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연관 갤러리
철도(지하철) 갤러리 타 갤러리(0)
이 갤러리가 연관 갤러리로 추가한 갤러리
추가한 갤러리가 없습니다.
0/0
타 갤러리 철도(지하철) 갤러리(0)
이 갤러리를 연관 갤러리로 추가한 갤러리
0/0
개념글 리스트
1/3
- 버려진 강아지는 무슨 생각을 할까 ㅇㅇ
- 역사에 남은 역대급 셀프 패드립...jpg 수류탄이야
- 관세협상 '운명의 5일..' 실패시 회복불가능한 GDP 손실 좋았쓰
-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로 '녹색 금'으로 불린다는 일본의 말차 센뽕대학살
- 헤그세스, 콜비가 트럼프 승인 없이 우크라 무기지원 중단 세티르
- 홍준표 "박근혜 털던 윤석열·한동훈...업보는 못 피해" 빋갤러
- 최동석 "정성호, 왜 이리 병신같나" ㅇㅇ
- 파리! 아침에 파리 찍어왔어!!! 불교맨
- 개혁신당 당대표에 이준석 당선...98.22% 해갤러
- 겐카이 원전 사고발생 닉네임정하기귀
- 싱글벙글 올해로 나온 지 30주년 된 만화 캐논
- 요즘 핫한 넷플릭스 모쏠연애프로그램.. LCK롤 닮은꼴 ..JPG 롤갤러
- 현재 안좋은 의미로 난리 난 김재중 심사평.jpg 어깨왕
- 싱글벙글 천조국의 튜닝카.jpg ㅇㅇ
- 싱글벙글 2020년대의 북한군 막사생활..jpg ㅇㅇ
매튜 반더밴더: 더위트니스 식으로 스토리텔링하는법
[시리즈] 게임개발자들 이야기 · NPC 상호작용에 대해, 토드 하워드 인터뷰 (1부) · 베데스다 입사한 썰, 토드 하워드 인터뷰 · 엘더스크롤6에 대해, 토드 하워드 인터뷰 · 오브라 딘 호의 귀환, 루카스 포프 인터뷰 (상) · 1인 개발에 대해, 루카스 포프 인터뷰 (하) · 에드먼드 맥밀런: 만약 아이작이 잘 안됐다면... · 닐 드럭만: 조엘때문에 제일 슬픈건 나다 새끼들아 · 애니멀 웰 만든 썰, 빌리 바소 인터뷰 · 애니멀 웰 1주년 기념 Vlog · 애니멀웰 개발자: 질문받는다 · 팀 케인: 게임 속에서 도덕성을 다루는 법 · 그냥 게임을 존나 잘했던 게임 개발자.jpg · 99년생 개발자의 개발철칙 - 프로젝트 반드시 끝내기 · 타이난 실베스터: 조나단 블로우 이 쌍노무새끼야 · (GDC) 타이난 실베스터: 림월드의 시스템적 스토리 · 위트니스-라이크가 대체 뭐죠??? 좋습니다. 이제 마지막 섹션인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스토리는 <The Witness>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하지만, 이건 제가 만든 게임을 포함해서어느 누구도 제대로 구현해냈다고 생각하지 않는 요소이기도 합니다.그래서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은앞선 기술적 설명들보다는 좀 더 사변적인 성격을 띨 수 있습니다.즉, “어떻게 하면 잘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어쨌든 <The Witness>에서의 스토리의 목적은,게임 속 요소들과 현실 세계의 개념들을 연결해 주는 동시에,플레이어가 그것에 대해 더 미묘하고, 비자명한 방식으로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게임 속에는 현실 세계와 직접적으로 연결 짓기 쉬운 부분도 존재합니다.예를 들어,색깔이 있는 조명 아래에서 물체를 바라보는 구역이 있는데,현실에서도 그런 조명을 접하게 되면플레이어는 <The Witness>에서 경험한 것을 떠올리게 되죠.하지만 <The Witness>의 스토리적 요소의 궁극적인 목적은,단지 그런 직관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것 이상입니다.제가 생각하기에 <The Witness>의 스토리는그보다 훨씬 덜 명백한 연결성들을 지목하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어떤 사람들은 <The Witness>에 애초에 스토리라고 부를 만한 것이 존재하기나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그리고 만약 스토리를 단순히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사건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만 정의한다면,맞습니다. <The Witness>에는 그런 의미의 스토리는 거의 없습니다.그래서 저는 이 강연에서 스토리라는 범주를 좀 더 확장해서 다루고자 합니다.즉, 게임 속에서 전달되는 주제적 요소들까지 이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것이죠.물론 <The Witness>에는 명시적인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존재합니다.예를 들어, 오디오 로그와 비디오 클립들이 있습니다.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스토리로 간주하며, 거기에는 약간의 캐릭터성도 존재하긴 합니다.하지만 그 외에도 이 게임은 환경을 통해 다양한 주제적 요소를 층층이 쌓아 올립니다.