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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여지는 이야기. (안쓴다고 하고 쓰고 있었다.)

평장이짱(118.91) 2019.02.17 23:33:15
조회 121 추천 3 댓글 5
														

그런거 없다고 하고서는 나도 모르게 이러고 있었다오.

그냥 쓰여지면 쓰고 아니면 아니라서...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오.

하지만 이 이야기속 평장은 아직 안 갔으니까... 최선을 다해 지켜보겠소.

이번에는.... 마냥 행복하기를.....


//////////


그렇게 또 다시 정생은 소중한 누군가를 보냈다. 처음 선생을 보내던 그 순간처럼 왼쪽 가슴에서 무엇인가 끊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평장이 나이 5살이던 그 해 그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처음 장림부에 들어섰을 때, 아니 처음 그 손을 잡았을 때 그것도 아니 처음 그 아이의 눈동자를 보았을 때 형님의 아이였던 그 아이가 마치 자신과 같다고 느낀 것은 자신의 착각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착각이라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잔인한 현실은 이 아이마저 뒤흔들어 놓을 것이 뻔했기에 정생은 그 아이를 품에 품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던 그 작고 맑은 눈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순간의 선택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노력하던 한 장수를 나락으로 밀었다. 어린 아들을 두고 스스로 생을 놓던 노원의 가슴 아픔이 보였다. 그래서 말간 눈으로 자신을 보는 그 순진한 눈을 외면하지 못하고 그 손을 잡았다. 맑고 순진하고 깨끗한 그 눈으로 자신을 보던 평장의 그 순간을 정생은 단 한 순가도 잊은 적이 없었다. 그랬는데 그 아이가 저리 눈을 감고 꿈쩍을 하지 않는다. 먼저 간다고, 가기 싫지만 그래야만 한다고 말하는 아이의 말이 단 한번 틀리기를 바랐다. 늘 신중하고 진중했던 그래서 많은 의지와 힘이 되었던 아들, 아니 친자식보다 더 정이가고 마음이 쓰였던 아들. 그런 아들이 저리 누워있다. 망연자실, 지금 눈앞의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인정 할 수 없었다. 누구보다 따듯했던 그래서 누구보다 엄했던 하여 많은 것들을 해야 할 아이였다.





말간 눈으로 자신을 보며 웃던 그 얼굴이 떠나질 않는다. 아버지하고 부르며 약간은 슬픈 눈을 하던 그 눈이 잊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슬픔을 늘 속으로 감추고 인내하던 그 눈이 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눈이 갔다. 저 여린 마음에 또 무슨 아픔을 감추고 있을까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다. 그렇게 간 눈이, 그렇게 쓰인 마음이 자신의 심장에 켜켜이 쌓여 탑이 되었다.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의심의 마음 없이, 원망하는 마음도 없이 그저 사랑만을 담은 눈으로 자신을 보는 그 힘없던 눈이 자꾸만 숨통을 틀어막는다. 장림의 사내로 전장에서 눈을 감는다고 했던 그 말이 원망스러웠다. 누구보다 지키고 싶었을 그 숨이 그렇게 멀어져만 갔다. 가느다랗게 이어지는 그 숨이 끊어지며 멈춘 심장이 이것은 아니라고 요동을 친다. 이렇게 그 아이를, 이리 허망하게 이 아이를, 이토록 무력하게 저 아이를 잃을 순 없다. 또 다시 그렇게 선생의 손이 떨어지던 그 순간처럼 그리 무력하게 잃을 수는 없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이 모든 것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모든 생을 걸더라도 이 아이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지켜 내고 싶었다.





바람과는 다르게 끝내 지키지 못한 한 생이 그렇게 스러지고 무너지고 바스라지고 바람에 날렸다. 그렇게 심장은 무너지고 다시 일어 설 수 없는 그 길을 또 누군가가 걸어간다. 커다란 나무 같았던,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늘 자신을 보며 웃어주던 또 하나의 누군가가 그렇게 자신의 곁을 떠났다. 그렇게 쓰러진 자신의 옆에 생이 쌓여만 간다. 다시는 갚을 수 없는 빚이 늘어만 간다. 다시는 갚을 수 없는 그런 빚이 자꾸만 늘어만 간다. 그렇게 늘어난 빚은 정생이 감당 할 수 없는 아주 무겁고 또 무거운 것이었다. 그중 가장 무거운 빚이 다시 그의 가슴에 쌓였다. 그렇게 누군가의 무너짐에 정생또한 무너져가고 있었다.






곱게 눈을 감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니 온 세상이 검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허망하게 그 어둠을 보고 있던 그의 눈에 반짝 무엇인가가 빛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빛은 어쩐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슬퍼하지 말라고 힘들어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그 빛은 웃었다. 한참을 숨이 멈춘 아들 주변을 움직이던 빛이 자신에게로 날아왔다.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하는 듯 아무도 그 빛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모두 무겁게 내려앉아 누군가의 시신을 볼 뿐이었다. 정생에게 다가온 빛은 그를 꼭 안아주는 것 같았다.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단지 그의 선택일 뿐이었다고 그는 자신대신 당신을 그리고 동생을 살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비록 자신의 몸을 사라져 흩어 지겠지만 그의 마음은 당신에게 그리고 평정에게 남아 그렇게 계속 살아 갈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빛이 말을 한다. ‘부왕, 다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어요. 하지만 이 말은 꼭 남기고 갈게요. 당신의 아들이어 행복했어요.’ 그렇게 빛은 천천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사라지는 듯 일렁이던 빛이 떨리듯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곤 어딘가로 끌려가듯 이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빛은 평장의 시신근처에서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정생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것은 아주 낯설지만 친숙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지켜주마, 난 나를 지키진 못했지만 너의 아들은 내가 지켜주마.’ 정생의 귀에만 들린 목소리. 하지만 환상이 아닌 것임을 증명하듯 평장의 입가에 검붉은 핏줄기가 주륵 흐르고 평장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던 천설이 놀란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심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 그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고 일어 날 수 없는 그런 일이 지금 모두의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이가, 버틸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던 이가, 모두의 행복이었던 이가, 그리고 누군가의 심장이던 이의 숨결이 그렇게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아직은 너무 약하고 미약해서 바람 앞에 등불이기에 최선을 다해 지켜야만 할 그런 이가 그래도 이렇게 살아났다. 떠나지 않았다. 정생은 분명히 보았다. 아들의 몸에서 반짝이던 그 빛을 말이다. 놀란 듯 반짝이던 빛이 행복하게 웃는 그 얼굴을 정생은 분명히 보았다. 이번에는 지킬 것이다. 저 웃음을, 저 행복을 반드시 지켜내고 말 것이라 결심했다. 다시는 그 웃음이 스러지지 않도록, 다시는 저 행복이 무너지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격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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