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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신형은 달렸다. 아무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달렸다.
괴물 들로 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려는 부질없는 시도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였다.
그러나 발 아래로 펼쳐진 보라색 점막은 끝날줄을 몰랐다. 아무리 달려도 자신은
여전히 점막 위를 달리고 있었다.
신형은 자신이 절대로 달아나지 못할것이라는걸 깨달았다.
"조금만 더가면돼. 조금만........."
신형은 약해지려는 자신을 독려해가며 무너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등뒤로 들려
오는 수십개의 다리가 땅을 박차는 소리가 섬뜩하게 그를 내몰았다.
"저 바위만 넘으면....저 바위만......"
그는 스스로 주문을 외우듯 되뇌었다. 그러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미쳐버릴것 같았다.
신형은 가까스로 등뒤를 쫓는 괴물들보다 먼저 바위가 있는곳까지 달릴수 있었다. 이제
점막도 서서히 끝이 보이는 듯했다.
막 바위를 넘어 점막을 벗어나려는 찰나, 가려져 있던 바위의 그늘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절대 멈추지 않을것만 같던 신형의 두다리가 바닥에 못밖힌듯 그대로 멈춰섰다.
비늘로 온몸이 뒤덮인 현경의 노란 눈이 신형을 바라보았다.
"너..........."
신형의 두눈이 충격과 공포로 물들어갔다. 무감정한 현경.......현경의 모습을 한 괴물의
입이 작게 열렸다.
그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신형은 그 입모양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죽어.......'
그순간 등뒤에서 나타난 괴물이 신형의 가슴을 꿰뚫었다.
신형은 자신의 침대에서 두눈을 번쩍 떴다.
주위는 어두웠고 고요했다. 시계바늘소리가 똑딱 하고 방안에 일정한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반면, 신형의 심장은 무서운 속도로 뛰고 있었다. 등뒤에는 아직도 괴물에게 공격
당할때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 했다.
신형은 두 무릎사이에 머리를 파뭇고는 심호흡을 했다.
'이건 꿈일뿐이야. 난 아직 현경의 모습을 직접 본적도 없어.......'
식은땀에 몸이 차갑게 식는것이 느껴졌다.
머리를 파묻고 있던 신형의 눈가에 문득 벽에 붙여놓은 현경의 사진이 띄었다.
현경은 카메라를 향해 짖궂은 웃음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신형은 토할것만 같았다.
몸의 떨림이 가실때까지 신형은 한참동안이나 침대에 그렇게 앉아있었다.
시계는 어느새 세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신형은 곧 나가야 할 시간임을 깨닫고 주섬주섬 제복을 챙겨 입었다.
테란의 창고지대의 입구로 걸어가자 약속대로 우용이 나와 신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늦었네?"
"미안. 준규랑 성주도 나왔어?"
"물론이지. 전에 이야기한대로 우리와는 다른 입구로 들어가기로 했어. 근데너
괜찮아? 안색이 너무 창백한걸. 오다가 귀신이라도 본거야?"
"아니 괜찮아. 좀 안좋은 꿈을 꿨을 뿐이야."
"그래? 난 또 전에 패싸움하다 다친데가 아직도 좋지 않은가 했지."
우용 역시 영호와 중혁이 아군으로 가담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중혁이 전해준 기밀을 언제고 확인하기 위해서 사전 공작을 펼쳐왔다.
'기밀은 z-82구역에 있다.'
그들은 제일먼저 z-82구역을 찾는데 일주일을 보냈고, 다시 1주일 동안을 그
지역의 경비들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보냈다.
2주일이 지난 오늘이 되어서야 신형을 비롯한 네명이 z-82구역에 침투하기 위해
결행을 한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경비는 z-82 인근 지역을 넓게 순찰하고만 있을뿐 정작 z-82구역을 직접
적으로 지키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z-82구역에 대놓고 경비대를 세워 놓는다 는 것은 그곳에 뭔가 비밀스러운
것이 있다는 것을 대놓고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경비들의 순찰경로를 돌아 침투해가는 와중에 성주가 무전을 해왔다.
"아,아, 들립니까?"
사방이 고요한것을 확인한 우용이 대답했다.
"그래, 너희쪽도 지금 침투중이니?"
"침투는 무슨. 그냥 경비들만 피해가면 되잖아요? 간단하다구요."
성주의 경솔한 반응에 성주의 옆에 있던 준규가 핀잔을 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씨, 알았어요! 조심하면 되잔아. 어쨌든 우리가 첫번째 창고를 향해 가면 되는
거죠?"
"그래. z-82구역에는 총 두개의 창고가 있으니까 그중 하나를 너희가 맡아. 나머지
하나는 우리가 맡을게."
