고 가듯이 날으는 모양이다. 하지만 너무 직설적이지 않는가?


위의것보다 훨씬 멋지고 아름다운 이름들을 보자.


◆능공허도(凌空虛道,渡)

공중에 길이 있는것처럼 달리는 것이다. 말이 멋있다.

◆부신약영(浮身躍影)

몸이 붕뜨더니 그림자처럼 휙 사라져 버렸지만 왠지 여운이 남는다.

부와 약의 조화가 멋지기 때문이다.

◆궁신탄영(弓身彈影)

몸을 활처럼 구부리더니 핑하니 사라졌는데,역시 궁과 탄이 조화가 되어 멋지게 보인다.

◆어기충소(馭氣沖宵)

기를 끌어 모아 수직으로 솟아 오르는 모양이다. 일학충천보다는 더욱 신비로와 보인다. 그건 날개짓이 없어서 일것이다.

◆초상비(草上飛)

한림은 이 무공이름이 너무 좋다. 풀잎위를 나르는 모습이라니... 그렇지만 작품에선 써보지 못했다.(신탐무에서 한번 썼던가?) 

◆상천제(上天梯)

중국 전설에 보면 처음에는 하늘과 땅이 이어졌다가 떨어지며 그 사이를 잇는 사다리가 있었다. 그걸 천제(天梯)라 한다. 이 천제는 높은 산마다 하나씩 있었는데... 자세한 얘기는 야랑전설에 나온다. 하늘사다리를 오르는 모양이니 그 모양을 상상해보라. 마치 허공에 사다리가 있고 한발한발 걸어 오르니 얼마나 신비한가. 경공,경신술중에서 가장 불가능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답설무흔(踏雪無痕)

눈위를 밟으나 발자국 하나 없다. 경신술을 나타낼때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무공초식이다. 하지만 한림은 초상비가 더 좋다.

◆제운종(提雲踪)

구름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모습이니 손오공이 근두운을 탄 모습이다. 무당의 수법으로 쓰인다.

◆연대부운(蓮臺浮雲)

연대란 부처님께서 앉으신 좌대이다. 그 연대가 구름처럼 떠오르는 모습이니 상상이 갈것이다. 보통 가부좌한 상태로 떠오르는 초식으로 쓰이는데 내공의 고수만이 쓸수가 있겠다. 부공삼매를 생각해 보라. 소림수법이란걸 누구나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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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초식들이 과연 가능한가? 하지만 그냥 모양과 느낌을 나타내는 것이라 이해하는 독자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반소설에서도 바람처럼 사라졌다고 표현해도 좋은데 왜 무협에선 그게 과장되어 보일까? 그건 그 결과를 묘사함에 있어 엉터리가 많기 때문이다. 무공이름이 붕산장(崩山掌)이라 해놓고 실제로 산이 한손짓에 무너지게 묘사하니 모든게 엉터리로 보이는 것이다. 그 예로 다음 초식이름을 한번 보자. 정말 가능한 얘기일까? 하지만 이들 초식은 실제로 자주 쓰이는 초식이름이다.


◆격산타우(隔山打牛)

산너머의 소를 두들긴다는 얘기이다.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 가능하게 묘사하는 작가가 있다면 어찌 되겠는가? 실제 무당의 면장같은건 창호지를 격하고 그뒤의 물체를 부술수 있다지 않는가? 창호지가 산으로 과장되었을 뿐이다. 김용의 작품중에 이 격산타우로 비꼬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느작품인지 기억이 가물하다. 격산타우란 초식이름을 듣고 벌벌떠는 무뢰한의 모습이 우스웠다. 

◆비화타혈(飛花打穴)

꽃을 날려 점혈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꽃을 날려 점혈하는 모양을 그리는 작가가 있었다.그렇다면 앞의 미녀들이 나오는 초식은 모두 그 미녀들이 나와야 하는데...

◆천왕탁탑(天王托塔)

천왕이 돌탑을 밀어 올리는 모양인데 태산압정과 대비해 쓰면 좋다. 이런 초식은 아주 많이 등장하는 초식이다. 과연 돌탑을 밀어 올릴 장사가 있겠는가? 

