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국 유타대학의 인류학자 그레고리 코크란 교수와 헨리 하펜딩 교수의 공저서인 ‘1만년의 폭발’이라는 책을 요약한 것입니다. 진화를 부정하는 사람들과 논쟁을 하거나, 과학지성을 갈고 닦는데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아슈케나지 유태인은 왜 똑똑한가?>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은 약 1200년 전 라인강 유역에 살던 유태인을 말한다. 아슈케나지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독일을 가리키는 ‘아스그나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따라서 이들은 ‘독일 유태인’이다. 이들은 나중에 다른 지역들 특히 폴란드에서 살게 되었다. 현재는 약 1100만 명쯤 되는데 이들은 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년 동안 세계에 놀랍도록 큰 영향을 미쳤다. 과학, 문화, 엔터테인먼트에서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 저명한 과학자들 중 유태인의 수는 인구비례로 볼 때 다른 미국과 유럽인들에 비해 10배쯤 많다. 지난100년간 그들은 노벨 과학상의 1/4을 가져갔다. 전세계인구의 1/600밖에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미국 노벨상 수상자의 27%, CEO의 1/5, 아이비리그 학생의 22%가 유태인들이다.프로이드, 아인슈타인, 존 폰 노이만(게임이론과 맨하탄 프로젝트), 리차드 파인만, 쥴리언 슈윙거(입자 물리학), 에드워드 위튼(고등 연구소 물리학교수), 페렐만(러시아 수학자)도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이다. 이들은 다른 민족이나 다른 유태인 집단(스페인에 살았던 세파르디 유대인, 중동과 아프리카에 살았던 미즈라히 유대인, 인도에 살았던 베네이스라엘인)보다 우수한 것일까?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은 평균아이큐가 112-115로 다른 어떤 민족보다도 높다. 유럽 평균인 100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그들은 최고의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직업과 업적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고전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기록을 보면 유태인들이 특별히 똑똑하게 여겨졌다는 단서가 없다. 오히려 고전기에는 그리스 사람들이 특별히 똑똑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은 왜 똑똑한 것일까?



아슈케나지 유태인의 DNA를 분석해 보면 그들에게 특별한 유전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이삭스병, 고셰병, 가족성 자율신경기능이상, 유전성 유방암이다. 이런 질환들은 다른 유럽인들보다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에게 100배나 흔하다. 지능의 우수성과 유전질환의 다발은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가진 몇 가지 유전병들은 뉴런연결을 증가시키는 유일한 질병 대립유전자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북유럽에 체류하는 동안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자연선택 됨으로써 생겼다고 생각한다. 지능에 대한 강력한 선택은 아이큐를 높이는 반면 동형접합자에게는 해를 주는 대립 유전자 들이다.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은 이탈리아에 있던 사람들이 라인강 유역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아랍세계와 무역을 했다. 이것이 특수한 직업패턴의 시작이다. 900년대 초쯤 프랑스 북부에 자리잡은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은 이슬람을 상대로 중계무역을 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들은 금융업이라는 특수 업종을 개척했다. 기독교가 고리대금업을 금지했으므로 이들에게 기회가 열린 것이다. 1100년경 이들의 대다수는 고리대금업자였다. 이 패턴은 몇 백년 간 계속되었다. 무역과 금융은 높은 지능을 필요로 했으며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직종에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많이 종사한 개체군은 이들밖에는 없었다. 아이큐는 강한 유전성을 갖는다. 반면 부모의 보살핌, 모유수유, 영양, 조기교육, 태교 등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아예 상관이 없다.  



서유럽은 10-11세기에 기근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시기 유태인들은 금융업자와 무역업자로 생활수준은 하급 귀족수준이었다.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은 영양실조와 기아에서 면제되었고 선택압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800-900년 동안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의 대다수가 고도의 복잡성을 지닌 관리직과 금융직에 종사했고 농업이나 수공업에는 종사하지 않았다. 부유한 유태인들은 더 큰집에서 더 잘 먹고 살았다. 그들은 각종 전염병과 영양실조로부터 자유로웠고 자식을 많이 낳았다. 반면 이슬람의 유태인들은 화이트칼라 직종에 몰려 있지 않았다. 그들은 천한 직종에 머물렀다. 19세기 전반이 되자 아슈케나지 유태인혈통의 과학자들과 수학자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많은 유태인들이 예술과 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세기 초에 이들은 과학과 수학의 모든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추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선택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첫째, 1000여 년 전이래 근세까지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 보다 자식을 훨씬 많이 낳았다.

둘째, 금융업자, 부동산 관리인, 세금 징수인, 상인 같이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만 맡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아이큐가 100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해내기 어렵다.

세 번째는 아이큐는 유전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만일 다음 세대의 부모들이 평균보다 약간 더 똑똑하다면 다음 세대는 현 세대보다 약간 더 똑똑 할 것이다.



고대에는 유태인이 특별히 똑똑한 민족이 아니었지만 아슈케나지 유태인들이 독특한 직업에 종사하는 1000여 년 동안 자연선택에 의해  똑똑한 집단으로 진화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