예컨대각 구역의 시각적 테마,환경 곳곳의 조각상그리고 플레이어가 발견할 수 있는 숨겨진 오브젝트들 같은 것들입니다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스토리라기보다는 ‘테마(Theming)’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저는 이 모든 걸 그냥 하나의 스토리 범주로 묶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이 강연의 초반에 말씀드렸듯,<The Witness>의 게임 디자인은 각 요소를 완전히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그래서 임의로 어떤 범주들을 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건 그냥 “스토리” 범주로 다루기로 한 것입니다.사실 게임에서 스토리를 논의하는 일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일입니다.왜냐하면, 성공적인 접근 방식이 한 가지가 아니라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죠.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가장 자연스러운 접근 방식은스토리를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의 확장 또는 일러스트레이션’처럼 다루는 것입니다.이런 접근법은 <The Witness>가 선택한 방식이기도 합니다.즉, 게임플레이를 은유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식,그리고 그것이 일상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사유하는 방식입니다.The Witness의 핵심 주제적 은유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진실(Truth)과 관점(Perspective)이죠게임플레이 상에서,플레이어는 퍼즐을 통과하기 위해 선을 그어야 합니다.그리고 어떤 선들은 다른 것보다 더 ‘정답에 가깝고 참된’ 선이 됩니다.즉, 퍼즐을 해결할 수 있는 선이야말로 ‘참(true)’인 선인 것이죠.따라서 우리는 올바른 선을 찾기 위한 과정을‘진리(Truth)’를 찾기 위한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진리(Truth)”는 대체 무엇일까요?제가 말하는 것은 “T자를 대문자로 쓴 진리(Capital T Truth)”,즉, 일상의 사소한 세부사항들 너머에 감춰져 있는 더 깊고 근본적인 진실입니다.이 개념은 로버트 맥키가 그의 시나리오 작법서에서 설명한 방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그에 따르면, 스토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세부사항들을 전달하는 수단입니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세부사항을 더 많이 넣을수록 더 진실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예컨대, 진실성을 높이기 위해스토리 속 주인공이 스타벅스에서 점원에게 아이스 페퍼민트 모카를 주문하는 대화“그란데, 시럽 반만 넣어주세요. 앱은 안 씁니다.”이런 장면까지 넣는다고 해보죠.하지만 이런 세세하고 사실적인 장면은오히려 지루하고, 산만하며, 무의미한 디테일이 되어버리기 쉽습니다.스토리의 목적은 청자에게 유용한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그리고 좋은 스토리텔링이란,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걷어내고오직 대문자 T의 ‘진리(Truth)’만을 남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약 진실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관련 없는 세부사항들을 마구 포함시킨다면,그건 오히려 ‘그럴듯함(versimilitude)’을 만들어내는 데 그칠 뿐입니다.그 결과 청자는 당신이 경험한 것과 유사한 상황을 경험하긴 하겠지만,당신은 그들에게 아무런 시간도 절약해주지 못한 셈입니다.오히려 당신의 관점을 스토리에서 내려놓고,삶의 해석을 전적으로 청자에게 떠맡긴 채,말 그대로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 격이 되는 것이죠.어쨌든,예술, 과학, 철학, 종교에서의 진리 추구란결국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 아래에 숨겨진 더 깊은 의미를 찾는 일입니다.그리고 <The Witness>는 이 진리 탐구의 과정 그 자체를가장 핵심적인 은유이자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관점(Perspective)이라는 주제는이 게임이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점에서 비롯됩니다.또한, 게임 내의 많은 퍼즐들이정확한 위치에서 올바른 시점으로 바라봐야만 정답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죠.오디오 로그를 통해 전달되는 스토리에서는이 관점의 주제가 진리에 대한 역사적 시각 차이로 표현됩니다.즉, 진리는과학을 통해 발견되는가?아니면 영성(Spirituality)을 통해 발견되는가?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진리를 찾는가,아니면 세상 바깥을 향해 진리를 찾는가?그리고 진리는 단수인가, 서로 충돌하는 복수의 진리가 존재할 수 있는가?이런 철학적 논점들이 <The Witness>의 스토리 전반에 걸쳐‘관점과 진리 탐구’라는 메타포로 녹아 있습니다.