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3 라그나로크 "그랜드마스터 홀로그램 파티" 삭제씬을 이제야 봤는데 

감히 촉수 플레이를 디즈니 영화에 넣으려 하다니

타이카 와이티티 이 무모한 놈.... 삭제되는 게 당연하지 -.,- 

... 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이미 가오갤에서 스타로드가 외계인 여자랑 촉수플 했다는 대사가 있지 않았나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무튼 이 장면이 삭제된 이유는

단순히 그랜드 마스터 촉수 플레이 때문은 아니고

오딘의 죽음을 재촬영하면서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인 듯.

저 영상을 잘 보면 아버지를 잃은 토르를 배너가 위로하면서

자신은 감마선 연구에 빠져서 아버지 임종도 못지켰다고 하는데

토르가 말하길, 자신은 아버지 임종을 못 지킨 게 아니라

자신의 눈앞에서 아버지가 살해당했다고

그것도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누나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했다"고 말함.

이 부분이 영화 본편이랑은 좀 달라서 영문 기사를 찾아봤더니 

재촬영 전의 원래 내용에서는 헬라가 오딘을 살해했던 것 같음.

영화 '피셔킹'처럼 오딘이 뉴욕에서 노숙자 상태로 거리를 떠돌고 있었고

아버지를 찾으러 온 토르와 로키 형제가 뉴욕 뒷골목에서 오딘과 재회하지만

갑자기 헬라가 나타나 오딘을 죽여 버리고

헬라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상태의 토르가 헬라를 공격했다가

헬라가 묠니르를 막아내고! 그 묠니르를 부서 버리기까지 하고!

놀라서 바이프로스트로 도주하던 토르는 튕겨져 나가 사카아르에 불시착.

이런 전개였다고 함. 

그리고 사카아르 헐크의 방에서 함께 팀을 짜자고 발키리를 설득하는 장면에서

발키리가 자신은 오딘의 왕실 가족 문제에 더 이상 끼어들기 싫다고 대답하고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는 토르에게 발키리가 헬라는 니 누나라고 대답해 줌. 

그때 토르는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알고 충격받게 됨. 

그런데 편집 중반에 블라인드 시사회를 했을 때, 

신중의 신 오딘이 뉴욕 뒷골목에서 부랑자로 비참하게 살다가

딸에게 살해당해 죽는 걸 관객들이 너무 슬퍼/싫어했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 자연사하는 것으로 내용을 바꿨다고 함. 

또한 영화 후반에 비로소 "헬라가 알고 보니 토르의 누나이자 정통 계승자!"

"묠니르도 원래는 오딘이 헬라에게 준 것이었음!" 이라고 밝혀지는 게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내가 니 애비다" 빍혀지는 거랑 구도가 너무 비슷해서

스타워즈랑 비교당하느니 차라리, 그냥 헬라의 정체를 오딘이 죽기 전에

미리 아들들에게 초반에 밝히는 걸로 내용 수정을 했다고 함. 

타이카 감독 왈, 중요한 것은 출생의 비밀 폭로가 아니라 

"아스가르드가 거짓을 기반으로 쌓아올린 허상이라는 걸 까발리는 것"이니까

그리고 저 삭제씬 영상 보면, 

망치가 없어져서 누나를 죽일 자신이 없다는 토르에게, 

니가 망치의 신이냐? 고 배너가 말하고 아기코끼리 덤보랑 똑같다고 비교하는데

(마법의 깃털이 없으면 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던 덤보가

알고 보니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날 수 있었다는 내용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니가 망치의 신이냐" 대사를 배너가 아니라, 클라이맥스 씬에서

토르가 천둥의 신으로 각성할 때 오딘의 환상이 말해주는 걸로 바꿔서

임팩트를 주고 싶었던 것 같음.

마지막으로, 배너가 감마선 연구에 바빠서 아버지 임종도 못지켰다고 하는 건

아마 배우 마크 러팔로의 애드립인 것으로 짐작되는데, 

원작 코믹스에서 브루스 배너의 아버지 브라이언은 알콜중독자에다가

아들과 아내를 상습 폭행하던 나쁜 놈이라는 설정이라서

마치 좋은 아버지였던 것처럼 착각될 수 있는 저 배너의 대사는

코믹스 원작팬들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마블이 삭제 지시한 것으로 짐작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