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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 기상. 4시 30분에 맞춰 호텔을 나왔다. 오사카 후지야 호텔.
이용 후기는 값에 비하면 뭐 그저 그랬다. 근데 이건 골든 위크라 일본 숙박료가 다 폭등해서 어쩔 수 없더라.
1층에는 코메다 커피랑 연결되어 있으니 느긋하게 나와서 아침 식사와 커피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좋을 것 같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도톤보리 강을 뒤로 하고 한 장)

그렇게 난카이 난바역에 도착해서 공항까지 가는 급행 열차를 탔다.
라피트도 한 번 타보고 싶긴 했는데 시간이 안 맞으니 원.
아무튼, 이걸 타고 도착하면 대충 간사이 공항까지 6시 50분 쯤에 도착 예정이었다. 비행기 출발 시각이 8시였으니 국내선 체크인 치고 뭐 그리 늦는 건 아니었음.
하지만 여기서 대형사고가 발생하게 되는데...
체크인을 위해 여권을 제시하라고 하는데 여권이 없었다.
혹시 주머니? 가방?에 뒀나 생각했지만 아침에 분명 크로스백 안에 넣은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여기 없으면 진짜 없는 거였다.
일단 체크인 바코드를 받은 게 있고, 신분 증명을 위해 카드에 적힌 이름이라도 좋다고 하길래 제시했더니 체크인은 시켜주었다.
그렇게 보안검색까지 통과했지만 내 정신은 온통 잃어버린 여권에 쏠려 있었음.
사실 그런 것치곤 면세점에서 푸딩도 사고 그랬지만.... 뭐 아무튼.
출발하기 전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급한대로 영사콜센터 직원과 상담을 했음.
대화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그 문제는 대사관에 얘기해야 한다. 그런데 현지 휴일이라 대사관도 쉬니까 긴급 라인을 이용하라'라는 거였다.
크게 도움이 안 되었고 다음으로는 여권을 분실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유튜브나 나무위키를 통해 알아보았다.
하나같이 하는 말이 '일단 여권은 분실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였는데 시발 그걸 누가 모르냐고.
그리고 긴급 여권을 발급받는 과정이 매우 험난해서 일단 여권을 분실했다면 여행의 남은 일정은 생각하지 말고 무사히 귀국하는 것만 신경쓰라는 것이었다.
이건 말이 안 되지,
내가 얼마 만에 기어 나온 해외여행인데.
벌써 끝나야 한다고?
하지만 내 바램과는 별개로 당장 일이 그렇게 흘러가게 생겼다.
원래도 물건을 곧잘 잃어버리는 나였지만 하필, 그것도 여권을 잃어버리는 병sin짓을 저지른 스스로에게 꽤 화가 났다.
일단 일은 벌어졌고, 비행기는 떴다. 나는 당장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정리하려 애썼다.
일단 공항에 도착하면, 묵었던 호텔과 난바역에 전화를 해서 분실물 신고가 들어왔는지 연락해본다.
만약 없다고 하면 대사관에 방문해야 하니까 도쿄 대사관 위치와 가는 경로, 분실 신고를 위해 인근 경찰서의 위치와 경로를 체크한다.
그리고 혹시 당초 계획한 일정에 돌아가지 못했을 경우, 회사와 가족들에게 연락을 넣어야겠다는 것까지.
정리해봤지만 정말 최악이었다.
이쯤 되니 차라리 비행기를 또 타서 오사카 도쿄를 한 번 더 왕복한다 해도, 여권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멘탈이 반쯤 날아간 상태로 나는 핸드폰의 사진첩을 확인하기로 했다.
뭐 사진에 잃어버린 여권이 찍혀있을 리는 만무하지만, 혹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그 위치 정도는 유추해볼 수도 있으니까.
일단 확실한 건 관광지는 아니었거든.
당일 아침에 내가 여권을 크로스백에 넣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사진첩을 뒤져보는데...
혹시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을 수도 있다.
그 왜, 처음에 올라갔던 호텔 입구를 찍었던 사진에.
사진의 밑에 쪽, 카펫 부분.