<Taiji>의 경우,스토리가 <The Witness>만큼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진 않지만,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그 주제는‘대립 속에서의 균형 탐색’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물론 이런 설명들은 두 게임의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긴 하지만,적어도 좋은 스토리 아이디어를 어디서부터 고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성은 줄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반대로, 좋지 않은 스토리 아이디어란 어떤 걸까요?가장 뚜렷한 특징은,그 스토리가 게임의 주제와 전혀 관련이 없을 때입니다.스토리는 반드시 게임플레이와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점은,스토리가 퍼즐 자체에 직접적으로 관한 내용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예를 들어,누군가가 퍼즐을 풀고 있다는 내용의 스토리는대체로 흥미롭지 않으며,설령 흥미롭다 하더라도이 강연에서 말하는 의미에서 ‘좋은 스토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물론 이 주장에 대한 대표적인 반례가 있는데,그건 잠시 뒤에 다룰 <포탈>입니다.“야, 저거 미쳤는데?”“어? 지금 현실을 바꾼 거야?”“와, 방금 그거 완전 내 정신력으로 움직였어!”…이런 식의 ‘와우 반응형 서사(wow writing)’ 방식은좋은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대신 스토리는 보다 은유적이어야 하며,퍼즐의 주제와 나란히, 평행선처럼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면 더 단순할 수도 있습니다“이 퍼즐을 풀면서 내가 떠올린 생각, 그것이 스토리로 이어지면 어떨까?”이런 식으로 의미를 여러 겹으로 쌓아올릴수록,그 스토리는 더 깊고 울림 있는 내러티브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게임플레이와 아무 상관 없는 ‘깊은 의미의 껍데기’만 얹는 건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를 들어,테트리스 블록을 노예로 설정하고,그들을 식민지 시대의 노예선에 실어 쌓아올린다고 해서,그게 갑자기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그건 단순히 의미를 강제로 끼얹은 것에 불과합니다.아이러니하게도,<The Witness>를 풍자한 패러디 게임인 <The Looker>는그 핵심 퍼즐 메커니즘에 적절한 스토리를 매우 잘 조화시킨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은<The Witness>의 선 그리기 개념을훨씬 더 엉성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구현한 버전입니다.플레이어가 선을 그릴 때마우스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그려야 하기 때문에,그 결과물은 종종 웃길 정도로 어설픈 낙서처럼 보이게 됩니다.그리고 바로 이 코믹한 메커니즘 자체가게임 전반의 코믹한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우러집니다.다만, 코미디는 종종 값싼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즉, 플레이어로 하여금 스토리를 좋아하게 만들기는 쉽지만,그것이 스토리의 질이 좋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포탈 2>의 스토리를 보죠.이 게임의 줄거리는 대체로세계를 지배하려는 악당 AI들이 서로 경쟁하는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정작 퍼즐과 직접 관련된 스토리 부분은,그냥 퍼즐을 풀게 만들기 위한 변명 수준에 불과합니다.예를 들어,“당신은 지금 퍼즐을 풀고 있다. 왜냐하면 어떤 악당 컴퓨터가 당신을 강제로 퍼즐 속에 가뒀기 때문이다.”이런 식이죠.결국 제가 위트니스라이크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하고 싶은 조언은,다른 모든 게임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조언입니다.“스토리가 처음부터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에 포함되지 않았다면,그걸 나중에 억지로 붙여넣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다”스토리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면,차라리 아예 스토리를 넣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좋은 스토리는 없는것보다는 낫지만,나쁜 스토리라면 없는 게 더 낫다.이게 제 조언입니다.저 역시 <Taiji>를 만들 때 이런 접근을 택했습니다.이 게임에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구상했던 몇몇 스토리 요소들이 있었어요.