"알았어요."
"부디 준규가 하는말을 잘 들어주길 바래. 준규도 화나면 무섭다?"
성주의 비웃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무전이 끊겼다. 우용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곤 성주와 같은조가 되지 않은 자신의 행운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럼 우리도 서두르자."
두사람은 별 탈 없이 창고지대의 반을 가로지를 수 있었다. 시간이 경비들의
순찰이 가장 느슨해질 시간이기도 했고 워낙에 사전 조사가 철저 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안에 돌파가 가능했던 것이다.
조용히 목적지를 향해가던 우용이 신형에게 말했다.
"이곳에 대체 뭐가 있을것 같아?"
"글쎄.......또다른 죄인들을 가둬 놓은 감옥같은게 아닐까?"
"감옥? 조중혁이 갇혀있었던 그런 감옥 말이야?"
"그래. 조중혁은 당시 사설감옥에 갇혀있었어. 이곳이 테란 당국이 비밀리에 건설
해 놓은 또다른 사설감옥이라고 해도 이상할건 없으니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을것 같은데? 감옥이라면 차라리 지하를 파는게 더 현명한
선택이었을거야."
신형은 우용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신형은 조중혁이 알려준 기밀을 고민하기
에는 풀지 못한 다른 수수께끼들이 너무나 많았다.
신형은 사실 기밀 따위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내버려 두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찝찝한 기분이 들어서 조사를 시작했을뿐 관심은 온통 더 중요한 문제들에 쏠려
있었다.
저그가 행성을 완전히 집어 삼키고 있는것을 왜 대다수의 주민들은 눈치조차 채지
못했을까?
정보규제를 한건 누구일까?
왜 갑자기 프로토스들이 행성베타에 나타났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궁금한건 명훈이 신형에게 건넨 종이 쪽지였다.
안드로메다.
명훈은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말하며 '안드로메다' 라는 단어 하나만을
신형에게 던져주었다.
"우용아.....너 혹시 안드로메다라고 들어봤어?"
우용은 그게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는듯이 말했다.
"안드로메다? 그건 어디 멀리 있는 성운 이름 아닌가?"
우용은 역시 신형이 했던것과 똑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신형은 약간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말고 뭐 떠오르는건 없어?"
"딱히 없는것 같은데? 주민들 중에 안드로메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던가?"
"아니 없어. 이미 전부 조사해봤거든."
"그래? 근데 갑자기 왠 안드로메다?"
신형은 정명훈에게 받은 쪽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그런게 있었구나. 안드로메다라.......이런건 문규리 중위에게 도움을 청해
보는게 좋지않아?"
"중위도 딱히 떠오르는건 없는 모양이야. 뭔가를 알게 되면 내게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군."
신형은 인상을 찡그렸다. 쪽지에 적혀있던 '안드로메다'는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우용이 말했듯 안드로메다 성운을 가리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것이
어떻게 모든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된다는 걸까? 신형은 열쇠는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자물쇠를 열어야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신형은 점점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혼란스런 와중에 신형의 머리속을 강타하는 것은 그에게 남아있는 가장 큰 수수깨끼,
현경의 모습이었다. 그는 갑자기 머리에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
신형은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우용아."
앞서 걷던 우용이 경비들의 흔적을 찾아 사방을 살피며 대답했다.
"왜그래?"
"만약...........만약에 말이야. 내가 현경이와 다시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서로를 죽
이기 위해 싸워야겠지?"
"......갑자기 그런 소리는 왜하는 건데?"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게돼. 혹시라도 현경이와 나한테 남은 결말이라는게, 죽고 죽이
는것 이외에 단하나만 더 있었더라도, 그런 희미한 일말의 가능성만이라도 있었더라면
이렇게 미칠것같은 기분으로 잠드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말이야. "
신형은 요근래에 들어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저그의 괴물들에게 살해당하는 꿈을 꾸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곤 했다. 비참한 죽음에 대한 공포.......커다란 압박감과 함께 그 공포는
하루가 다르게 신형을 옥죄어 왔다.
때론 꿈속에 현경이 나오곤 했다. 괴물이 되어버린 현경의 모습......이제 신형은 그 모든것들에
신물이 났다.
"어쩌면 난 모든걸 그만두길 원하는게 아닐까? 진실같은게 나에게 중요하기나 할까? 게다가
난 더이상......현경이를 구해줄수도 없잔아."
어떻게 발버둥 치던 현경은 더이상 인간으로 돌아올수는 없다. 신형은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우용의 손에들린 무전기에서 성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이미 첫번째 창고에 도착어요. 이대로 먼저 돌입할까요?"
하지만 우용은 무전기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채 잠잠히 신형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봐요. 무전 안들려요?"
