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아닌 반전으로 혜명의 반지가 연인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공주의 어머니 것이라는 게 드러났지. 

결과를 보고 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전부터 반지에 집착하는 공주의 모습이 조금 애매했던 것도 사실이야. 

비록 캐릭이긴 하지만 공주에게서 왠지 연인에 대한 달착지근함이나 애틋함 같은 게 크게 느껴지기 보다는 어딘가 비밀스러운 느낌이 더 강했거든. 

우선 반지를 주는 남자의 태도야. 그가 만약 연인이라면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줬어야 하는 것인데 그게 아니어서 고개가 갸웃해졌거든. 게다가 상대는 자신의 손바닥에 반지를 얹어놓고 공주가 그것을 약간 놀라면서 가져가는데 그때 공주는 상대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반지에 집착하면서 가져가거든. 사실 읭? 이어서 그때부터 실실 의심이 갔었다는... 

반대로 말이야. 견우가 다시 찾은 반지를 혜명에게 돌려줄 때는 훨씬 애틋해. 비록 반지에 의미를 얹어 주는 것이 아닌데도 견우는 진지한 얼굴로 공주의 손바닥에 반지를 올려놓고 손가락을 고이 접어주거든. 그때 분위기는 아직 연인으로 발전하진 않았지만 어딘가 몽글몽글 연인 냄새를 풍기지. 

연출상의 의도였는지 모르겠어. 

드라마라는 게 잘 꾸며낸 허구의 이야기이고 만들어진 캐릭이긴 하지만 마음을 열고 보면 배우들은 어쨌거나 그 캐릭에 숨을 불어넣고 영혼을 채워 넣어 연기를 하는 터라 미세한 감정의 형태를 읽어낼 수 있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