여권이다.
2000% 확률로 내 것이 맞다. 호텔 입구에 여권을 흘리고 다니는 멍청한 인간이 나 말고 또 있을 리는 없다.
한참 도쿄로 날아가는 와중이었기에 혼자서 내적 스팀팩을 주사한 마린 마냥 주먹을 꽉 쥐고 풀고 난리가 났었다.
그렇게 나리타에 도착하여 호텔에 바로 연락을 걸었고, 호텔에서 내 여권을 보관하고 있다는 답을 받았다.
혹시 정말 죄송한데 도쿄로 택배를 보내줄 수 있겠느냐 물어봤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불가능하다더라.
뭐 연휴 기간이니까 택배가 안 된다는 건 이해했다. 솔직히 물어보면서도 기대는 안 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하며, 나리타 공항 국내선 라인에서 혹시 당일날 바로 오사카를 갔다가 올 수 있는 항공편이 있느냐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건 취소표가 나기 몇 시간 전에 알려주고 또 확답은 주지 못한대서 일단 도쿄에 잡아 놓은 숙소에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스카이라이너를 타기 전, 나는 그냥 다음날 왕복 항공편을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해버렸다.
어쩌면 다른 이동 수단이 있을 수도 있고, 뭐 그랬지만 더 이상 내 머리가 그 정도 계산까지 할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그냥 다음날 아침 일찍 고생하자, 내 실수에 대한 대가치곤 싸게 먹히는 거다 생각하며 다음날 7시 15분 오사카행 비행기를 확정지었다.

그렇게 도착한 신주쿠 역.
오랜만에 오니까 꽤 반가웠다. 사실 저번 여행에선 지금 향하는 방향의 반대쪽에서만 있었기에 이 거리의 모습 자체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 거리가 뭔가 국룰인 건가? 싶을 정도로 썩 길지 않은 거리에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 많더라. 5팀인가 있었다. 한 팀 빼고 다 개인이었지만.
호텔 체크인 자체도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신분을 증명할 가장 빠른 수단인 여권이 없으니까.
손님 응대하는 직원 중에 한국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가 한국 사람인 걸 알고도 끝까지 일본어로 응대하더라? 뭐 나랑 내 친구 둘 다 의사소통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으니 상관은 없었다만.
별개로 친구 놈이 내가 여권이 없다는 걸 설명할 때 나를 지칭하는 말로 카레가 아니라 카레시를 써버렸다.
졸지에 접수받는 여자 직원 두 명 앞에서 커밍아웃을 해버린 꼴.
시발 그 앞에서 정정해주는 것도 뭔가 이상해서 나중에 실수 지적해줬음.
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뭘 하기 전에 일단 배부터 채우자 생각하고 스시를 먹으러 가기로 함.
근데 지금 멘탈에 웨이팅이 긴 곳은 도저히 안 될 거 같아서 회전초밥집을 가기로 함.



(사진 진짜 드럽게 못 찍네. ㅎㅎ ㅈㅅ;)
일본 국민 회전초밥집이라지. 최근에 sns로 테러 비슷한 장난질이 올라온 체인점이고.
친구는 여기도 웨이팅이 장난 없다고 저번주에 1시간 기다려서 들어갔다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10분 만에 입장했다.
가본 소감은 꽤 만족스러웠다. 괜찮은 스시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었고, 주문 방식도 참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 먹기 힘든 전어나 고등어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음.
왜 국민 프랜차이즈인지 알겠는데?
솔직히 주말에 나가기 귀찮아서 배달로 초밥 시켜먹을 때가 많은데 주변에 이런 게 있으면 걍 가고 싶음.


(미호요 신작 붕괴 스타레일과 넥슨의 자랑 몰?루겜)
내일 계획했던 일정을 대폭 줄여야 하기에 목적이 있는 아키하바라를 먼저 가기로 했다.
워후 ㅋㅋ 골든위크의 아키바... 진짜 어딜가나 사람으로 꽉꽉 차 있더라. 여기는 국적 불문 사람이 다 모이는 곳이다.
아니메에 환장하는 양덕들이 그렇게 많더라. 본토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퀄리티 무엇?)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여기 정~말 홀로라이브 인기가 굉장하더라.
아니메도 아니멘데, 여기 미쳐있는 애들이 진짜 많던데?
나는 그렇게까지 잘 아는 건 아니었는데 당장 내 옆에 놈이 줄줄 외우고 다녔다.
일단 나는 피규어 구매를 목적으로 왔기에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라디오 회관에 들어갔다.
여기서 피규어를 구매했음. 사진을 찍으려니 진짜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쏟아져서 사진 찍는 건 포기했다.
대신 집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체.