예를 들어,게임의 블랙 엔딩은첫 번째 퍼즐을 디자인하기 전부터 이미 제 머릿속에 있던 개념이었습니다.하지만 다른 스토리 요소들 중에는끝내 완성되지 못한 부분도 많았습니다.예를 들어,게임에 대사를 도입하는 방식을 고민할 때,그것이 자칫 게임 본연의 의미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유는 간단합니다.게임 안에 언어적 요소, 즉 ‘단어’가 등장하면,플레이어는 그 게임이 그 ‘말’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또또ㄸ또 견지망월)옛 선불교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부처가 달을 가리키자, 깨닫지 못한 제자가 말합니다.“스승님의 손가락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요?”제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깊이 있는 주제를 가리키려는 시도에서 일부 플레이어를 잃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이런 일은 특히 <Braid>에서 두드러졌습니다.이 게임은 충격적인 결말 때문에,오히려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전체의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탈선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Braid>의 주제는 일반적인 게임 스토리보다 훨씬 더 비선형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Taiji>에서 제가 스토리를 매우 최소한으로 구성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잘난 척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솔직히 말해서,이건 <Taiji> 개발 전체에서 제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스토리를 제대로 구현해보려는 시도 자체를 막아버렸기 때문입니다.(*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 영화 대부, 지옥의 묵시록 감독)아무리 엉망인 영화라도,가장 끔찍한 건 ‘잘난 척하는 영화’입니다.뭔가 위대하고 심오한 걸 하려다가 실패해버린 영화는그건 진짜 개 좆망하는거죠...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영화를쓰레기처럼 밟고 지나갈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재능 없는 영화감독에게 가장 큰 공포는 ‘잘난 척하는 놈’이 되는 것입니다.한쪽에서는 진심으로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싶어 하면서도,다른 한쪽에서는 절대로 잘난 척하는 놈처럼 보여서는 안 되는 거죠.결국, 어느 순간 이렇게 외치게 됩니다“좆까. 잘난 척이든 아니든, 성공이든 실패든, 나는 이 영화를 끝까지 본다.”그리고 그 영화는,‘답’을 가져야 합니다.여기서 말하는 답이란 단순한 펀치라인 같은 게 아닙니다.무려 47가지 층위에서의 답을 의미합니다.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엄청 오글거리거나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자기 정화(self-purgation)"라든가 "깨달음(epiphany)" 같은 단어를 쓰면사람들은 금방“쟨 종교광이거나,혹은 좆같은 대학 교수겠군.”이라고 생각하죠.하지만 이런 단어들만이그 변화의 과정, 그 변형,그 르네상스, 그 재탄생즉 모든 생명의 근원을 표현할 수 있는 말들입니다.그렇습니다.저는 ‘잘난 척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조금 두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코폴라처럼 “씨바 모르겠다” 하고 밀어붙였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하지만 제 자신에게 조금 관대해 보자면,스토리라는 건 바비큐 소스처럼 그냥 게임 위에 덧바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스토리가 더 복잡해질수록,플레이어는 “왜 게임 안의 무언가가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들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그리고 저는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게임 디자인(holistic game design)을 지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스토리와 게임의 다른 구성 요소들 사이에는 일종의 대화(dialogue)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예를 들어,게임 속 캐릭터가 어떤 지역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면,그 순간부터 그 지역은 단지 퍼즐을 풀기 위한 미적 공간이 아니라,세계관 안에서의 ‘논리적 정당성’을 가져야만 하는 장소가 됩니다.