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이나 지났을까, 타이터스는 자신이 의식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후의 일격으로 네메로스를 박살냈지만 그도 역시 추락했기 때문에 정신을 잃었던 것으로 보였다. 굉장한 충격이 낙하시 있었던 모양이었다. 사지가 마비된 느낌이었다. 감각과 의식이 유리된 듯한 기묘한 느낌. 그순간, 그는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여기 쯔음인것 같은데....]
[....테라의 황제폐하시어.. 이건... 굉장하군...]

독특한 기계 합성음. 스페이스 마린이 분명했다. 타이터스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거기 있는 스페이스마린! 나는 울트라마린의 타이터스 대위다!]

그의 말에 상대는 순간 움찔하는 발소리를 냈다. 잠시후, 저벅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근처에서 소리가 들렸다.

[...들리십니까, 타이터스 대위]
[잘..들리는군...누군가..]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와서 그를 이리 저리 살펴보았다. 세심하게 그의 몸을 촉진하는 폼이 아마도 어포서캐리 같았다. 여럿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조금 들렸다. 직후 한사람이 입을 열었다.

[여기는 블러드 레이븐의 어포서캐리 할리온입니다. 현재 감각기에 이상이 생기신 것 같은데,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입니다. 시각과 청각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복구될 것입니다.]

그의 말에 타이터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의식을 찾고나서도 계속해서 시야가 검었기 때문이다. 그 직후 그의 시야가 조금 회복되었다. 어둠 속에 동전만한 구멍의 빛이 보이는 듯한 시야. 그는 누운 채로 다른 마린들이 그를 들었다.

[지금 현재 발키리를 통해 PDF 지휘관 및 울트라마린 집결장소로 이동시키겠습니다. 현재 상황상 환청이나 환시가 있을 수 있으니 잠시만 참아주십시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아포서캐리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가 들것으로 이동되는 동안, 작은 시야 너머로 붉은 갑옷을 입은 스페이스마린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 중 몇몇은 한곳에 모여있었고, 그 가운데에 거대한 검은 갑주가 불길하게 놓여있었다. 네메로스인 모양이었다. 배신자는 데몬프린스가 되자마자 그에 의해 합당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것도 되는건가?]
[....브러리안과 채플린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챕터 마스터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조심해서 회수하도록]

무슨소리를 하는거지? 순간 그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윽고 괴상한 소리와 환시가 그의 감각을 메웠다. 그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잠시동안의 짧은 휴식에 빠져들었다. 그의 몸은 발키리에 실려 순식간에 스파이어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