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똥개

운영자 2017.06.22 11:22:55
조회 166 추천 0 댓글 0
똥개

  

  

오래전 인도의 바라나시를 걷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꿈을 꾸듯 전혀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사람이 다니는 길에 소도 원숭이도 돼지도 코끼리도 자기들끼리 유유히 걷고 있었다. 가족을 데리고 사람같이 길을 걷던 덩치 큰 원숭이와 마주쳤다. 나는 들고 있던 과자 봉지에서 과자 하나를 꺼내어 원숭이에게 건네주었다. 무심코 과자를 받던 원숭이가 다른 손에 들린 봉지를 보자 갑자기 흉폭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흰 이빨을 드러냈다. 겁이 난 나는 얼른 과자를 봉지 째 주고 자리를 피했다. 원숭이는 본능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뱀이나 파리 모기 상어같이 인간이 혐오하는 동물은 그렇게 태어났다. 유전인자대로 살 뿐인데 인간의 눈에 그들의 행동이 나빠 보인다. 하이에나는 떼 지어 다니면서 다른 동물이 사냥한 먹잇감을 빼앗아 먹는다. 제일 질 나쁜 짐승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변호사생활을 30여년 해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떻게 보면 사람도 비슷한 것 같다. 평생 감옥을 드나들던 상습절도범은 자기를 프로라고 하면서 프로의 세계에는 은퇴가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도둑본능이 생겼다는 얘기였다. 참회하는 인간보다는 유전자 법칙에 자신의 꼼수를 더해 온갖 더 나쁜 짓을 하는 게 인간인 것 같기도 하다. 아침마다 신문을 보면 오늘의 운세라고 해서 뱀띠는 어떻고 양띠는 어떻다는 식으로 띠마다 설명이 나온다. 변호사를 하면서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 사람에게서 양이 느껴지기도 하고 뱀 같은 서늘한 냉기가 나오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에게서 여러 동물의 모습을 언뜻언뜻 보는 것이다. 양이 느껴지는 사람들은 항상 피해자였다. 열심히 세상에 순종하면서 살아도 결국에는 사기를 당하거나 도둑질을 당하고 피와 살을 다 빼앗겼다. 그래도 소리 한번 못치고 죽어갔다. 그들은 법에 호소할 능력도 없었다. 그들의 특성은 떼를 지어 목자 같은 존재의 보호를 받고 싶어 했다. 종교단체에는 늑대본능의 가짜목자도 있다. 양 같은 신도의 살을 뜯고 피를 마신다. 양치기 개의 역할을 하는 일부 장로도 있다. 양떼를 감시하고 통제하면서 던져주는 뼈다귀를 얻어먹는 지도 모른다. 얼마 전 한 정의감 높은 목사가 거액의 헌금을 빼돌려 사채업까지 한 교직자들을 똥개라고 하는 글을 썼다가 형사법정에 섰다. 부정을 보면 참지 못하고 덤벼드는 것도 본능적인 기질인 것 같았다. 나는 그에 대한 무료변호를 자청하면서 법정에서 이렇게 변론했다. 

“똥개는 한 끼의 허기를 메꾸기 위해 똥을 먹습니다. 그러나 가짜 목자는 끝없는 탐욕으로 예수를 상품으로 만들어 팔면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존재입니다. 그들은 똥개만도 못합니다. 어쩌면 똥개협회에서 항의문이 전달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사건의 판결문에서 재판장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똥개라는 표현은 교회운영을 잘하라는 비유적 표현에 불과하다. 그들에 대해 그건 모욕이 아니므로 무죄를 선고한다.’

동물은 자연이 주어진 본능대로 살아간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위선과 거짓으로 포장까지 한다. 하나님은 택하지 않는 백성은 본능대로 살게 놔둔다고 했다. 성령이 들어와 본능을 바꾸어 주어야만 인간은 구원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3344 재판을 흥미성 보도자료로 만듭니다. 운영자 24.05.06 44 1
3343 부자들의 비밀금고 운영자 24.05.06 48 1
3342 죄 값 이상을 강요할 권리가 있나? 운영자 24.05.06 36 0
3341 입을 틀어막히는 분노 운영자 24.05.06 35 0
3340 변호사로 정상이라고 생각합니까 운영자 24.05.06 40 0
3339 도둑 일기 운영자 24.05.06 42 1
3338 숯불 나르는 청년의 외침 운영자 24.05.06 36 1
3337 당신은 꽂히면 바로 내 지르는 사람이야 운영자 24.04.29 70 1
3336 아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운영자 24.04.29 53 1
3335 도대체 저의가 뭡니까? 운영자 24.04.29 57 1
3334 기억 사진첩 속 어떤 재판광경 운영자 24.04.29 49 1
3333 내가 체험한 언론의 색깔 운영자 24.04.29 55 1
3332 변호사란 직업의 숨은 고뇌 운영자 24.04.29 58 1
3331 저세상으로 가는 법 운영자 24.04.29 62 1
3330 인권변호사의 첫걸음 운영자 24.04.22 82 1
3329 깨어있는 시민의 의무 운영자 24.04.22 74 1
3328 죄수가 전하는 사회정의 운영자 24.04.22 82 1
3327 이민자의 슬픔 운영자 24.04.22 86 1
3326 강도에게 성질을 냈었다. 운영자 24.04.22 75 1
3325 외국의 감옥 운영자 24.04.22 78 1
3324 벗꽃 잎 같이 진 친구 운영자 24.04.15 108 1
3323 조용한 기적 운영자 24.04.15 112 2
3322 감옥은 좋은 독서실 운영자 24.04.15 89 1
3321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 운영자 24.04.15 88 1
3320 미녀 탈랜트의 숨겨진 사랑 운영자 24.04.15 109 1
3319 두 건달의 독백 운영자 24.04.15 93 1
3318 명품이 갑옷인가 운영자 24.04.15 83 1
3317 나는 될 것이라는 믿음 운영자 24.04.15 88 1
3316 오랜 꿈 운영자 24.04.08 106 2
3315 그들은 각자 소설이 됐다. 운영자 24.04.08 117 1
3314 나이 값 [1] 운영자 24.04.08 169 1
3313 검은 은혜 [1] 운영자 24.04.08 160 3
3312 실버타운은 반은 천국 반은 지옥 [1] 운영자 24.04.08 170 2
3311 늙어서 만난 친구 운영자 24.04.08 99 1
3310 그들을 이어주는 끈 [1] 운영자 24.04.01 286 2
3309 그가 노숙자가 됐다 [1] 운영자 24.04.01 186 3
3308 밥벌이를 졸업하려고 한다 [1] 운영자 24.04.01 191 2
3307 허망한 부자 [1] 운영자 24.04.01 207 2
3306 죽은 소설가가 말을 걸었다. [1] 운영자 24.04.01 190 2
3305 개인의 신비체험 [2] 운영자 24.04.01 193 2
3304 나는 책장을 정리하고 있다. [1] 운영자 24.04.01 181 2
3303 노인의 집짓기 [1] 운영자 24.04.01 180 1
3302 똑똑한 노인 [1] 운영자 24.03.25 217 2
3301 곱게 늙어간다는 것 [1] 운영자 24.03.25 221 4
3300 두 명의 교주 [1] 운영자 24.03.25 217 1
3299 영혼이 살아있는 착한 노숙자 [1] 운영자 24.03.25 203 1
3298 팥 빵 [1] 운영자 24.03.25 199 0
3297 얼굴 [1] 운영자 24.03.19 223 1
3296 이별의 기술 운영자 24.03.19 158 1
3295 노년에 맞이하는 친구들 운영자 24.03.19 154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