물론 스토리를 잘 만들어내는 것은게임을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 줍니다.하지만 개발 기간의 90% 동안 <Taiji>는오직 저 혼자서 개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그리고 여기에 스토리를 추가하려면 다른 요소에 쏟을 에너지를 나누어야 했고,그로 인해 다른 부분이 약화되거나, 출시 일정이 더 미뤄졌을 수도 있었습니다.사실 이 게임은 이미 8년이나 걸렸거든요.여튼 요약하자면,좋은 스토리는 만드는 데 매우 어렵습니다.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단어(words)’는 게임 안에서 그 존재감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특히 게임 내에 단어가 거의 없는 경우,그 몇 안 되는 단어들은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게 됩니다.그렇기 때문에,그 단어들의 위치와 방향, 의도는 아주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하며,무엇보다 게임의 핵심 주제(subject matter)를 향해 내면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자, 지금까지는 <The Witness>가 스토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상당히 철학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해봤습니다.그런데 아마… 조금 너무 철학적으로 갔던 것 같네요.혹시 제가 너무 멀리 나가서 여러분을 잃어버린 건 아닐지 걱정도 됩니다.그래서 이제 조금 더 실용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우선, 제가 말한“게임플레이를 설명하는 스토리”란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제가 여기서 기능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게임 안의 스토리는 마치 소설의 삽화(illustration)처럼 작동한다는 점입니다.소설에서는 텍스트가 핵심이죠.하지만 일러스트가 들어간 소설에서는,그 삽화들이 텍스트를 더 잘 이해하거나새로운 시각으로 상상하게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 됩니다.따라서 제가 말하는 게임 속 스토리도 삽화처럼 작동한다는 관점에서 보면,게임의 핵심은 여전히 ‘게임플레이’이고,스토리는 그 게임플레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장치에 불과합니다.물론 삽화 없이도 소설은 존재할 수 있고,스토리 없이도 게임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이 부분은 실제로 제가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디스코드 채팅방의 한 유저가 남긴 말을 인용하고 싶은데요,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모든 게임의 핵심은 시뮬레이션이다.게임은 언제나 그 시뮬레이션에 관한 것이다.하지만 우리는 그 시뮬레이션에 은유를 입힘으로써특정 측면에 빛을 비추거나 특정 부분을 확대해서 볼 수 있다.”이건 본질적으로 제가 말한 스토리를 ‘삽화’로 보는 관점을 다른 식으로 설명한 것입니다.즉, 스토리란 게임플레이의 특정 부분에 ‘의미의 빛’을 비추거나,어떤 면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메타포의 도구라는 것이죠.그리고 이 삽화/스토리 개념을 통해흥미로운 장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그게 바로 문맥 없이 삽화를 먼저 제시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미스터리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예를 들어보겠습니다.<왕좌의 게임>의 어떤 일러스트가 있는데,이걸 처음 봤을 땐 독자가 정확히 뭘 보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하지만 해당 챕터를 다 읽고 나면,이제야 비로소 그 삽화의 의미를 되짚으며 “아, 이게 그거였구나!” 하게 되죠.처음엔 미스터리로,뒤에는 놀라움과 통찰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게임에서도 이런 방식은 똑같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Braid>에서는각 월드에 들어갈 때 구름 위에 떠 있는 스크린을 지나가게 되고,그곳에서 짧은 문단 형태의 스토리가 먼저 제시됩니다.중요한 점은,이 스토리 단락은 플레이어가 해당 월드의 첫 번째 퍼즐을 보기 전에 반드시 읽게 된다는 점입니다.그리고 이 스토리는 퍼즐의 테마와 연관되어 있기에,퍼즐을 접하기 전까진 이 스토리의 ‘진짜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The Witness>도 마찬가지입니다.오디오 로그, 환경적 테마, 조각상 등은제가 보기엔 모두 일종의 스토리 요소인데요,플레이어는 이들을 맥락 없이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그렇기에 이 오브젝트들과 퍼즐 사이의 메타포적 연관성을처음에는 전혀 파악할 수 없고,게임이 진행되며 비로소 그것들이 의미 있는 단서들로 다시 보이게 되는 방식입니다.