성주의 무전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채 우용의 입이 열렸다.
"그런생각이 드는것도 당연해. 너랑 현경이의 사이였으니까. 개인적으로 따지자면
이 상황에 너보다 걱정 고민이 많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꺼야."
우용은 자신의 허리에 차있던 권총을 뽑아 신형에게 겨눴다.
"하지만 넌 성주와 나, 문규리 중위를 끌어들인 순간 이미 개인이 아니야. 좋든
싫든 너에겐 우리를 이끌어갈 의무가 있어. 모두가 너의 제안에 목숨을 걸었듯
이 말이야. 나도 아무런 각오 없이 너를 따라 나선건 아냐."
우용의 손에들린 권총은 흔들림 없이 신형을 향해 있었다.
"만약 신형이 니가 여기서 흔들린다면 난 지금 당장 방아쇠를 당기겠어. 너때문에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하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모든걸 끝내는게 나아."
우용의 목소리는 단오했다. 권총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도 신형은 두렵다는 생
각은 들지 않았다. 그건 기이한 일이었다. 훈련때 조차도 총구가 자신을 향하면
모두가 극도의 긴장감을 느꼈다. 그것은 신형도 마찬가지였다.
돌연 우용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성주였다면 지금 내가 한것처럼 말했겠지?"
그러더니 우용의 권총이 하늘을 향했다. 마치 이게 자신의 방법이라는 듯이.
"지금 내가 방아쇠를 당기면, 모든건 여기서 끝나게 돼. 우리 두사람은 물론 체포
되겠지만 성주나 준규라면 몸을 피할 수 있을꺼야. 우린 체포되면 상당히 곤란
한 입장에 빠지게 되겠지만 이야기만 잘 맞춘다면 풀려나는것도 가능할지 몰라.
그대신 테란 헌병들의 감시하에 놓이게 되서 다시는 이런 조사같은건 하지 못하
게 되겠지. 어때?"
신형은 우용의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용이라면 이런상황
이라도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길수 있으리라.
"이게 신형이 니가 가진 마지막 기회야. 여기서 끝내겠다면 난 미련없이 너와
함께 영창에 들어가주겠어.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면...... 난 니가 길을 잃지 않도록 언제나
너의 등뒤에 총을 겨누고 있겠지. 그리고 한가지 너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어."
"무슨 충고인데?"
"현경이에 관한거. 현경이의 손으로 널 죽이게 하는것 보단 니손으로 현경이를 죽여주는게
그녀에게는 더 구원이 되지 않을까? 현경이라면 그걸 더 원했을거라고 생각해."
신형은 잠시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하늘로 쏘아지기 직전의 권총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을 너무 지체했어. 우리도 어서 두번째 창고를 향해 가자."
우용은 위로 향해있던 권총을 내리곤 빙그레 웃었다.
"그래. 준규와 성주가 기다리겠어."
"그리고 아까 이야기 말인데, 성주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거야."
"그럴까? 성주녀석이라면 그런식으로 과격하게 나올줄 알았는데."
"그녀석이었다면 우선 내 다리를 한방 쏜다음 이야기를 시작했겠지."
".........나랑 오게 된걸 고맙게 생각하라고."
때마침 성주가 그들에게 무전을 해왔다.
"이봐요! 설마 바보같이 경비대에 붙잡힌건 아니겠죠?"
우용에게서 무전기를 건네받은 신형이 한심하다는듯 대답했다.
"경비대에 붙잡힌것 같았으면 무전을 치지 말았어야지."
"여태까지 답신을 안보낸게 누군데 큰소리에요?"
짐짓 짜증을 부리듯 말했지만 성주의 목소리는 상당히 안심을 한것같았다.
두사람이 정말로 붙잡혔는지 걱정을 했던 모양이었다.
신형의 손에서 다시 무전기를 받아간 우용이 성주에게 무전을 보냈다.
"너 설마 준규의 다리를 쏜건 아니겠지?"
"아니, 그게 무슨 헛소리에요? 경비들이 있는데도 소음을 내길래 한번 걷어
차긴 했지만........"
또다시 옆에서 준규가 성질을 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우용이 재밌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자, 다들 장난은 지금까지야. 이제 두팀 모두 각자의 창고에 돌입한다."
긴장을 풀기 위해 잠시간 잡담을 주고 받던 두팀은 다시 주의를 집중했다.
어느새 신형과 우용의 앞에도 커다란 철제 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생각한것 보다 훨씬 큰데.........."
아득한 높이의 지붕을 바라보며 우용이 말했다. 다행히도 창고 주위에는 경비대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경보장치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두사람은 최대한 주의 하면서
주위를 탐색해 보았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후 신형이 말했다.