◆횡소천군(橫掃千軍)

너무나 유명한 초식이다. 한번 쓸어 천명의 군사를 넘어뜨리는 기세이지 실제로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초식이름을 짓는데 있어서는 과장이 필요하다. 아름다울려면 그정도 과장은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그 초식을 쓰는 동작이나 묘사에 있어서는 철저히 과장을 죽여야한다. 그래야만 초식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위의 경공 경신술을 쓰는데 있어 조금 조심한다면 현실감을 죽이지 않고도 효과를 얻을수 있는 것이다. 초상비로 바람처럼 달려갔다고 묘사하면 그만이다. 초상비를 써서 풀잎위를 날아갔다고 쓸 이유가 있겠는가? 그럼 거짓말처럼 되는 것이다. 물론 작가나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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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번째 자연을 이용한 초식만들기로 들어가 보자. 자연을 이용하는건 사람이나 고사를 이용하는것보다 훨씬 쉽다. 중국에 관한 지식이 필요치 않으니까. 

 

자연을 이용한 초식은 누구나 그 느낌을 쉽게 전달할수 있어 많이 애용되는 방법이다. 자연현상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것은 바람(風)이고 식물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매화(梅)이다. 사군자중에서 매화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눈속에서 강인하게 피어나는 고고한 모습이 무공과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외 수많은 자연현상과 식물이 등장하는데 자연현상은 그 주는 느낌이 탁월하므로 무협소설에선 극히 많이 사용된다. 또 그리 많은 지식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그중 몇가지 예를 살펴 보기로 하자. 워낙 많으므로 한림이 가진 자료중에서 몇가지만 뽑아 보겠다.


◆회풍류(廻風擺柳),춘풍벽류(春風擘柳),광풍절지(狂風折枝),

선풍소엽(旋風掃葉),회풍발수(回風潑水),풍소낙엽(風掃落葉),

풍불수양(風拂垂楊);

회풍이나 선풍은 같은 말이다. 류(柳)나 양(楊)은 버드나무를 말한다. 바람과 버드나무는 뗄래야 뗄수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그건 다른나무와는 달리 버드나무가지가 축 늘어져 바람에 쉽게 흩날리는 모양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춘풍벽류에서 부드러운 봄바람이 버드나무를 쪼개는게 아니라 늘어진 가지들이 갈라지는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회풍발수는 폭포물이 바람에 흔날려 물이 쫙 뿌려지는 모습을 보인다. 낙엽에는 아무래도 소(掃;쓸어버림)가 어울리는 모양이다. 이중 멋있는 말은 춘풍벽류와 풍불수양인데 풍불수양은 바람이 늘어진 버드나무를 흔드는 모양인데 그냥 흔드는게-요-아니라, 날리는게-파-아니라 털어내는 모습이 멋지다. 이들 이름은 무공초식으로는 약한 느낌이 든다. 바람으로 강한 느낌을 줄려면 아무래도 광풍이나 한풍(寒風,朔風)을 쓰는게 좋다.


◆팔방풍우(八方風雨),만천화우(滿天花雨),화풍세우(和風細雨);

비(雨)는 풍처럼 매우 자주 쓰인다. 앞의 두가지는 너무도 유명한 초식이다. 팔방풍우는 몸주위로 검화나 암기가 쫙 뻗어나가는 모습이고 만천화우는 사천당문의 암기술을 쓸때 꼭 나오는 수법으로 하늘가득 덮은 암기가 꽃비로 묘사된 느낌이다. 화풍세우는 바람이 잦아들어 보슬비가 내리는 꼴이니 무공으론 약한 느낌이지만 오히려 으스스한 느낌이 들지않는가? 소리없이 적시는 독기가 느껴진다.


◆괴성점원(魁星点圓),성타구진(星打勾陳),적성환두(摘星換斗)

성횡두전(星橫斗轉),괴성척두(魁星剔斗),

은하횡공(銀河橫空),유성타지(流星墮地);

별은 꽃(花)대신 암기나 검화를 묘사하는데 쓰이는데 여기서 쓰는 초식은 상당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초식들이다. 유성이 땅을 때리는 유성타지나 별이 구진(勾陳;북극성)을 때린다는 성타구진(실제로는 북극성을 때리는-가로지르는- 별은 없다.) 그리고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횡공은 쉬우면서도 머리에 떠오르는 그림이 상당히 아름답다. 그외에서 나오는 괴(魁)는 북두칠성의 앞국자부분 네별을 의미하고 두(斗)는 보통 북두칠성의 손잡이 부분 세별을 말하지만 가끔 북두칠성 전체를 의미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괴성점원은 북극성을 보고 도는 북두칠성의 모양새를 나타내는 초식이름이다. 괴성척두는 아마 북두칠성의 앞부분이 손잡이 부분을 끄는 모양인것 같고, 성횡두전이란 보통 별은 밤하늘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는데 비해 북두칠성만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모양이다. (현재 우리는 모든 별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걸 알고 있지만 옛사람들이야...) 적성환두란 일반 별을 따다가 중요한 북두를 만든다는 뜻이니... 북두는 아마 별중에서 최고로 꼽혔던 모양이다. 