좋습니다. 이제 <The Witness>가 어떻게 환경을 일종의 스토리 개념의 확장처럼 활용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앞서 말했듯, 스토리란 게임플레이에 의해 영감을 받고 그로부터 정보를 얻으며,그 게임플레이를 설명하거나 보여주는 삽화처럼 작용해야 합니다.그리고 이 관점은 환경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적어도 이 문맥에서는 저는 환경 역시 스토리의 일부로 간주합니다.때로는 퍼즐과 환경 간의 연결이 굉장히 단순하게 시작되기도 합니다.처음에는 단지 퍼즐이 존재할 만한 ‘핑계’ 정도로 기능하죠.예를 들어,"여기가 퍼즐을 푸는 구간이야. 그리고 플레이어가 미로를 걸어 다니게 돼."그렇다면 어떤 테마가 그럴듯할까요?음, 미로가 괜찮겠네요.사람 크기만 한 생울타리로 만든 미로 말이죠.그리고 이런 생울타리 미로는 꽤 오래된 개념입니다.중세 성에는 종종 저런 미로가 있었던 것 같지 않나요?우리는 플레이어가 한참 퍼즐을 풀고 나서아주 높은 곳으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을 연출하고 싶습니다.그러면 예전에 직접 걸어 다녔던 미로가 위에서 보기에 평면적인 퍼즐 패널처럼 보이게 되겠죠.처음엔 수풀 속에서 직접 헤매며 퍼즐을 풀었다면,이제는 그것을 내려다보며 스스로 만든 경로를 감상하는 경험이 되는 겁니다.그리고 중세 성이라면 탑이 있는 것도 자연스럽죠.그렇다면 중세 성 + 생울타리 미로 + 높은 시점에서 내려다보는 구조,이런 조합이면 이 테마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스토리적 이유’가 됩니다.그런데 이제 이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이 중세풍 성 안에 이상하게 첨단 기술이 들어와 있는 게 보입니다.퍼즐 패널은 굉장히 현대적이고, 전선도 곳곳에 깔려 있죠.그럼 이건 일종의 역설적인 테마가 됩니다 고대의 성과 현대 기술이 공존하는 공간이 된 거죠.그래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좋아, 그럼 이 모순적인 설정을 아예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자.”예를 들어 이제 이 공간 안에 조각상들을 배치하면서그 테마(중세 + 현대)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겁니다.검을 든 경비병 조각상들을 두는 건데,이들은 겉보기에는 중세 기사처럼 보이지만,동시에 뭔가 현대 클럽의 보안요원이나 정부 요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그런 식으로, 스토리와 환경이 자연스럽게 얽히며 게임의 퍼즐 구조와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보시면 이 경비병 조각상은 귀에 작은 이어피스 같은 걸 꽂고 있습니다.그리고 또 다른 방식으로도 이런 테마를 표현하고 있는데요,예를 들어 왕의 궁정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음유시인이 있는데,이 사람은 현대적인 음유시인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왜냐하면 일렉트릭 기타를 치고 있고, 바로 옆엔 앰프도 있거든요.많은 플레이어들은 이런 요소들을 그냥 "배경 장식" 정도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저는 이것을 전혀 다른 방식의 환경적 스토리텔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보통 환경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예를 들어 화장실에 두개골이 놓여 있다누가 여기서 죽었구나 같은직접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지만,여기서 말하는 방식은 조금 더 시각적인 말장난같은 것입니다.그렇다고 꼭 유머를 유발하려는 목적이라는 건 아니고요,단지 두 요소가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환경의 본래 목적은 그냥 ‘게임 월드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인데,거기에 아주 미묘하게 퍼즐과 연결되는 암시적인 흐름이 숨어 있는 것이죠.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하면서도 이런 연결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이 역시 앞서 이야기한 ‘게임플레이의 삽화로서의 스토리’ 개념의 연장선입니다.다른 예를 들자면, <Taiji>라는 게임에서 제가 특정 지역에 왜 특정 테마를 골랐는지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예컨대 ‘다이아몬드 퍼즐’을 푸는 지역이 있는데,그 지역을 저는 광산으로 테마화했습니다.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이아몬드를 캐니까(mine for diamonds)”라는 말장난이죠.그렇다면 이처럼 단순하고 멍청한(?) 테마 선택과<The Witness>의 깊이 있는 지역 테마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그 차이는 대부분 ‘레이어링’(layering)과 ‘세련됨’(sophistication)에 있습니다.