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그린란드에서 발견된 캄브리아기 전기의 초거대 모악동물. 종소명인 코프리(koprii)는 연구를 주도한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기관인 극지연구소(Korea Polar Research Institute, KOPRI)의 영문 이니셜에서 유래됨
이번 신종이 발견된 시리우스 파셋(Sirius Passet) 라거슈타테는 버제스 셰일 지층으로, 가장 가까운 거주지에서 390km나 떨어진 외딴 곳에 위치해 있어 경비행기로나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린란드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기에 접근하려면 많은 허가가 필요한 곳임
극지연구소(KOPRI)는 2016년부터 이 시리우스 파셋을 방문해 브리스톨과 코펜하겐대를 필두로 한 영국과 덴마크 과학자들과의 국제 협력으로 매년 화석과 지질, 생물을 조사하기 위한 원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러던 중 평균 길이 10~15cm, 최대 30cm에 이르는 티모레베스티아 화석 13개를 발굴, 연구하여 이틀 전 발표하게 되었음
(완모식표본 MGUH 34286)
모악동물 또는 화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유영성 포식자 중 하나로 강모를 의미하는 "카이타(chaeta)"와 턱을 의미하는 "그나토스(gnathos)"의 합성어에서 학명이 유래되었듯이 먹이를 움켜쥘 때 쓰는 주둥이의 가시가 특징적인 분류군임
그러나 티모레베스티아는 움켜쥐는 가시 대신에 악구동물(gnathosmulid)을 닮은 턱이 있으며 펄럭이는 측면 및 꼬리지느러미와 한 쌍의 긴 더듬이를 가지고 있는 특이한 외형을 지니고 있음
(복부 신경절 비교 및 계통발생수)
다행히도 주사전자현미경을 응용하여 조사 대상의 원소분포를 감지하고, 그 농도에 따라 대상의 원소지도를 그려낼 수 있는 전자탐침마이크로분석기(EPMA)를 통해서 티모레베스티아의 근육과 위장을 포함한 여러 구조가 발견됨. 이를 통해 티모레베스티아의 복부 신경절이 오늘날의 모악동물의 그것과 흡사함을 알아내 특이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모악동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함
게다가 티모레베스티아는 당시 캄브리아기에서 가장 거대한 포식자였는데, 더듬이를 포함해 30cm에 도달하던 엄청난 크기의 모악동물로 대부분의 모악동물이 3cm 이하에 가장 큰 현생 화살벌레가 10cm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놀라운 크기임
(캄브리아기 당시 풍부하게 서식했던 절지동물인 이속시스)
이런 큰 덩치와 함께 당시 생태계의 하위를 담당하던 이속시스 볼루크리스(Isoxys volucris) 여러 마리를 통째로 삼킨 채 화석이 된 표본을 발견하여 티모레베스티아가 당대의 상위 포식자였음을 알아낼 수 있었음
이번 발견은 아노말로카리스와 같은 원양 범절지동물이 번성하기 이전에, 모악동물 중 일부가 지배적인 원양 포식자로 기능했었을 가능성이 존재함을 시사함. 연초부터 뜻깊은 발견이 있어 기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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