◆춘뢰주야(春雷走野),뇌경백리(雷驚百里),뇌천대장(雷天大壯),

뇌산소과(雷山小過),자전천운(紫電穿雲),춘운사전(春雲斜電);

자연현상중 가장 강한 현상은 뇌(雷)이다. 뇌란 천둥 또는 번개이다. 번개는 보통 섬전(閃電)이라하지만 뇌하나로 천둥번개를 같이 묘사한다. 모두 천둥번개가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모양을 의미하는 초식이름이고 마지막 자전천운은 보라빛(신비함이다) 번개가 구름을 꿰뚫는 모양이다. 옛사람들은 번개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걸로 보았나? 춘운사전도 똑같은 말이다. 봄에 마른 번개가 많이 치는 모양이다.


◆쌍봉삽운(雙峰揷雲),선장퇴운(仙掌推雲),고운출수(高雲出手)

운횡서령(雲橫西嶺),흑운차일(黑雲遮日),흑운만천(黑雲滿天)

운연과안(雲烟過眼),개운직지(開雲直指);

구름은 보통 권장법에 많이 쓰인다. 태극권에 운수가 있다는걸 잘알것이다. 쌍봉삽운은 구름속에 두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오르는 모습이고 선장퇴운이나 고운출수는 높은 산위의 구름을 신선이 걷어내는 모습이다.운횡서령은 구름이 서쪽(구름이 어디로 흐르던가?) 고개를 넘어가는 모습, 흑운차일이나 흑운만천은 먹구름이 해와 하늘을 가리는 모습이니 어떤 수법인지 짐작이 갈것이다. 운연과안도 마찬가지. 구름과 연기가 눈앞을지나가니 온통 캄캄하지 않겠는가? 이런수법을 깨는 수법으로는 마지막에 나오는 개운XX(開雲XX)를 많이 쓴다. 선장퇴운등도 괜찮겠으나 개운을 쓰면 눈앞이 확 걷히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삼환토월(三環套月),회중포월(懷中抱月),회두망월(回頭望月)

퇴창망월(推窓望月),월하송영(月下松影),한당월영(寒塘月影);

달은 둥근 모양을 나타내거나 아니면 분위기를 묘사하는데 쓰인다. 삼환토월은 달에 세겹의 테두리가 씌우는 모양 이고 회중포월은 둥근 달을 끌어 안는 모습인데 제법 많이 쓴다. 어떤 수법인지 그 동작이 보일 것이다. 다른건 분위기다.


◆경설난비(輕雪亂飛);

눈도 제법 많이 쓰는데 그중 눈송이가 분분히 휘날리는 모양을 나타낸 이 경설난비도 제법 멋있는 초식이다.


◆백홍관일,채홍관일(彩虹貫日),채홍경천(彩虹景天);

홍(虹)이란 무지개. 흰무지개나 색무지개나 모두 불가능한 해를 꿰뚫었다. (무지개는 해의 반대쪽에 있다.) 그래서 신비한 느낌의 초식이 된다. 검법에서 아주 많이 쓰는 이름이다. 채홍경천은 무지개가 하늘에 걸려 있는 모습인데 앞의 채홍관일에 비하면 너무 촌스럽지 않는가?


◆일락서해(日落西海),일월상회(日月相會),일출동산(日出東山), 

일기피형(日奇披形),투천환일(偸天換日);

여기 나오는 해에 관한 초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개운일출(開雲日出)같은 초식이 훨씬 낫다.


◆좌우봉원(左右逢源),기봉돌기(奇峯突起),천암경수(千巖競秀);

산이나 들에 관한 이런 초식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태산압정(泰山壓頂)같은 쉬운 초식이 낫다. 


매화는 앞의 김용편에서 예를 들었으니 다른 것을 살펴보자.