처음에는 아무리 유치하거나 가벼운 아이디어라도그 위에 여러 층위의 의미와 구조가 덧붙여지고,디자인이 정교해지면 결국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더 큰 무언가가 됩니다.그렇게 하면 결국엔 풍성하고 입체적인 의미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죠.이런 테마와 퍼즐 간의 연결은 역방향으로도 가능하긴 합니다.즉, 퍼즐이 환경을 참조하는 방식도 있다는 뜻입니다.예를 들어 <The Witness>의 마을 지역에 있는 풍차는그 입구 문이 하나의 퍼즐인데,그 퍼즐의 해법이 풍차 날개를 연상시키는 십자 형태의 선을 그리는 방식입니다.이처럼 퍼즐이 환경의 구조나 형태를 반영하며 일종의 메타적 구조를 띠게 되죠.좋습니다. 이제 스토리에 관한 마지막 핵심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그것은 바로 스토리는 반드시 선택 가능(optional)해야 한다는 점입니다.스토리가 너무 강압적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며,플레이어가 스토리에 관심이 없더라도 표면적인 수준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이러한 접근은 <The Witness>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데,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디오 로그입니다.이 오디오 로그들은 보통 게임 속에서도 잘 눈에 띄지 않는 외진 장소에 숨겨져 있어서,플레이어는 게임의 상당 부분을 플레이하고도 그 존재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즉, <The Witness>는 스토리를 원한다면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요소로 설정해두었고,무시하고 싶다면 무시할 수도 있게 만들어두었습니다.이처럼 스토리를 약간 비껴나 있는 존재로 배치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습니다.바로 스토리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말(텍스트)이라는 것은 게임 속에서 굉장히 무거운 도구입니다.그래서 플레이어가 이 게임이 "말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다"라고 착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죠.따라서 스토리를 일부러 외곽에 배치하면,이 게임의 본질은 스토리가 아니라는 인상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물론 스토리를 구성할 때는 그 세부 내용들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게임의 본질을 훼손할 수도 있습니다.예를 들어,당신의 퍼즐 게임에 캐릭터 간의 인간관계 갈등이나 드라마 요소를 덧붙였다고 해봅시다.그렇다면 이렇게 묻게 됩니다.“이 게임은 정말로 인간관계 드라마에 관한 게임인가요?”만약 그렇지 않다면,왜 그런 내용이 게임 안에 포함되어 있느냐는 의문이 생기겠지요.자, 이렇게 스토리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했지만,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과연 스토리는 위트니스류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일까요?앞서 언급했듯, <The Witness>를 제외하면그 어떤 위트니스류 게임도 스토리를 제대로 구현해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그래서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열린 질문으로 남겨두고자 합니다.왜냐하면 저 자신도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스토리는 <The Witness>라는 작품에 있어서는 본질적인 요소라는 점입니다.네, 그래서 이번 발표에서는 The Witness에 대한 일종의 분석과 더불어,The Witness가 속한 장르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이제 발표의 끝입니다.여기 지금까지 다룬 Witness-like 게임의 핵심 요소들을 정리한 슬라이드가 있습니다.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이 발표가 흥미로우셨다면,제가 만든 Witness-like 게임 <Taiji>에도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Taiji>는 스팀에서 플레이 가능하고,최근 닌텐도 스위치로도 출시되었습니다.많은 분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고,특히 <The Witness>를 좋아하셨다면 분명히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한줄요약: 타이지 사줘 새끼들아!
작성자 : ㅇㅇ고정닉
차단하기
설정을 통해 게시물을 걸러서 볼 수 있습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