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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가족앱에서 작성

혜태♡(58.232) 2018.07.09 01:35:31
조회 719 추천 17 댓글 8



혜란에겐 아무도 두렵지 않지만 그런 사람이 딱 한명 있다. 바로 강태욱의 엄마, 시어머니.

그런 시어머니와 함께 오늘은 사교계 모임에 나가는 날이다. 결혼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인정한적이 없으며 언제나 차가웠다. 그래서 인정받으려 더더욱 성공하고 싶었고 앵커가 되고 싶었다. 애초에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앵커가 되고, 남들은 혜란이 완벽하고 모든 걸 다 가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에는 찝찝하고 불안함이 공존했다. 하루빨리 인정받아서 떳떳해지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오기가 생겨서 더 악바리처럼 일에 몰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시어머니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같이 모임에 나가자고 했다. 권유가 아닌 거의 강제였다. 시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어서 혜란은 더욱 놀랐다. 모임이 있을때마다 저마다의 핑계를 대며 혼자 나가거나, 아예 나가지 않았지만 이번엔 빠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며느리를 데리고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혜란은 차분하고 단아한 치마에 코트를 입고, 1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모임장소까지 가는 데 시간이 1시간이면 충분했지만 꼭 10시간처럼 시간이 느리게 가는것처럼 느껴졌다. 곧 차는 장소에 다다랐다.


'사람들에게 씹을 거리를 주지말거라. 여지가 있어서도 안돼. 실수하지 말고.'


'네 어머니. 조심하겠습니다.'


태욱의 어머니와 혜란은 관계 유지와 인맥 관리 때문에 여러 정재계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고 짧은 얘기를 나누었다. 태욱의 집안이 재벌은 아니었지만 법조계에서 유명한 집안이어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끼쳤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태욱의 어머니에게 깍듯하게 대하고 굽신거렸다. 혜란은 사람들이 그럴때마다 자신이 어떤 집안과 결혼했는지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 웃고 얘기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언제나 웃어줄거라는 보장은 없다. 내일이라도, 아니면 2시간 후에라도, 앞에선 웃고 뒤에서는 까내릴 수 있다. 아니, 벌써 그러고 있을 수도 있다. 혜란은 그걸 모르지 않기에 더욱 조심하고 시어머니께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태욱의 어머니와 얘기를 나눌때면 혜란의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혜란이 너무 이쁘다는 둥, 능력이 좋다는 둥, 이런 며느리 없나라며 모두들 칭찬을 했다. 태욱의 엄마도 맞장구 치며, 웃었고 혜란은 갑자기 왜그러는지 몰라 당황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시어머니께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 하고, 머리가 조금 아파 바람을 쐬고 들어오는 순간, 아니다 다를까 자신을 험담하는 얘기가 들렸다.


'아니, 저런 근본도 없는애가 어떻게 저 집안과 결혼을..'

'참...사부인도 체면이 말이 아니겠어요. 더 좋은 집안과 결혼시키시지.'

'저 같았으면 그 결혼 안 시켰어요. 아 자식도 없다던데 쯧, 혹시 불임아닐까요?'

'어머, 설마요.'


사실도 아닌 소문은 부풀려지고 부풀려져서 그들에게 씹을거리가 되었다. 혜란은 어릴때 부터 가난이 싫어서 더욱 성공에 집착했고, 그래서 지금은 성공했지만 어릴때의 가난이 지금을 발목잡을 줄은 몰랐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뒤에서 듣던 혜란의 가슴에 하나 둘씩 비수가 꽂혔다.

그때, 그들의 얘기가 끝마치기를 기다리고 있던 시어머니가 혜란을 데리고 그들에게 갔다.


'우리 며느리도 우리 집안이고 가족입니다. 그리고 근본없는 애라뇨. 앵커인 며느리가 많은것도 아니고, 우리 집안에서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태욱이에 비해 우리 며느리가 아까운걸요. 그만큼 아끼고 사랑받는, 귀한 며느리이니, 그런 근거없는 말들과 함께 험한 말은 삼가해주셨으면 합니다.'


'아....결례가 됐다면 죄송합니다 사부인.'


'네, 그럼 이만.'


싱긋 웃으면서 그들이 했던 한마디 한마디를 반박하는 시어머니를 혜란은 당황하며 바라보았다. 험담을 하다가 오히려 한방 먹은 그들은 죄송하다며 쩔쩔맸다. 시어머니는 더이상 자리에 있는게 의미가 없다며 집으로 돌아가는게 좋겠다고 했고, 혜란도 동의하며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갔다.


차에는 차가운 적막만이 맴돌았고, 시어머니는 화가 난건지 안 난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창문만 바라보았다. 고심 끝에, 혜란이 먼저 말을 꺼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그리고 아까는 감사했습니다.


'죄송할필요없어. 널 욕먹이게 하는건 우리 강씨 집안을 욕먹이게 하는 것과 같아. 그래서 그런 것 뿐이지, 널 위해서가 아니야. 그러니, 쓸데없이 감사해 하지마.'


'아 그리고, 아까 그 사람들이 한 말은 잊어버려. 그저 배 아파서 한 말이니까.'


'네, 어머니.'


혜란은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일렁였다. 인정받으려 그렇게 아둥바둥 애썼는데.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만큼 날 무시하셨는데. 결혼식 하는 날, 신랑측 가족석이 비어있었을 때 아무렇지 않은척, 괜찮은척 했지만 난 결혼하는 순간에도 인정받지 못하는구나 라고 느껴져서 비어있는 공간을 바라보며 울컥했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인정해주시는구나. 우리가족이라고. 강씨 집안이라고. 영원히 인정해주시지 않을 거 같았던 분이 그렇게 말해주시니 그동안 마음고생했던게 조금은 풀리는것만 같았다. 나를 위한 말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그저 듣고 싶었다. 우리 라는 말을. 드디어 내가 진짜 가족이 된거라니. 정식으로는 이전부터 가족이었지만 지금에서야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았다. 남들은 당연 한거지만 혜란은 그 당연한 것도 겨우겨우 노력해서 얻은것이었다.

이 당연스러운 순간이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혜란은 참고 참다가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서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도 보지 못한 감격과 슬픔이 섞인 눈물이 툭, 한방울 흘러내렸다.












다들 혜태 잊지 않은거지..? 돌아와ㅠㅠㅠㅠㅠ탈갤하지마ㅠㅠㅠ
원래는 시어머니가 인정하지 않는데, 인정해주고 사람들 앞에서 감싸주는 것도 보고싶어서..ㅎ 읽어줘서 고마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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