◆양주수양(楊州垂楊),도발수양(倒拔垂楊),고등전수(枯藤纏樹),

등라반목(藤蘿絆木),독산고목(禿山孤木);

양주는 그이름이 말해주듯 버드나무의 고장이다.수서호옆길에는 그 유명한 버드나무숲이 이어져 있다. 그냥 버드나무가 늘어진 모습뿐이니 참 촌스러운 이름이다.고등전수나 등라반목은 모두 등나무가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모양이다. 독산이란 민둥산이고 그 민둥산에 홀로선 나무이니 독산고목은 위의 기봉돌기보다는 훨씬 운치있다.


◆추일소엽(秋日掃葉);

가을에 쌓인 낙옆을 쓸어 모으는 동작이지만 위의 바람이 쓸어 내는것보단 그림이 좋지 못하다. 


◆천녀산화(天女散花),마축락화(馬蹴落花),이화춘우(梨花春雨);

하늘에서 선녀가 꽃을 뿌리는 모양의 천녀산화나 봄에 핀 배꽃에 내리는 이화춘우는 매우 아름다운 이름이다. 한림은 꽃을 너무 좋아한다. 말이 뒷발질로 떨어지는 꽃잎을 차는 모습도 아주 그럴듯하다. 말이 뛰어다니다가 우연히 떨어지는 꽃잎을 찰 확률이 얼마겠는가? 이 이름을 지은 사람은 정말 멋진 눈을 가졌다. 이런걸 퇴법초식에 쓰면 정말 멋질 것이다.


◆이화접목(移花接木),거석압목(巨石壓木);

이화접목은 도인기술의 극치로 표현하는 초식이름이다.접목은 보통 작은 잎눈을 잘라 접붙일 묘목에 붙이는데 그 눈이 자라 나무가 된다. 결국 손톱만한 힘을 들여 상대의 커다란 힘을 자기것으로 만든다는 묘용을 표현한 멋진 이름이다. 거석압목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너무 직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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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선보인 초식이름들은 예로 든것으로 자연을 이용한 수법은 끝도 없이 많다. 아마 이들 이름보다 더 멋진 이름을 생각해 내는건 어렵지 않을것이다. 남이 생각해내지 못한 이름, 직설적이지 않은 표현이 얼마나 읽는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잘 알것이다. 초식이름은 한마디로 시구를 만드는것과 같다. 글자하나가 전체 이름의 느낌을 바꾼다는걸 명심하자.


이젠 마지막 정리의 단계로 들어가자. 


지금까지 수많은 예를 보았다. 이제 정리하는 의미에서 한번 되돌아 보자 기술적 이름짓기는 모양을 정확하게 전달하지만 독자들이 알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동물이나 자연,고사등을 이용하여 모양을 나타내는 것은 알기는 쉬우나 모양을 전달함에 있어 애매한 단점이 있다. 더구나 초식이름이 아름다울수록 독자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것이다. 그럼 초식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 그건 작가가 쓰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에 따라 잘 판단해야 한다. 이제 마무리 단계로 몇가지 점을 힌트로 주기로 한다.



[힌트1] 

초식이름은 4자로 쓰는게 일반적이다.(단,기술적이름짓기는 조금 다르다). 형용사+주어+동사+목적어 순이다. 


[힌트2] 

초식이름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글자는 [동사]선정이다. 대개 무공용으로 쓰는 동사는 손수(手)변의 글자가 많다. 옥편의 손수변 동사만 활용해도 어지간한 무공초식을 만드는덴 지장이 없다.


[힌트3] 

무기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는 대개 그 활용법에 있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찌르기를 보면 창으로 찌를때는 찰(札;손수변),뭉뚱한 봉으로 찌를때는 착(),검으로 찌를때는 자(刺)를 쓴다. 또 휘두르는 동작도 회(回),소(掃),륜(手+侖)등인데 소는 정강이부분을 목표로 하고 륜은 가슴부위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특히 륜은 무화(舞花)와도 비슷한 동작에도 쓰인다. 하지만 이런걸 세세히 알 필요는 없다. 무예가중에서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테니 일반 독자는 거의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굳이 정확성을 기할려면 평소 많은 동작을 구별하는 눈을 길러야한다.


[힌트4] 

기술적 이름짓기의 방식은 굳이 초식이름에 사용하지 않아도 동작묘사에 활용하면 좋은 글이 된다. 특히 보법은 동작묘사에 아주 좋다.


[힌트5]

동물을 활용할땐 등장인물의 성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인물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동물은 역효과이다. 또한 동물마다 무공특성이 있으니 앞의 자료를 잘 활용하면 큰 무리는 없을것이다.