체인소맨의 마키마 씨.
혹시 조금 더 좋은 퀄리티가 있을까 돌아다녔는데 그냥 종류 자체가 얼마 없더라. 그나마 맘에 드는 걸로 가지고 왔다.
그렇게 아키바에서 쇼핑을 대충 하고, 다음 행선지는 오다이바.
원래는 아사쿠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에 변동이 생겨서 안 되겠더라.
그냥 유리카모메를 타고 가기로 했다.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을 보기 위해 왔기에 그 전까지 기다려야 했다.
마침 저녁이나 먹자 해서 안에 있는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텐동을 시켜 먹었다. 이름이 에도마에 텐동이었나.
텐동 위의 저 아나고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맛은 괜찮았는데 궁금증이 들긴 했음. 전문점에 가면 더 맛있으려나?
그렇게 오다이바의 공원에 가서 불 켜진 건담도 보고 있는데, 이상하게 시끌벅적하더라.
뭔가 했더니 고기 축제를 하고 있단다.




노점이 깔려 있고, 옆에는 사온 고기를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플라스틱 탁자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10주년이어서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콘서트까지 하고 있더라.
궁금해서 가봤는데 그 정체를 알고 나니까 내 친구 놈은 난리가 났다. 뭔가 존나 감격스러워하더라. 일단 내가 아는 건 원피스 주제가 WE ARE을 부른 사람이었다는 것만 알았음.

아음, 이게 동영상을 찍어놨는데 비회원이라고 이 시간에는 못 올리는군. 인코딩까지 했는데.
아무튼, 옆에 놈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부르고 난리가 났었다. 축제 분위기가 겹치니 나도 덩달아 흥이 오르더라.
공연이 끝나고 오니까 DJ가 노래를 틀어주는 곳도 있었다.

ㅋㅋ 10분 정도 봤는데 디제이가 자기는 원래 락 위주로 트는 사람인데 7시간 동안 노래를 틀어주니까 곡이 더 없다고 애니송을 틀어준다 함.
그렇게 나온 게 귀여워서 미안해였는데 이때 반응이 제일 화끈했다.
중앙에 모여서 춤 추고 뭔가 간주 부분에서는 자기들끼리 따로 합창도 하던데 그건 뭔지 모르겠네.
이것도 영상 분위기가 참 좋은데 못 올린다. 내일 수정할 수 있으면 넣어봄.
아무튼 실컷 구경할만치 하고 나서 나의 본 목적,
도쿄에 다시 오고 싶었던 이유인 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을 보기 위해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마주한 이 곳.







햐.
나는 이렇게 도시적인 풍경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봤던 것보다 더한 감동이 밀려왔다.
성수대교의 한강 야경도 참 좋았는데 레인보우 브릿지도 정말 좋다.
친구는 자유의 여신상을 찍으러 가겠다고 했지만 나는 이 자리에서 꼼짝 않고 이 야경을 언제까지고 계속 바라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순간에 계속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아쉽지 않을 만큼 충분히 눈에 담기로 했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신주쿠 역으로 돌아왔다.
나는 또다시 내일 4시에 일어나야 했으므로 오늘 일정은 이것으로 종료.
비록 너무 큰 사고를 쳐버렸지만 적어도 오늘을 즐기겠다는 내 의도는 충분히 이루어진 듯했다.
내일은 다시 바쁘겠지만, 바쁘면 바쁜대로 뭐 그 와중에서 재미를 찾아봐야지.
이미 수차례 말했듯, 오랜만에 나온 해외여행이었으니까.
여행 초보의 일본 여행기 - (3) 끝』
* * *
으어. 3일 만인가.
다음 편이 언제 나올지 이젠 잘 모르겠다 흑.
이미 두 번이나 떡밥을 깔아두었던 대형사고는 바로 이것이었음.
멘탈이 깨졌지만 그래도 돈은 두 번째다, 남은 일정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
본문에선 미처 말을 못했지만, 일본은 정말 어딜가나 자판기와 편의점의 천국인 듯하다.
특히 콜라가 존나 맛있다. 한국이랑 확실히 차이가 났다.
술을 못 마시고 콜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돌아와서 제일 아쉬운 게 이 부분인 듯.
오늘의 팁은, 님들은 여권 잃어버리지 마세요.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셈.
바보들만 잃어버리는 거라고?
그래...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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