"별다른 경보장치는 없는 모양이야. 이렇게 보니까 완전히 폐건물 처럼 보이는걸."
"조심히 들어가보자."
두사람은 거대한 창고정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용할만한 작은 출입문을 찾았다. 전자도어는
굳게 잠겨 있었다.
"걱정할거 없어. 기계 오작동에 대비해서 어딘가에는 반드시 제래식 출입문을 만들어 놓았을거야."
우용의 말대로 그들은 더욱 깊숙한 곳에서 두꺼운 철판으로 위장해 놓은 출입문 하나를 발견했다.
두꺼운 자물쇠가 잠겨 있긴 했지만 우용이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레이져 블레이드로 간단히 잘라냈다.
"건설로봇이 광물을 채취할때 사용하는 기술을 좀 응용했지."
두사람은 철문을 열고는 짙은 어둠이 깔린 창고의 내부로 들어갔다.
조그만 랜턴이 내뿜는 빛에 의존하여 길다란 통로를 계속 나아가자 곧 넓은 공간으로 통하는 문으로
나갈 수 있었다.
신형이 우용을 향해 속삭였다.
"흩어져서 살펴보자."
당장이라도 뭔가가 튀어나올것만 같은 긴장감 속에서 신형은 조심해서 주위로 랜턴을 비추었다. 확실
한 것은 이곳이 신형이 예상했던 사설감옥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금 가진 약한 불빛으로는 끝을 알수없을 정도록 구획이 정돈된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바닥을 비추자 바닥에는 두꺼운 먼지가 쌓여있고 미세한 나사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신형이 걸을때마다 피어오른 먼지가 랜턴에 반사되어 수억마리의 벌레가 날아드는 광경처럼 보였다.
불빛한점 없는 어둠속을 걸으려니 신형은 폐쇄공포와 같은 갑갑함에 가슴이 무거워졌다. 가끔가다 발에
밟히는 철판이 내는 소음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대체 이곳은 뭐하는 곳이지?
'이런 폐허더미가 1급기밀이라고?'
신형의 가슴이 더욱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혹시 뭔가 중대한 오류가 있는게 아닐까?
누군가 자신들을 속이고 함정을 판 것인지도 모른다.......
신형은 약한 랜턴의 불빛에 의지해 사방을 비춰 보았다. 어딘가 숨어있는 감시자의 눈과 마주치는 불길한
상상을 애써 무시하며......
그때 신형의 눈에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단지 폐허더미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상자더미라고 생각
했던것에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뭔가 익숙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쇠로 되어있는 롤러 바깥에 고무로
된 타일이 길게 연결되어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이건......조립라인?'
신형이 폐허더미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먼지가 가득 쌓이고 녹이 잔뜩 슬어 있는 길다란 조립라인들이었다.
"뭐야....왜 창고지대에 이런게 있는거지."
신형은 넓은 창고안에 길게 줄서 있는 수없이 많은 조립라인들을 불신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저쪽끝에 있는 우용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우용아 여기 이상한 것들이 있어."
신형이 우용에게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그러나 우용은 미동도 하지않았다.
"우용아....."
신형은 우용의 앞으로 돌아나가 그에게 시선을 향했다.
우용은 뭔가에 홀린듯이 랜턴을 비춘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왜그래?"
신형은 우용이 비추고있는 랜턴빛을 따라 천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용의 미약한 랜턴불이 비추는 곳에는 거대한 거인이 천장에 매달린채 그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거인이 손을 내뻗으면 금방이라도 그들에게 닿을것만 같았다.
신형은 자신의 랜턴으로 온 천장을 비추었다.
천장에는 수백의 거인들이 넓은 창고의 천장을 빽빽히 채울듯이 매달려 있었다.
"거부했다고 했는데.........."
꼼짝도 않던 우용의 입에서 신음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테란연합에서 테크이전을 거부했다고.........행성 베타는 토르의 테크이전을 거부당했다고
사령부에서 직접 그렇게 말했는데......."
신형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깨달았다. 천장에 수백으로 걸려있는 거인들은 행성베타에는
있을리가 없는 거대병기 토르의 장갑 프레임이었다.
만들어지다 만 쇳덩어리들이 기괴한 빛을 반사시키며 사방에서 두사람을 내려다 보고 잇었다.
그때 신형이 들고있던 무전기가 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성주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이봐요! 듣고있어요? 지금 내가 들어와 있는 곳은.......창고 같은게 아니었어요! 여기엔 조립
되다 만 전투순양함들이 있어요! 이곳은 창고가 아니라 전투순양함을 생산하던 공장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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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력을 주체할수가 없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끔 달리는 댓글 고맙다 ㅋㅋ
그맛에 문학씁니다 캬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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