[힌트6]

아주 강렬한 동사를 쓸땐 그 목적어로 사람이나 동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참(斬), 자(刺),격(擊),파(破),타(打),단(斷)등에 살아있는 것이 따라오면 듣기에도 끔찍한 모양이 된다. 앞에 예를 든 고조참망이나 무송타호,직도황룡등 은 고사를 참조해서 만든 이름이지만 좋은 이름들은 아니다. 물론 악당의 초식에 쓰면 대비가 되겠지만...

유명한 무공중 개방의 타구(打狗)봉법이 있고 그 초식 대부분이 개를 두들겨 패는 모습들이다. 이 타구봉법은 거지와 짖어대는 개를 잘 대비시켜 주어 끔찍하다기 보다는 해학적인 느낌이 든다. 이런 경우는 예외로 봐야 하겠다.


[힌트7]

김용처럼 아주 시적인 초식을 만들어 내는데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도 많은 초식을 옛 문헌에서 따왔다. 고시나 고문등을 보다가 적절한 어귀가 있으면 모아두었다가 써먹으면 정말 멋진 초식이 된다. 특히 시는 좋은 어귀의 보고이다. 고시한편에서 멋진 초식 하나는 집어낼수 있을것이다. 주역 또한 많이 애용되는데 시보단 아름답지 못하다. 앞에서 예를든 항아분월, 이나 거석압목등은 주역의 육십사괘에서 나왔다.


[힌트8] 

무협에는 중과 도사가 거의 등장한다. 이들이 쓰는 무공은 도교나 불교의 특성에 따라야 한다. 도교는 대개 자연을 기초로 하는게 많다. 특히 태극(太極),양의(兩義),삼재(三才),사상(四象),오행(五行),육합(六合), 칠성(七星),팔괘(八卦),구궁(九宮), 그리고 이십팔수(二十八宿)등은 도교의 무공초식과 이름에 잘 어울린다. 점복술의 십간(十干),십이지(十二支)등은 도교의 냄새보단 민간의 냄새가 더 많다. 양의는 음양, 삼재는 천지인, 사상은 청룡,백호,주작,현무 또는 태양,소음 태음,소음을 말하기도 한다. 오행은 목화토금수이고,육합은 십이지가 서로 합하여 오행이되는것으로 십이지를 시계숫자로 놓고 반을 갈라 수평으로 이으면 된다. 예를 들어 자-축이 합하면 토가되고 해와 인이 합하면 목이 된다는 등이다. 진법에 사용하면 좋은 경우다.칠성은 북두를 나타내는 것으로 일곱개의 별이 사용되고 팔괘는 여덟방위를 나타내는 말로써 건곤손간감리진태이다. 구궁은 구성(九星) 또는 구기(九氣)라고도 하며 팔괘의 방위에 중앙을 합친것으로 중궁,건궁...등으로 이름한다. 또는 별을 사용하여 일백수성,이흑토성....등으로 부르기도 한다.십간은 갑을병정... 십이지는 자축인묘... 이십팔수는 하늘에 떠있는 스무여덟개의 성좌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오리온자,전갈좌등으로 부르는 것들이다. 


[힌트9] 

불교에서 쓰는 이름은 소림무공이 너무 유명하므로 거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불교는 아주 특이한 이름들이 많다. 특별히 몇가지 본다면 바로 인계(印契)이다. 인계는 부처님의 손모양에서 나온것인데 부처상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수인(手印)이라고도 한다.부처님의 손모양을 무공에 넣으면 불경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모양이 무척 아름답다. 몇가지 예를 보면 석가부처의 근본오인인 선정인(禪定印) 또는 삼마지인(三摩地印) -단전호흡할때 이 모양을 따라한다.-,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전법륜인(轉法輪印),여원인(與願印), 시무외인(施無畏印)이다. 이외에 지권인(智拳印),구품인(九品印)등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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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초식은 깊이 읽는 독자가 드물다. 하지만 가끔 진정한 독자중에는 이런 즐거움을 찾는 독자도 있다. 독자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작품을 쓰는 즐거움을 이런 초식의 창작에서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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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너무 길어진 느낌도 있고 어떤 면에선 겉만보고 지나친것도 많지만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썼다. 이상으로 '무공초식 이름짓기' 는 끝맺는다. 무공자료 본문은 아마 준비하는 분의 사정상 내놓기 어려운 모양이다


ps

개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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