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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한 기도문

운영자 2020.01.27 11:13:01
조회 3965 추천 1 댓글 0
원로 이어령 교수가 나라를 위해 쓴 기도문을 보았다. 그는 나라가 갈등으로 찢기고 증오로 정치의 기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붕에 구멍이 난 조국을 구해달라고 간절히 하나님께 빌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의 높은 단 위에서 한 목사가 이 나라가 주체사상파에 의해 장악되었다고 하면서 그들에게서 나라를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 정권을 악령으로 정죄하고 있었다. 그를 따르는 ‘순국결사대’들이 비장한 각오로 움직이고 있다. 우파라고 하는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군중들 앞에서 남북한 팔천만의 새로운 조국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조국에 가진 재산을 강제로 헌납당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하위 50%의 국민이 세금을 면제받고 천이백 만 명이 정부가 주는 공짜돈 맛에 기울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서초동 집회에는 그 반대편 군중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며 흥분해 있다. 광화문에서의 악령은 서초동에서 영웅이었다. 광화문에 모인 위대한 국민이 서초동에서는 수구반동이라고 불리고 있다. 외눈박이들이 마음이 강퍅해져 심리적 내전상태에 돌입해 있다. 서로 상대방을 깨어 부수고 자신들의 틀 안에 억지로 구겨 넣으려고 하고 있다. 이어령 교수의 기도문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는 못난 조선이 물려준 척박한 나라였다. 굶어 죽을까 두려워 하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다. 이념으로 갈리고 전쟁으로 가족이 죽고 남북으로 생이별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한 지도자 아래 ‘잘 살아 보자’는 시대의 이상이 생기고 그 깃발 아래 뭉쳤다. 광부로 해외에 나가 암흑 같은 막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했다. 간호사로 외국 정신병자들의 똥을 닦아 주면서 두들겨 맞기도 했다. 군인으로 월남에 가서 피 묻은 돈을 받았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걸을 때 뛰었다. 그렇게 해서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정신적 궁핍은 여전한 것 같다. 옆집이 조금 더 넓으면 좀 더 돈이 있으면 나의 마음속 가난은 여전하다. ‘잘살아 보세’라고 하던 구호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우연히 백 년 전 한 일본 노인이 나라를 위해 쓴 기도문을 발견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하고 있었다.

‘나는 압니다. 이 백성들이 허영을 즐기고 교만한 백성임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께 큰 죄를 범한 자들임을. 어리석은 그들은 거짓된 정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당신은 그들에게 형벌을 내리셨습니다. 경제의 침체, 증오와 도덕의 타락은 다 그들에 대한 당신의 거룩한 분노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제 와서 이 백성을 버리지는 말아 주십시오. 나는 당신이 이 백성에게 부귀를 내려주시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더 이상 그들에게 금은을 주시더라도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금전이 일하지 않는 그들을 더 타락시키기 때문입니다. 만일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 나라가 더욱 가난해 져도 좋습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화산이 터져서 잿가루가 이 나라를 덮어도 좋습니다. 다만, 이 백성의 영혼만은 정결케 만들어 주십시오. 이 나라에 정신적 대혁명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나님, 당신은 놀라운 섭리로 이 백성을 인도해 오셨습니다. 당신이 다른 나라에 주셨던 것처럼 오늘 이 나라에도 알맞은 위인을 보내 주십시오. 정치에서는 크롬웰이나 링컨 같은 사람을 갈망합니다. 종교에서는 루터같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렘브란트 같은 평민의 이상을 그리는 미술가가 필요하고 워즈워드 같은 가난한 이의 마음을 노래할 시인을 요구합니다. 국민 모두가 정치에 투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능력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보다 더 큰 애국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작으면서도 큰 애국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 저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제가 저주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이 나라가 구원받기를 원합니다.’ 

울림을 주는 살아있는 기도문이었다. 인간이 빵으로만 사는 게 아니듯이 국가도 경제가 다가 아니다. 시대정신과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불행한 시대가 된다. 정직하고 성실한 오천만 국민이 자기 자리에서 겸손하게 일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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